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변호인단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 헌터 바이든 씨를 집중 공격했습니다. 공공지원 수혜자 이민 제한 정책을 시행해도 된다고, 대법원이 판결했습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네럴모터스(GM)가 전기차 공장에 거액을 투자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이 계속되고 있죠?
기자) 네, 27일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이 이틀째 반대 변론을 진행했습니다. 전날(26일) 뉴욕타임스가 트럼프 대통령 측에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을 보도한 직후라, 변호인단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특히 주목됐는데요. 변호인단은 대통령의 정당한 직무 수행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탄핵 소추는 민주당의 부당한 정치 공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을 다시 한번 펼쳤습니다.
진행자) 반대 변론 내용,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부패 조사를 요청한 것은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려던 게 아니고, 일상적인 직무 행위였다고 변호인단은 강조했습니다. 제이 세큘로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헌법에 따른 권한을 행사했고, 법적인 권한에 따라 일했으며, 국익을 추구하는 (대통령) 선서를 지켰다”라고 말했는데요. “외국 정상에게 부패 문제를 조사해달라고 하는 것은, 선서 위반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은 잘못한 게 없고, 탄핵 소추가 오히려 잘못된 거란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대통령은 탄핵ㆍ파면당할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첫날(25일) 변론 요지와 같은 주장인데요. 지난 1998년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대통령 탄핵 소추 직전 특별검사를 맡았던, 케네스 스타 변호사가 이날(27일) 변론에서, 민주당을 강하게 공격했습니다.
진행자) 스타 변호사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미국민들은 현재, 민주당의 정략에서 나온 ‘탄핵의 시대(age of impeachment)’에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탄핵의 시대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은 “제멋대로 통제가 안 되는 주장”으로 채워졌다고 말했는데요. “모호하고 충돌하는 증거를 가지고 현직 대통령을 소추하는 것은 미국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변호인단이 그 밖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 헌터 씨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 ‘부리스마’에 취업해 막대한 수입을 거둬들인 것 자체가, 비위에 해당한다고 변호인단은 강조했습니다. 팸 본디 변호사는 “헌터 바이든은 천연가스와 에너지 분야에 아무런 경험이 없었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규제 정책에도 문외한이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어도 전혀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말했는데요. 이런 사람이, 미 부통령이던 아버지의 배경에 힘입어, 미국민 연간 평균 수익보다 훨씬 많은 돈을 매달 부리스마에서 챙겨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날(26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에 대해서는 뭐라고 해명했습니까?
기자) 그 부분은 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변호인단은 밝혔습니다. 보도 내용이 “증거에 바탕을 두지 않은 추측과 주장”일 뿐이라고 세큘로 변호사가 말했는데요. 탄핵 심판에서는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만 다루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뉴욕타임스 보도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다시 짚어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원조와 조 바이든 일가 조사 문제를 분명히 연계시켰다는 내용입니다. 작년 8월, 존 볼튼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직접 언급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내용이, 볼튼 전 보좌관이 조만간 내놓을 저서에 들어있다고 보도됐습니다. 두 사안이 연결된 ‘대가성(quid pro quo)’을 부인하는, 그동안의 대통령측 설명과 배치되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탄핵 심판 과정에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을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탄핵 심판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사안으로 일부 언론은 평가하는데요. 중도 성향 공화당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통령 변호인단의 앨런 더쇼위츠 변호사는 “볼튼(전 보좌관)이 밝힌 것이 진실이라 할지라도, 탄핵 사유에 이르는 수준의 사건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탄핵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더쇼위츠 변호사의 변론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27일) 트위터에서 재전송했습니다. 자신의 입장과 같다는 뜻인데요. 탄핵 소추는 “커다란 농간(big hoax)”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탄핵 심판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대통령 변호인단이 28일, 사흘째 반대 변론을 진행합니다. 지난주 소추위원 측이 사흘 동안 유죄 주장을 펼친 데 이어, 초기 변론 일정이 이날(28일)로 모두 마무리되는 건데요. 앞으로 상원의원들이 양측에 질의하는 시간이 이어집니다. 그러고 나서, 추가 증인이나 자료를 소환할 필요가 있는지 상원 내부에서 논의하는데요. 증인 채택을 강하게 주장하는 민주당과 완강하게 반대하는 공화당 입장이 맞서, 갈등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대법원이 공공지원 수혜자 이민 제한을 허가했다고요?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이 27일, 공공지원 수혜자들의 이민을 제한하는 정책을 집행할 수 있도록 결정했습니다. 대법관 9명 가운데 5명이 찬성했는데요. 작년 10월 하급심 명령에 따라 잠정 중단됐던 관련 정책을 시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관련 정책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생활보호대상자(public charge)들의 영주권과 비자 발급을 대폭 제한하는 내용입니다. ‘푸드스탬프(식료품 교환권)’나 ‘메디케이드(의료보조금)’, ‘주택바우처(임대보조금)’ 등 공공 지원 프로그램 수혜자들이 대상이었는데요. 36개월 동안 이런 제도 혜택을 12개월 이상 받았을 경우 영주권·비자 발급을 불허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를 왜 법정에서 다루게 된 겁니까?
