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대계 단체들, 북한 인권 관심

지난 30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미국 내 유대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단체들도 미국에서 영향력이 큰 유대인들의 이런 움직임을 크게 반기고 있는데요.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3월 워싱턴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시위.

이 시위에는 한인들 뿐아니라 다양한 배경의 미국인들, 특히 키파라 불리는 검은 모자를 쓴 유대계 국제인권단체 사이먼 위젠탈 센터의 아브라함 쿠퍼 부소장도 참석했습니다.

유대교 랍비이기도 한 쿠퍼 부소장은 과거 국제적십자사 본부를 방문해 북한의 정치범관리소 방문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는 등 미국 내 유대인 사회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있습니다.

쿠퍼 부소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옛 나치정권이 자행한 홀로코스트, 즉 유대인 대학살의 교훈은 단지 유대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쿠퍼 부소장] “There cannot just be never again for my family..."

인권은 인류 보편적인 것이기때문에 결코 과거의 참상이 되풀이 되지 말하야 하는 것은 물론 전 인류에 공통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쿠퍼 부소장처럼 최근 미국에서 북한의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높이는 유대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유대인협회(AJC) 산하 민간단체인 제이콥 블라우스타인 인권증진재단은 지난 4월 워싱턴에서 발표된 북한 정치범관리소 관련 보고서 작성과 국제회의 개최를 재정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이 단체의 펠리스 게르 국장은 행사에서 북한 정치범관리소의 잔인한 인권 유린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미국이 대북관계에서 이 문제를 핵심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유대인협회의 로버트 구드킨드 이사장은 앞서 지난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김정은 새 정권에 인권개선을 촉구하고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유대인들이 북한의 인권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we can benefit …"

미국의 각 분야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유대인들이 나설 경우 여론을 움직여 미 정부의 대북 인권정책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달 30일에는 미 서부 로스엔젤레스에서 지역 미국유대인협회(AJC) 회원들과 한인 2세 단체(NETKAL)가 ‘이란과 북한의 인권 상황’ 이란 주제로 모임을 가졌습니다.

참석자들은 유대인들이 대북인권단체 LINK의 설립자인 애드리안 홍 페가수스 프로젝트 국장의 설명을 들으며 북한의 인권 상황에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이와관련 한국의 ‘연합뉴스’는 이 단체의 클리포드 골드스테인 로스엔젤레스 지회장이 유대인들의 연결망과 영향력을 동원해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이먼 위젠탈 센터의 쿠퍼 부소장은 이런 유대계와 한인 2세들의 모임은 역사적으로 볼 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쿠퍼 부소장] “I’m a product of Russian Jews campaign..demonstration..."

자신 등 유대인 2세들이 지난 1970-80년대 러시아 내 유대인들의 인권 문제 개선을 촉구하며 미 정부를 압박하는 운동을 펼쳐 러시아 내 유대인들의 인권개선과 이민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겁니다.

쿠퍼 부소장은 당시 유대인 1세들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2세들에게 자제를 요청했지만 결국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며, 한인 2세들도 민족의 아픔을 해결하는 데 적극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News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