북한이 전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주의 수준 평가에서 세계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EIU’가 ‘2016 민주주의 지수’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전세계 167개 나라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가장 낮은 167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이후 9 차례 실시된 이 조사에서 계속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조사에서 10점 만점에 1.08점을 받았습니다. 이는 세계 평균 5.52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입니다.
각 나라는 점수에 따라 완전한 민주주의, 미흡한 민주주의, 혼합형 정권, 권위주의 정권으로 분류되는 데 북한은 권위주의 정권으로 평가됐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북한은 선거과정과 시민자유 부문에서 각각 0점을 받았습니다. 또 정치문화 1.25점, 정치참여 1.67점, 정부 기능 2.5점에 그쳐 세계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미국은 10점 만점에 7.98점을 받아 21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은 2015년도까지 ‘완전한 민주주의’로 평가됐지만, 2016년 평가에서 처음으로 ‘미흡한 민주주의’로 떨어졌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EIU는 이에 대해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가 수 년 간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 2008년과 2009년의 금융 위기, 거듭된 연방정부 폐쇄, 소득 불평등, 파당적 다툼 등이 그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EIU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현상을 일으킨 것이 아니며, 수혜자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민들이 정부와 공공기관을 신뢰하지 않는 점에 힘입어 당선됐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7.92점으로 전년도보다 두 계단 떨어진 24위를 기록했습니다. EIU는 2016년에 한국에서 박근혜 대통령 부패 사건이 불거지면서 정치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하지만 이에 앞서 4월 총선에서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상당히 높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EIU는 한국, 일본, 인도, 타이완 등이 몇 년 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세계적으로는 19개 나라가 완전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었습니다.
노르웨이가 9.93점으로 1위 였고 이어 아이슬란드 (9.5점), 스웨덴 (9.39점), 뉴질랜드 (9.26점), 덴마크 (9.2점), 캐나다 (9.15), 아일랜드 (9.15점), 스위스 (9.09점), 핀란드 (9.03점) 순이었습니다.
권위주의 국가들은 51개로 조사됐으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특히 점수가 낮았습니다.
북한은 1.08점으로 최하점을 받았고, 이어 시리아 (1.43점), 차드 (1.5점), 중앙아프리카공화국 (1.61점), 적도 기니 (1.7점), 투르크메니스탄 (1.83점), 타지키스탄 (1.89점) 등이 하위권을 형성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