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움이 된다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공을 또다시 북한에 돌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원하는 제재 해제 등을 미국이 해결해주기 전에는 대선 상황을 지켜볼 뿐 호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미국 그레이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움이 된다면 미북 정상회담에 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아마도 그럴 것이라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분관계를 또다시 거론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북 외교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이전 수사법의 연장선이라며 큰 의미가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11월 대선 전까지 현재 상황을 유지하며, 어떤 정권과 협상을 해야 할지 지켜볼 것인 만큼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북한은 비핵화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나타냈습니다. 대선 전에는 북한이 외교 노력을 시작하지 않을 겁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대선 전까지 움직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셈법이 복잡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김정은은 만약 자신들의 ‘하노이 회담’ 제안을 미국이 수용할 것 같으면 정상회담을 열고 싶어할 겁니다. 하지만 미국이 그런 준비가 안 됐다면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겁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경제난을 겪는 북한에 구미를 당길 순 있겠지만,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셉 윤 /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북한의 상황은 급락한 북중 교역 등 신종 코로나 여파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으로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으로서는 트럼프와의 추가 정상회담을 통한 한국의 경제 지원 약속에 유혹될 수는 있지요.”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명예와 재선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이용할 겁니다. 때문에 열릴 수 있다는 거죠. 또 만약 김정은을 유인해야 한다면 밤 사이에 정책도 변경할 수 있을 겁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3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재선에 도움이 될 만한 정상회담이 되려면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이 논의된 뒤 회담이 열려야 한다면서, 앞으로 4개월 안에 북한의 영변 핵 시설 폐기도 어려울 만큼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