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언론들 ‘남침 땅굴 찾는 사람들’ 조명

2002년 경기도 화성에서 남침 땅굴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남침땅굴을 찾는 사람들'의 현장 설명회.

서방 언론들이 한국에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을 찾는 민간인들의 활동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사회에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도 땅굴을 찾아 북한의 위협을 증명하겠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BBC 방송’은 22일 북한의 남침용 땅굴을 찾는 한국의 민간인 이창근 씨와 김진철 목사의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이창근 씨와 김진철 목사는 민간단체인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의 회원들로, 자비를 들여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BBC 방송’은 이들이 남침용 땅굴이라고 주장하는 현장을 동행 취재하면서, 땅굴에 대한 민간인들과 군 당국 간 입장 차이에 대해 자세히 전했습니다.

이창근 씨와 김 목사는 땅굴 속 폭발 흔적과 벽에 난 구멍 자국들을 지적하며, 자신들이 발견한 땅굴이 탄광이나 채광용이 아닌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Korea/Hidden Tunnels Act 2 YKK 8/24> [녹취: BBC 방송]
땅굴 끝에 고인 물을 모두 펌프로 빼 내면 진상이 드러날 것이란 겁니다.

이들은 북한이 한국의 주요 시설을 단 시간에 폭파, 점거하기 위해 땅굴 기습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군 당국이 자신들이 발견한 땅굴의 위협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군 당국은 ‘BBC 방송’에 전문 인력과 자원을 동원해 북한의 침투 땅굴을 찾고 있다며 민간인들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한국은 6.25전쟁 휴전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남침용 땅굴 4 곳을 발견했습니다. 연천과 철원, 파주에 있는 1, 2, 3 땅굴은 모두 1970년대에 발견됐고, 강원도 양구에 있는 제4 땅굴은 20년 전인 1990년에 발견됐습니다.

‘BBC 방송’은 그러나 요즘 한국에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 제기하는 군사적 위협은 거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연세대학교의 이정민 교수는 이 방송에, 북한은 한국 내 어느 곳이든 가격할 수 있는 900기 이상의 미사일과, 몇 분만에 서울을 타격할 수 있는 장사정포가 있다며, 땅굴 위협은 전략적으로 과거보다 적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직 군인과 목사, 신부 등이 포함된 이 단체 회원들은 재산과 교회 신도, 가족을 잃으면서도 땅굴을 발견해 북한의 위협을 증명하겠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BBC 방송’은 전했습니다.

`BBC 방송’에 앞서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도 지난 달 한국 내 땅굴을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남침용 땅굴 위협을 인식하고 첨단기술을 동원해 땅굴을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부 민간인들은 이런 군 당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 신문에 땅굴을 찾는 민간인들의 방법은 비과학적이며, 그들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1970년대 제2 땅굴을 찾는 데 기여해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는 이종창 가톨릭 신부 등 민간단체 회원들은 땅굴의 위협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특히 한국 내 일부 탈북자들도 북한의 땅굴 위협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특수부대 출신인 탈북자 임천용 씨는 이 신문에 “북한에서 땅굴은 항상 주요 대남 침투 루트란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네일 톨리 주한미군 특전사령관이 지난 5월 미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회의에서 북한이 수 천 개의 지하터널과 지하 군 시설을 건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이후 땅굴 등에 대한 위협론이 불거졌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군 관계자들은 관련 시설들이 모두 북한 내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