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롬니 오하이오 집중 공략...미 의원들 벵가지 현장 조사 착수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대권 후보가 오하이오 주를 비롯한 경합지역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의회가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 습격 사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미국에서 곰팡이 오염주사로 인한 뇌수막염 사망자가 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이용되는 에어백이 가짜이거나 불량품이 많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가 9일 오하이오주를 동시에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 두 후보가 같은 지역을 동시에 방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9일에는 대표적인 경합지 오하이오주에서 열띤 유세전을 벌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콜럼버스 시에 위치한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학생과 지지자들을 모아 놓고 연설했고요. 롬니 후보는 쿠야호가 폴스라는 마을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롬니 후보는 10일에도 오하이오에서 유세를 계속했고요, 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백악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전날 버지니아주에서 롬니 후보가 밝힌 외교 정책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견해를 밝혔다고요?

기자) 네. 두 후보가 최근에는 외교 정책에 관해 설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지난 8일에는 롬니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 철군 등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가 이라크 전쟁을 끝내는데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지만 미군들을 가족의 품으로 되돌아오게 한 것은 올바른 일이라며 이라크 주둔 미군 철군의 정당성을 피력했습니다.

진행자) 롬니 후보는 9일 유세에서도 외교 문제에 관한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9일 오하이오 유세에서는 지난달 리비아 벵가지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때 숨진 미 해군 특수요원과의 인연을 언급했는데요. 오바마 행정부가 위급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강력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롬니 후보는 또 오하이오주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낙태 문제에 관해 언급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보수성향의 공화당이나 롬니 후보 모두 그동안 여성의 낙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왔습니다. 낙태 문제는 인간 생명의 존엄 문제와 여성의 권리 문제가 서로 상충되면서 미국사회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는데요. 하지만 롬니 후보가 9일 오하이오주 한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낙태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롬니 후보가 여성들의 표를 의식해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미국 대통령 선거가 불과 4주 가량 밖에 남지 않았는데, 롬니 후보의 지지도가 점차 오르는 분위기죠?

기자) 네. 마침내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롬니 후보의 지지율이 오바마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롬니의 지지도가 49%로 올랐습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47%보다 2% 포인트 앞선 것입니다. 물론 전체 등록 유권자들의 지지율에서는 49%대 46%로 오바마 대통령이 여전히 앞섰습니다.

진행자) 롬니 후보의 지지율이 앞선 것으로 발표된 조사,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전 시간에 소개해 드린 것처럼 퓨리서치 센터 결과가 그랬고요. 또 각종 여론조사 자료를 토대로 후보지지율을 추정하는 정치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도 롬니의 지지율을 48.0%, 오바마는 47.3%로 역시 롬니가 앞섰습니다. 또 진보 성향의 여론조사기관 퍼블릭폴리시폴링(PPP)도 롬니가 49%, 오바마가 47%로 처음으로 롬니 후보가 앞섰습니다.

진행자) 11일 밤에는 미국 부통령 후보들끼리의 텔레비전 토론회가 예정돼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부통령과 공화당의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의 대결이 11일 밤 켄터키주 댄빌에서 열리게 되는데요. 두 사람은 서른 살 이상의 연령 차이가 납니다. 그 만큼 바이든 부통령은 관록과 풍부한 정치 행정 경험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고요. 라이언 후보는 젊음과 패기, 또 현 정권의 무능함 등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토론회에서는 어떤 쟁점들이 예상됩니까?

기자) 아무래도 경제, 특히 예산 문제가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폴 라이언 후보는 공화당 내에서도 대표적인 정부 재정 축소론자입니다. 따라서 민주당과 오바마 행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각종 사회보장예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과감한 재정 적자 해소의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바이든 부통령은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고 공화당 재정 정책의 맹점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 습격 사건을 놓고 미국 연방 의회가 조사에 착수했다고요?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 조사팀의 현장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의회도 이번 사건의 진상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를 위해 미 하원이 10일 관련 청문회를 시작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는 여러 인사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미 국무부의 그간 설명과는 다른 증언이 나올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증언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리비아 현지 보안관으로 근무했던 에릭 노드스트롬 씨가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외교관들에 대한 보안을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무부가 이를 묵살했다는 내용인데요. 이미 미국 언론들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노드스트롬 씨는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 걸처 국무부에 전문을 보내서 벵가지의 외교사절 경비인력을 확충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진행자) 증언이 사실이라면 국무부에 적잖은 타격이 있겠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현지 보안관 노드스트롬 씨는 심지어 국무부의 샬린 램 국제활동 담당 부차관보가 벵가지의 미국 경비인력 수를 줄이길 원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앞서 미 의회 측에 이달 초 보낸 그의 전자우편에서는 국무부와 국방부 측에 올해 10월까지는 보안 지원을 계속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국무부는 대신 현지 보안 인력을 줄이기를 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공화당 측은 국무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무능을 탓하고 있고요. 미국 언론들도 퇴임을 몇 달 앞둔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입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청문회, 공화당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담당 소위원회는 미 하원 산하 감독정부개혁위원회인데요. 위원장은 공화당 소속 대럴 아이사 의원이 맡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지난 2년간 하원 내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의 재정 삭감을 이유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공관 경비 예산 요청을 수억 달러씩 삭감해 왔다며 이제 와서 정부 탓만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이 벵가지 미 영사관 습격 당시 상황을 기자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 2명이 9일 출입기자들에게 피습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자세히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사태 발생 몇 시간 전까지 영사관 주변 거리가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당초 반 이슬람 영화에 반발한 시위대가 우발적으로 영사관을 공격했다는 국무부의 최초 설명과는 어긋나는 부분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시위와는 무관하게 정말 누군가가 이번 공격을 계획적으로 저질렀다는 얘기가 되나요?

기자) 사실 그 부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들은 시위와의 연관성이 처음에 어떻게 나온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자신들의 결론은 아니었다고 밝혔는데요.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지금 상황에서는 국무부가 나중에 밝힌 것처럼 테러 조직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든 벵가지 피습 사태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이 같은 오락가락 입장, 또 보안 상황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은 특히 선거 정국을 앞두고 공화당 측으로부터 공격의 빌미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곰팡이에 오염된 주사를 맞고 뇌수막염에 걸려서 숨진 환자가 벌써 10명을 넘어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9일까지 곰팡이의 일종인 아스페르길루스에 오염된 스테로이드 주사에 맞은 뒤 목숨을 잃은 환자가 1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발병자도 이날 하루에만 14명이 늘어서 모두 11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보건당국은 오염된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이용한 환자가 최고 1만3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쩌다 곰팡이에 오염된 주사제가 만들어졌는지 의아스러운데요. 의회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헨리 왁스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하원의원 3명이 9일 공화당 소속 프레드 업튼 하원 에너지통상위원장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 개최를 요청했습니다. 이들 의원들은, 이번 사태는 미국 내 의약품 조제 관행과 이에 대한 정부 당국의 관리상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의회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처럼 하원뿐 아니라 상원 보건교육노동위원회도 식품의약국과 질병통제센터 등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보고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가짜 자동차 에어백에 관한 경고가 나왔죠?

기자) 네. 자동차 에어백은 교통사고시 탑승객의 안전을 위해서 빠르게 부풀어 오르는 공기 주머니를 말하는데요. 하지만 제때 에어백이 터지지 않거나 일부 파편들과 함께 터져,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미 고속도로 교통안전관리청이 이미 실험 결과를 토대로 자동차 업계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는데요. 교통안전관리청 측은 가짜 에어백을 장착했을 가능성이 있는 수십종의 승용차 모델 목록도 발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