기자) 저소득층의 이민을 막는 제도라며, 반발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미 이민국(USCIS)이 지난해 8월, 관련 규정을 담은 새 지침을 공개하고, 10월 15일 자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었는데요. 그 직후 일부 주 정부와 이민 단체들이, 잇따라 상급 기관인 국토안보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 9명 중 5명이 찬성했으면, 나머지 4명은 반대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관들의 의견이 크게 갈린 건데요. 보수 성향 대법관 5명은 전원 찬성하고, 진보 성향 4명은 모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대법원 결정에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연방 당국은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토안보부 측은 “그동안 하급심 판사들이 자신의 정책적 선호에 따라, 정당한 법 집행에 제동을 걸어왔다”고 밝혔는데요. 대법원이 이같은 상황을 정리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 쪽도 있겠죠?
기자) 물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민주당 측이 대법원을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이번 판결로 시행하게 된 정책은 “합법적 이민을, 지원자의 재력에 따라 제한하는 것”이라고 딕 더빈 상원의원이 이날(27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부끄러운 일이고, 전혀 미국적이지 않다(entirely un-American)”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이 대법원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나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정책 자체의 정당성을 다룬 것은 아니고요. 하급심이 내린 시행 정지 명령만 풀도록 한 겁니다. 최종 판결 전이라도 일단 시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정부 측의 긴급 상고를 받아들인 건데요. 현재 법원은 소송 본안을 신속 심리하기로 입장을 정한 상태입니다. 한편, 일리노이주에서는 관련 소송이 하급심에서 진행중이라, 관련 정책을 당장 시행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그럼 관련 정책이 언제부터, 어떻게 시행됩니까?
기자) 구체적인 시행방침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관련 규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적용할 방안을 찾아 결정하겠다”고 이민국 대변인이 27일 밝혔는데요. 조만간 자세한 정보를 공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사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GM 측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생산에 22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27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투자금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됩니까?
기자) 네.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를 전용으로 만들 공장을 세우는데 들어갑니다. 새 공장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햄트로크에 걸쳐 위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로 들어설 공장은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는 GM에서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 지역에는 이미 GM 공장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GM이 투자할 돈이 사실 공장을 완전하게 새로 세우는 게 아니라 기존 공장을 개수하는데 들어갑니다. 개수할 디트로이트-햄트로크 공장은 일반 내연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인데, 오는 2월 말로 문을 닫는데요. 이후 GM이 22억 달러를 들여서 이 공장을 대대적으로 개수할 예정입니다. GM은 또 22억 달러 외에 별도로 8억 달러를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설비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새 공장에서 언제 새 차가 나오는 겁니까?
기자) 네. 오는 2021년 말부터 전기 트럭을 생산하고 이어 자율주행차도 만들 계획입니다.
진행자) GM이라면 미국 제조업을 상징하는 존재죠?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제조업체고요. 세계 수준에서도 최상위권 안에 듭니다. GM은 ‘제너럴일렉트릭(GE)’처럼 미국 제조업뿐만 아니라 미국을 상징하는 회사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기자) 그런데 그간 GM이 미국 안에서 공장 몇 군데를 폐쇄한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11월에 미국 내 공장 4곳을 폐쇄한다고 발표한 바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올해 2월에 문을 닫는 이 디트로이트-햄트로크 공장은 지난 1985년 이래 자동차 400만 대 이상을 생산했던 곳입니다.
진행자) GM이 몇몇 공장을 폐쇄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몸집을 줄이고요. 여기서 아끼는 돈으로 미래에 유망한 차종과 사업에 집중하려는 목적에서였습니다.
진행자) GM이 집중하려는 차종이라면 바로 전기차를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유망한 차종으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있고요. 사업으로는 차량공유 사업이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공장 문을 닫으니까 인력 감축도 있어서 노조와 지역 정부가 크게 반발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GM 측은 장차 전기차 공장을 지어서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노조와 지역 정부를 달랬습니다.
진행자) 그럼 27일에 나온 발표는 GM 측이 당시 약속을 이행하는 셈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새로 개수할 디트로이트-햄트로크 공장을 완전하게 가동하면 신규 인력 2천200명 이상을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이 공장에는 약 900명가량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많은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 개발과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데, GM도 본격적으로 이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GM은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돈으로 전기가 생산에 투자해 오는 2023년까지 전기차 20종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특히 GM은 최근 한국 LG화학과 합작으로 23억 달러를 들여 미국 오하이오주에 전기차 ‘배터리(충전지)’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공세적으로 투자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