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현영철 차수 진급 발표…"재입북 탈북자 북한 협박 받아"

문) 오늘은 어떤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답) 어제 북한 군부의 핵심 실세였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다는 소식에 이어, 오늘은 현영철 대장이 차수로 승진했다는 소식을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전하고 있습니다.

문) 그러면 현영철 차수가 리영호 총참모장의 후임이 되는 건가요?

답)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선 발표된 것이 없는데요. 하지만 현재 현직에서 활동 중인 차수가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이렇게 세 사람이란 점에서, 현 차수가 이미 총참모장에 올랐거나 그렇지 않았다면 곧 오를 거란 게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입니다.

문) 그 동안 북한이 고위 군 관계자나 당직자를 교체해도, 나중에 알려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상당히 이례적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욱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데요. 말씀하신대로 북한의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이번 리영호 총참모장의 전격적인 해임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리영호 총참모장이 신병 관계로 물러났다고 발표했지만, 뭔가 중대한 사유에 의한 정치적 숙청이 아니겠냐는 관측들이 있습니다.

문) 어떤 사유일까요?

답) 현재로선 알려진 것이 없는데요. 개인적인 사유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김정은 제1위원장 체제 강화를 위한 권력 개편 작업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많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측근을 전면에 내세워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건데요.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선군정치’가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군부에 더 무게가 쏠려있었다면, 김정은 체제에서는 군부에 대한 당의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이, ‘선군정치’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 당이 세력을 강화하는 데 대해, 군부의 불만은 없을까요?

답)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요. 우선 불만을 품은 군부가 정치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번 인사가 오히려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그래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번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과 해외 언론들의 관심도 높죠?

답) 그렇습니다. 북한의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과 이어진 현영철 차수 진급 조치를 중요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 이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의 입장이 나온 게 있나요?

답) 어제 미국 국무부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요.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원칙적인 입장만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정책 방향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북한 군부 내 인사 이동은 별 의미가 없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이 핵 개발과 도발을 중단하고, 국민을 먹여살리는 데 주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언론의 관심이 높다보니, 백악관 브리핑 시간에도 같은 질문이 나왔는데요. 제이 카니 대변인은 세계에서 가장 불투명한 정부와 사회에서 일어난 인사 조치의 배경을 파악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며, 특별히 논평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 계속해서 다음 소식 살펴보죠?

답) 북한을 탈출해서 한국에 살고 있던 탈북자가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서, 지난 달 말 기자회견까지 열고 한국을 비난한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함경북도 청진의 박인숙 씨인데요. 북한 기자회견에서는 박정숙 이라는 이름을 썼습니다. 그런데 박인숙 씨가 목숨을 걸고 탈출했던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 있었는데요. 박 씨가 재입북 과정에서 북한의 협박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국 통일부가 밝혔습니다.

문) 어떤 협박을 받았다는 건가요?

답) 박인숙 씨는 기자회견 당시 아들, 며느리와 함께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북한 측이 당초 이들 북한에 남아있던 가족을 이용해서 박 씨를 협박한 정황이 포착됐고, 박 씨가 가족들의 안전을 우려해 입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한국 통일부 관계자의 말입니다.

문) 결국 아들 때문에 북한으로 다시 돌아갔다는 거군요?

답) 앞서 한국에서 박인숙 씨와 알고 지내던 지인들도 비슷한 말을 했었는데요. 박 씨가 직업도 있었고,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겁니다. 다만 아들이 자신의 탈북 때문에 평양에서 청진으로 추방됐고, 건강도 나빠졌다며, 본인은 죽더라도 아들을 살리러 가야겠다는 말을 했다는 겁니다.

문) 북한은 한국이 애초에 박 씨를 유인해서 납치했다고 주장했었는데요?

답) 한국 통일부는 그 점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북한이 탈북자를 협박하는 비인도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볼까요?

답) 일본이 최근에도 북한에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촉구해왔지만,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었는데요. 일본의 마쓰바라 진 납치문제 담당상이 어제, 북-일 정상회담 10주년이 되는 오는 9월까지 북한의 변화가 없으면, 일본도 강경한 자세를 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문) 어떤 조치를 취한다는 건가요?

답)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요, 대북 제재 강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일본 언론의 보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