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시리아 분쟁 고조…국제사회 우려

시리아군의 포격을 받은 터키 국경 마을 악차칼레 근처의 터키군들

시리아 내전의 여파가 주변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터키와의 국경 지대에서 양측의 군사 공격이 계속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터키와 시리아의 국경 분쟁이 심상치 않습니다.

시리아 군은 지난 3일에 이어 주말인 6일에도 국경을 넘어 터키 영토에 포탄을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터키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터키 남부 구베치 마을 인근에 시리아 박격포 한 발이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터키군이 즉각 시리아를 향해 4발의 박격포를 발사했으나 사상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날 포격전은 지난 3일 시리아에서 날아온 박격포에 터키 민간인 5명이 사망하고 난 뒤 그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발생한 겁니다.

시리아 정부는 처음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만 해도 의도된 공격이 아니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한 뒤 희생자들을 애도했습니다.

하지만 사태는 이미 사과의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터키군은 지난 사흘동안 연속 보복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터키군의 이같은 보복 공격으로 시리아 군인 약 스무 명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앞서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5일 시리아가 추가 도발을 하게 되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레셉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

더 이상 터키의 군사 능력을 시험하지 말라는 얘깁니다.

터키 의회도 이미 지난 4일 시리아에 대한 터키 정부의 군사 작전권을 승인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그러나 이번 보복 공격이 전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애써 침착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자칫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터키 내부에서는 전쟁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5일 터키 시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천명의 시민들은 정부가 시리아에 군사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과거 가까운 이웃 국가였던 두 나라는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시리아 정부의 거듭되는 자국민 학살극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터키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비난하고 유엔 결의안에 찬성했기 때문입니다.

그 뒤 터키 국경 지역에 내전을 피해 몰려든 시리아 난민들의 집단 수용소가 만들어지고 시리아 반군 사령부까지 들어섰습니다.

이로 인해 터키가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터키 군은 현재 시리아와의 국경 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지중해 배치된 해군 등 병력 증강에도 나섰습니다.

국제 사회는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 내 분쟁이 주변국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터키가 회원국으로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시리아의 공격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시리아의 절대 우방국임을 자처해 온 러시아도 전쟁만은 안된다며 양국의 자체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 사태는 이 같은 국제 사회의 우려와는 아랑곳 없이 연일 사상자 신기록을 세우며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분이 국경을 넘어 세계 평화 질서를 어지럽히는 화약고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전 세계인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천일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