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에 대한 보석 재심리가 다음 주 열립니다. 검찰과 안 씨의 변호인 측은 각각 법원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며 핵심 사안에 대해 공방을 벌였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 검찰은 크리스토퍼 안 씨의 보석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13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안 씨가 지난 6일 변호인 측을 통해 로스앤젤레스 연방 법원에 보석 재심을 신청한 데 대해 반박했습니다.
검찰은 안 씨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과 불법 구금, 폭력과 위협을 동원한 강도 등 무려 6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혐의로 스페인 정부가 안 씨의 송환을 요청한 만큼 미국은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안 씨의 보석을 허가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범죄인 인도 대기 중 풀어준 피고인이 도주할 경우, 후에 범죄인을 인도받아야 하는 미국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페인으로 송환될 경우 안 씨가 북한으로부터 보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검찰은 안 씨의 변호인 측이 주장한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앞서 안 씨는 변호인을 통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모친과 조모를 돌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안 씨의 다른 가족, 혹은 안 씨를 후원해 주는 단체들이 모친과 조모를 돌볼 수 있다며, 이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또 “북한의 살해 위협이 있을 것이라는 미 연방수사국 FBI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안 씨는 도주하지 않았다”며 “보석으로 풀려나도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안 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안 씨는 대사관 습격 후 즉시 도주했으며,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사관 차량을 훔쳐탔을 뿐 아니라 우버를 이용할 때도 허위계정을 이용했다”며, “충분히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페인으로 송환될 경우 6가지 혐의에 대해 재판을 받아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만큼, 도주할 강한 동기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또 안 씨가 지역사회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보석을 허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안 씨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때 공범들과 칼과 쇠몽둥이 등으로 피해자를 공격했고, 체포 당시에도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안 씨의 변호인과 검찰로부터 각각 자료를 전달 받은 LA 연방법원은 18일 안 씨에 대한 보석 재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