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들, 북한 변화 가능성 주목

북한 '조선중앙TV' 방영한 지난 6일 모란봉 악단 공연. 미국 만화 주인공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세계 주요 언론들이 최근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이며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다른 통치 스타일을 보여주는가 하면, 미국문화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공연까지 관람했기 때문인데요, 관련 소식 전해드립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13일 “최근 북한이 변화하고 있으며, 그것이 변혁으로 갈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특집기사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이 최근 경제개혁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고, 북한 외교가 활발한 대외 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신문은 한국 정부 당국자가 최근 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북한에 새로운 경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환구시보는 또 북한이 국제 행사에서 가급적 접촉을 피하려 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이 지난 11일 하룻동안 버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캄보디아 등 9개국 대표들과 회담을 갖는 외교 강행군을 펼쳤다는 겁니다.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도 12일 ‘김정은이 신중한 개혁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과는 전혀 다른 통치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이 지난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를 인정했고, 20분에 걸친 텔레비전 공개연설을 하는가 하면, 서민친화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슈피겔’은 이어 김정은이 진정한 개혁가가 될 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평양 내 시장의 영업시간이 좀 더 유연하게 조정된 것과 놀이공원의 허술한 운영에 대한 공개적인 질타 등 변화의 작은 조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추측은 최근 김 제 1 위원장이 모란봉 악단의 파격적인 공연을 관람하면서 크게 증폭됐습니다.

지난 6일 평양만수대예술극장에서 펼쳐진 공연에는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인 '미키마우스' 등 디즈니 만화 주인공들이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공연에서는 또 몸매가 드러나는 화려한 서구풍의 옷을 입은 젊은 여성단원들이 미국의 영화 ‘록키’의 주제가와 프랭크 시내트라의 세계적인 히트곡 ‘마이웨이’ 등을 열정적으로 연주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은 이 같은 변화가 북한의 개혁개방 등 실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13일 ‘김정은 체제에서는 여전히 모든 것이 지도자 맘대로 (It’s still ‘My way’ or the highway under the North Korea’s Kim)’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권력 요직에 개발과 성장을 이끄는 데 필요한 전문성을 갖춘 경제학자와 기술관료가 아니라 군부 인사들을 중용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또 캘리포니아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스테판 해거드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번 모란봉 악단의 공연은 소비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원하는 평양의 경제, 정치 엘리트층의 욕구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양이 아닌 변방에는 굶주림과 빈곤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1일, 모란봉 악단의 공연은 김정일의 명제를 실천한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조선신보’는 김정은 제 1위원장이 최근 현지 지도에서 ‘세계적 추세를 강조하는 것을 개혁개방 가능성과 억지로 결부하는 논조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음악공연에 디즈니 주인공이 등장하고 경제 건설 현장에서 세계적 추세에 대한 언급이 되풀이 돼도 북한에는 적대국이 기대하고 바라는 변화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