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리아 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검토

반군 거점을 폭격하는 시리아 정부군의 전투기(자료사진)

미국은 심각한 내전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의 비행금지구역이 선포되면 시리아 공군의 모든 전투기들은 상공을 날 수 없습니다.

1년 10개월간, 벌써 3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민간인 학살의 가장 큰 주범인 전투기 공습이 좌절되는 것입니다.

유엔은 앞서 민주화 봉기에 성공하고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를 축출한 리비아에도 지난해 3월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바 있습니다.

비행금지구역은 유엔헌장 제42조 군사적 강제조치에 근거해 유엔 안보리가 설정하는 것입니다.

비행금지구역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제공권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맡게 된다는 점입니다.

만일 이 규정을 위반하는 전투기가 있다면 가차없이 공격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군 기지와 대공 화기를 무력화시키는 폭격 활동도 감행할 수 있습니다.

지상군만 투입시키지 않을 뿐, 사실상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발휘합니다.

리비아 때와는 달리, 거의 2년이 다 되도록 시리아를 방치하고 있는 서방 국가들이 또 다시 비행금지구역 설정 가능성을 들고 나온 것은 내전을 넘어 지역 안보 위협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터키와는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고, 레바논에서는 시리아 과격 세력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테러 사건이 벌어지는 등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 “The Turks have been very consistent that they are striking…”

시리아와 터키의 국경 분쟁이 심상치 않다며, 시리아 사태가 국경을 넘어 주변국들과의 마찰로 이어지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터키에는 이미 10만명의 시리아 난민들이 기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일단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권 상공만이라도 먼저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시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 “We continue to talk to partners about how, what, why…”

미국 정부는 비행금지구역 설정 문제를 포함해, 동맹국들과 계속해서, 무엇을, 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관해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단순히 시리아 정부뿐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국제 불량 조직들의 개입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레바논에 기반를 둔 이슬람 무장 조직 헤즈볼라는 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내에 조직원들을 파견해 놓고 있다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국제 사회가 주목하는 이란까지 시리아를 지원하고 있어서 불안케 하고 있습니다.

[녹취: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 “Our point is, what is coming now with Assad still in power…”

아사드 시리아 정부가 저토록 건재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미국이 현재 주목하고 있다고 눌런드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알 아사드 정권으로서도 외부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미국평화기구의 스티브 헤이드만 분석관입니다.

[녹취: 스티브 헤이드만 IOP 분석관] “They feel as if Russia, China, Iran, Hezbollah are very…”

러시아나 중국, 또 이란과 헤즈볼라가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게 되면, 혹시 국제 사회가 반군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때를 대비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반군들이 사용하는 무기들의 출처도 집고 넘어가야 할 대목입니다.

미국 정부는 아무리 독재 정권의 항거하는 반군이라 하더라도 만일 극단주의자들의 지원을 받게 되면 이 또한 좌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천일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