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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3개월 맞은 일본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1일로 3개월째를 맞아 일본 동북지역에서는 피해복구 작업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뒷수습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쿄 김창원 기자를 연결해 대지진 3개월을 맞은 일본의 모습을 들어보겠습니다.

문) 이번에 지진 3개월을 맞아 김창원기자가 직접 피해지역 현장을 다녀왔다고요?

답) 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60여킬로미터 떨어진 후쿠시마 시와 이번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인 미야기현 게센누마와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문) 피해지역에서는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면서요? 상황은 많이 좋아졌나요?

답) 네. 말씀하신대로 게센누마와 리쿠젠타카타 두 곳은 이번 지진 쓰나미로 도시 전체가 통째로 날아갔다고 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지역입니다. 복구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긴 하지만 워낙 피해가 커서 겉으로 보기엔 큰 진전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일본 동북지역에서 가장 큰 어시장이 있는 게센누마의 경우 지진 발생 1개월째인 지난 4월 초보다는 도시가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부둣가 곳곳에는 대형 어선이 육지로 올라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에 가서보니 부둣가의 건물 잔해물이라든가 어선은 모두 치워진 상태였습니다. 다만, 게센누마 어시장에서는 생선이 부패한 냄새가 진동하는데다 파리가 너무 많이 생겨서 위생문제가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문) 참 큰일이군요. 아직도 주민들은 피난 생활을 하고 있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두 도시 모두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주택이나 건물 피해가 컸습니다. 이 때문에 집을 잃은 현지 주민들은 피난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임시가설주택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어서 피난소 대피자들의 숫자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실제로 리쿠젠타카타에서 가장 큰 대피소인 다카타중학교의 경우 2개월 전까지만 해도 피난민들이 1200여명에 달했지만 이번에 갔을 때는 300여명 정도로 크게 줄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렇게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현지 주민들이 차분하고 꿋꿋하게 버텨내고 있다는 겁니다. 피난소 곳곳에는 ‘살아있음에 감사하자’라든가 ‘모두가 힘을 합쳐’와 같은 서로에게 힘이 될만한 문구를 적어 벽에 붙여 놓아 인상적이었습니다. 리쿠젠타카타 시에서는 이 지역의 한 젊은 디자이너가 제작한 ‘힘내자 리쿠젠타카타’라는 티셔츠와 배지 타월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문) 어려운 환경에 처한 현지 주민들에게 ‘용기를 내시라’고 전하고 싶군요. 하지만 원전 상황은 어떻습니까. 좀처럼 진척이 없다고 하던데요.

답) 네 사실 피해복구 작업 못지않게 심각한 게 후쿠시마 원전 문제지요. 후쿠시마 원전에서 60여킬로미터 떨어진 후쿠시마도 이번에 다녀왔는데요,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물질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주민들이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방사능오염 피해에 더 취약하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학교마다 방사성물질이 들어오지 않도록 교실 창문을 꼭 닫은 채 수업을 하고 있었고요, 모든 체육시간 등 야외수업은 실내 이론 수업으로 대체됐습니다. 또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인데도 학생들은 모두 겨울 체육복 차림에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받고 등하교를 하는 등 힘들어 보였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중학교 남학생 한 명은 “방사성물질은 하나도 무섭지 않은데 더위가 가장 겁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문) 후쿠시마 원전 안정화 작업은 어떻습니까?

답) 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현재 크게 두가지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원자로 안에 있는 연료봉이 핵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냉각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요, 다른 하나는 방사능 오염수 처리입니다.

일단 냉각유지 작업은 하루에 시간당 5톤 이상의 냉각수를 주입하고 있어 안정을 유지하고는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1, 2, 3호기의 압력용기와 격납용기에 구멍이 뚫려 방사능에 오염된 오염수가 계속 원자로 건물 밖으로 유출되고 있는 게 더 심각합니다. 오염수는 이미 저장용량의 한계까지 와 있는데요 이 오염수를 제때에 처리하지 못하면 바다로 유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냉각수로 투입된 물 가운데 하루 500t 정도가 그대로 새어나와 오염수로 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쿄전력은 고농도 오염수를 최대 1만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정화시설과 이렇게 농도가 낮아진 오염수를 다시 냉각수로 재활용하는 순환냉각시설을 설치해 일단 오염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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