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두 차례 대지진으로 260여명 사망

이란 북서부 타브리즈시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붕괴된 가옥

이란에서 규모 6.4 수준의 대규모 지진이 차례 발생해 260명이 숨지고 2,600명이 다쳤습니다. 이번 지진은 1990년과 2003년에 이어 10 만의 대규모 지진입니다. 좀더 자세히 알아 봅니다.

이번 지진은 이란 서북부 타브리즈 시에서 현지시간 11일 오후에 발생해 여러 마을들을 강타했습니다.

첫 번째 지진은 타브리즈 시 동북쪽 60 킬로미터 지점의 지하 9.9 킬로미터에서 발생한 뒤 11분만에 역시 타브리즈 시 동북쪽 48 킬로미터, 지하 9.8 킬로미터에서 두 번째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란 텔레비전 방송은 동아제르바이잔주 하리스와 아하르 시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적어도 여섯 개 마을들이 완전히 파괴됐으며 130여개 마을들이 50% 내지 80%가 파괴됐다고 전했습니다.

지진의 충격은 카스피해 인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미쳤고 여진도 서른 여섯 차례나 뒤따랐습니다. 주민들은 집과 건물 밖으로 뛰쳐 나와 여진이 있을때마다 불안에 떨며 밖에서 노숙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밝혔습니다.

지진이 강타한 아하르에선 병상 120개인 병원이 부상자들로 넘쳐나고 병원으로 향하는 부상자들을 태운 자동차 행렬이 좁을 길을 메우고 있다고 현지 주민이 전했습니다. 지진이 강타한 바르자간 에서는 전기, 수도, 전화가 모두 두절돼 구조활동이 큰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피해 지역에 60여개 구조팀이 파견됐지만 통신이 두절돼 무전기와 구조견을 동원해 직접 수색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피해 현장에는 구급차 180여대가 파견되고 적십자사는 천막 3,000 여개, 담요, 식품 등 구호품을 긴급 수송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210명의 생존자들이 구조돼 타브리즈 등 피해가 없는 인근 도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란 내무부의 모스타파 모하마드 나자르 장관이 관리들과 함께 피해 현장에 도착해 구조와 구호 활동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지진피해가 큰 외딴 여러 마을들에 구조대가 아직 도착하지 못해 무너진 건물 잔해 더미 속에 갇혀있는 생존자들이 시각을 다투는 위험한 상황에 있다고 피해 지역 출신 국회의원은 우려합니다.

외딴 마을들에 도달하려면 평상시 정상적인 여건에서도 몇 시간씩 걸리는데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된 상황에선 구조대가 도착하는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란은 인도 아대륙판과 유라시아 대륙판이 맞물리는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매일 적어도 평균 한 차례의 지진이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지진은 아무런 느낌이 없을 정도로 미약하지만 대규모 지진은 엄청난 피해를 일으킵니다.

지난 2003년 이란 남동부 지역의 밤 시를 강타한 규모 6.6의 강진으로 3만 여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1990년의 규모 7.3의 강진때는 4만여명이 숨졌고 1978년 규모 7.7의 지진으로 15,000명, 1997년 2월, 5월에 잇달아 일어난 지진으로 1,000여명과 2,400여명이 희생됐습니다.

이란의 지진 규모가 크기도 하지만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이란의 마을과 도시들에서 주택과 건물들이 내진설계 없이 지어지는게 문제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철근 구조물 등 지진에 견딜 수 있는 방식이 아닌 흙벽돌과 시멘트 벽돌로만 건축되기 때문에 대형 지진이 일어나면 건축물들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 인명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심지어 수도, 테헤란에서 조차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설계 기준에 미달하는 건물들이 적지 않아 지진이 발생하면 대형 인명 피해가 생길 위험아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