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북한으로 희망의 풍선 날리는 미 여고생

지난 2년 간 북한으로 희망의 풍선을 날려보낸 미국 버지니아주의 샬롯 헤펠마이어 양.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2년 전부터 남모르게 북한으로 자신의 희망을 담은 풍선을 날려보낸 미국인 여고생이 있습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샬롯 헤펠마이어 양인데요. 한국 이름은 ‘다영’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다영 양을 만났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 맥클린 고등학교 2학년생 샬롯 헤펠마이어가 북한에 풍선을 날려 보내게 된 건 다큐멘터리 전문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기록영상물 ‘인사이드 노스 코리아’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접한 이후입니다.

[녹취:National Geographic-Inside North Korea]

한국계인 어머니로부터 평소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삶에 대해 들었던 샬롯 양은 TV를 통해 영양실조에 걸린 같은 또래 북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녹취 :샬롯 헤펠마이어] “내가 16살 되는데.. 내가 벌써 이렇게 큰데 애들이 너무 말라서 참 슬퍼요. 한 다섯살 여섯살 같이 생기니까 너무 슬퍼요. 사람들이 먹을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애들이 말랐다고. .”

1985년 이민해 미국인 헤펠마이어 씨와 결혼한 어머니 임다미 씨는 태권도와 전통 사물놀이에 능할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은 딸에게 어릴 때부터 자주 북한에 대해 얘기해줬습니다. 임다미 씨입니다.

[녹취 : 임다미] “우리 역사를 가르치면서 (샬롯이) 서서히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어요. 본인 스스로 북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북한을 도울 방법을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딸에게 임다미 씨는 풍선을 제안했습니다.

[녹취 : 임다미] “바람까지도 북한에서 막진 않을 것이다. 풍선이 가장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해줬어요. 사실 그게 거기(북한)까지 갈진 모르죠. 하지만 아이도 갈 것이라고 희망을 가졌고. 그쪽 사람들도 희망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된 거죠.”

샬롯 양은 풍선에 돈을 넣어 보내기 위해 이웃을 돌며 모금을 하고, 아기 돌보기 등 과외활동에도 나섰는데요, 이렇게 마련한 돈과 부모로부터 지원 받은 돈으로 2010년 4월, 한국 임진각 근처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처음으로 풍선을 날려 보냈습니다.

이후 샬롯 양은 방학 때가 되면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지금까지 1천 개가 넘는 풍선을 날려보냈고, 풍선 속에 넣어 보낸 돈은 2천 5백 달러가 넘습니다.

[녹취 : 샬롯] “돈하고 화이팅 써서 같이 넣어서 풍선을 날려보내요. 풍선이 날아가는게 보여서 ‘그 풍선은 누구를 도와줄 거니까’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벌써 많이 있는데. 내가 왜 못 주냐.. 내가 이런걸 해서 행복하다.”

자신은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는 샬롯 양은 풍선들이 비무장지대를 지나 북한 주민들의 손에 닿길 희망하고 있는데요. 올 겨울에도 한국을 찾을 계획입니다.

[녹취 : 샬롯] “앞으로도 계속 할 거예요. 인제는 미국 돈 하고 중국 돈 하고 보낼 계획이예요. 조금 있으면 안경도 돈과 함께 보낼 거예요. 음식으로 바꿀 수 있을 거 같고.”

북한에서 한국 돈을 쓸 거라고 생각해 일부러 달러를 한화로 바꿔보냈던 샬롯 양.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오히려 북한에 대한 관심은 깊어지고 있는데요. 샬롯 양의 서툰 한국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녹취 : 샬롯] “슬퍼도 돈도없고 음식도 없지만 가족있으면 행복하게 마음이 기쁘면 어떨때는 그게 파워풀해요.. Stay strong, even if you are not leaving in perfect situations...”

[녹취 : 임다미] “사실 큰 일을 이루기 위해선 작은 일부터 시작되는 거잖아요. 통일로 가는 길에 조금이라도 시작에 불과하지만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거 같아요.”

샬롯 양의 북한에 대한 관심은 최근 미국 언론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는데요, 소식을 접한 지인들과 6.25 전쟁 한국전 참전용사도 후원금을 보내 샬롯 양의 활동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