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지진의 충격으로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14일 오전 또 다시 원자로가 폭발했습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1시 1분께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폭발했지만 격납용기는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격납용기는 두꺼운 철판과 콘크리트로 이뤄져 있으며,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해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폭발 사고가 일어난 원자로 1호기와 3호기를 제외한 나머지 2호기에서도 14일 두 차례나 연료봉이 완전 노출되면서 방사능 유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자로 내 연료봉들의 노심 용해 즉, 원자로 중심부가 녹아 내리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3개 원자로 모두에서 연료봉이 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도쿄전력은 원전에서 검측된 방사선이 지금까지 검측된 최고치의 2배로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일본이 원전 위기 사태와 관련해 IAEA 전문가들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진과 지진해일 쓰나미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14일 현재 사망자와 실종자 수가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대지진의 직접 피해지역인 미야기현 해변 두 곳에서 시신 2천여 구가 새로 발견됐습니다. 미야기현의 해안마을에는 지진 발생 직후 10m가 넘는 거대한 쓰나미가 덮쳐 마을 전체가 거대한 수중도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야기현의 주민 1만 명을 포함해 지진 발생 이후 지금까지 연락이 닿지 않거나 행방불명인 사람은 총 3만7천여 명이어서 사망자 수가 수 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에 따르면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약 38만 명이 2천50개 대피소에 머물고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 주민 21만 명도 대피 중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 주민인 와타카베 라이코 씨는 “정부가 처음부터 멀리 대피하도록 말하지 않은 데 대해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후쿠시마현 코리야마 지역의 한 대피소에 친척들과 함께 머물고 있는 우하타 타카시 씨입니다.
우하타 씨는 정부가 안전한 식량과 식수를 이재민들에게 공급해야 하며, 최대한 빨리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구조 활동을 위해 자위대 병력 10만 명을 동원한 상태입니다. 또 피해 지역들에서 물과 식량, 연료 부족을 호소해 오고 있는데 따라 헬리콥터로 물품을 공수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일본을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에 구조팀을 파견한 나라와 국제 기구는 모두 88개에 달합니다. 미국은 최신예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 호를 일본 북동부 해안에 파견해 지원에 나섰습니다. 수색, 구조, 의료 전문가 144명과 12마리의 수색견으로 이뤄진 미국 구호팀도 도쿄 소방당국과 함께 구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일본의 참사에 가슴이 아프다며, 앞으로 일본 국민들이 힘든 나날을 헤쳐 나갈 때 미국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가 강타한 일본에서 사망자와 실종자가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현재 물에 잠겨 있는 마을들의 피해 상황이 파악되면 실제 사망자 수는 수 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진의 여파로 원자력 발전소에서 두 번째 폭발 사고가 일어나는 등 방사능 피해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