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 유엔 연설 ‘한반도 핵전쟁’ 언급…'북한 미국 침공' 다룬 영화 미국 개봉

오늘의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입니다. 오늘도 김근삼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최근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는 제67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지난주부터 각 국 대표들의 기조연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제(1일)는 북한을 대표해서 박길연 외무성 부상이 연설했는데, 이 내용을 먼저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발언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기자) 우선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새 북한 체제를 미화하고 과시하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고요. 또 매년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유엔이 일부 강대국들의 이익만을 대변해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특히 어제는 북한이 주장하는 이른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들어,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북한에 대해 어떠한 적대시 정책도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는데요. 북한은 계속 적대시 정책을 중단하라는 주장이군요.

기자) 네. 북한의 반복되는 주장입니다만, 박길연 부상은 어제도 미국과 한국이 방어 목적으로 실시하는 정례 군사훈련을 들어 대북 적대시 정책의 한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박 부상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으로 인해 한반도는 대결과 긴장 고조가 반복되는 가장 위험한 지역이 됐다며, 전쟁의 불꽃은 ‘열핵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며 한반도 핵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핵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나요?

기자) 네. 핵무기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려는 기존의 주장도 반복했는데요. 박길연 부상은 북한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위적인 전쟁 억지력을 건설한 선택은 옳았다며, 이는 북한의 주권을 보호하는 무기이자 한반도 전쟁을 막는 방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는 유일한 길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끝내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핵을 포함한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과 국제사회의 입장은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데로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고 있다는 거고요. 또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함한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경우, 관계 개선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국제사회의 시각도 북한의 주장과는 다른데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한반도는 물론이고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있고요, 북한이 하루빨리 핵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의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박길연 부상이 어제 유엔 연설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한국을 맹렬히 비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한국, 특히 이명박 정부에 돌렸는데요. 한국 정부는 이를 즉각 반박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의 오늘(2일) 발언을 들어보시죠.

[녹취: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 “북한 측의 금번 발언은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내용임을 잘 아실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주민생활 개선을 위한 그러한 정책들을 실시하고 핵개발 계획을 중단할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조 대변인은 또 북한이 지금이라도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남북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다음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북한이 한국 군과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을 한국으로 날려보내고 있다고, 한국 국 당국이 밝혔습니다. 지난달 29일 풍선을 이용해서 전단을 날려보내는 게 관측됐고요. 한국 군은 현재까지 전단 1만7천여 장을 수거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이라고요?

기자) 몇 가지 종류의 전단이 있는데요. 한국 군을 겨냥한 듯한 내용으로 ‘국방부의 종북 교육이 한국의 독재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문구를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최근에도 대남 전단을 살포했었죠?

기자) 네. 지난 7월에도 한국 군이 북한의 대남 전단을 대량 수거했었는데요. 북한은 지난 2000년 4월 남북한이 상호비방을 하지 않기로 한 이후 전단을 보내지 않다가, 올해들어 12년 만에 전단 살포를 재개한 겁니다.

진행자) 북한의 의도가 뭘까요?

기자)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남남 갈등을 부추겨서 대선 정국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대선을 겨냥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북측에 우호적인 정권이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라는 겁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죠?

기자) 다음 달 미국에서 이색적인 소재의 전쟁 영화가 개봉하는데요. 바로 북한의 특수부대가 미국의 한 평화로운 마을에 침투한다는 내용입니다. 제목은 ‘레드 던’, 한국어로 하면 ‘붉은 여명’이라는 뜻입니다.

진행자) 과거 소련 등의 미국 침공을 가정한 영화들은 있었는데, 북한의 미국 침공을 가정한 영화는 처음인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지난 1984년 개봉했던 동명 영화를 현대적으로 다시 만든 건데요. 당시에는 침공 주체가 소련이었지만, 이제 북한으로 바뀐 겁니다. 게다가 새 영화도 당초에는 중국이 미국을 침공하는 걸로 설정했었지만, 중국 시장을 의식해서 북한으로 변경했다는 후문입니다.

진행자) 아직 개봉하지는 않았지만, 평론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의 미국 침공이라는 줄거리 설정에 현실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영화의 흥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