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한국 방송의 탈북자들

한국 '채널A' 방송의 '이제 만나러 갑시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방송이다. (사진 제공: 채널A)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탈북자들이 고정 출연하는 한국의 TV방송이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뉴스 프로그램에서 전문가와 함께 북한의 실상에 대해 증언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장기자랑과 더불어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는데요.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채널A] “최고 인기품목이요? 여성 화장품부터 초코파이..장마당에서 바코드까지 확인해서 사요. 중국에서 들어왔나 한국에서 들어왔나 확인하죠. 한국 물건은 88로 시작하니까..”

매주 다양한 북한 소식을 다루는 한국의 케이블 텔레비전 방송 ‘채널 A’의 뉴스 프로그램에 탈북 여성들과 전문가들이 고정 출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프로그램에서 북한의 장마당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간호병 출신의 탈북 여성은 최근 북한 병사의 귀순과 관련한 진행자의 질문에 인민군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 합니다.

[녹취:채널A] “군인들끼리 군수품을 사고 파는 거예요. 술 담배를 바꿔먹고..지금은 더 하죠. 최전방의 군사들은 성분도 좋고 키도 크고 그랬는데, 최근에 김정은이랑 찍은 사진을 보니까 너무 허약하더라구요.”

시청자의 질문이 반영되는 `채널 A’의 또다른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 에는 매주 15명의 20대 탈북 여성이 고정 출연하는데요, 출신성분을 주제로 한 방송 편에서 ‘적대 잔여분자’ 에서부터 ‘특별군중’ 성분이었던 출연자들의 이야기가 소개돼 관심을 끌었습니다.

[녹취:채널A] “할아버지께서 미군을 도와서 ..남조선으로 도망갈까 싶어서 휴가 승인번호도 안 내줬어요. 늘 감시를 받았죠.” “증조 할아버지께서 김일성이랑 절친이었어요. 큰 아빠랑 저희 아빠랑 무역을 하셨고 할아버지는 한국으로 얘기하면 청와대죠? 그런데서 일했고요. 하류층 사람들은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사람들이 왜 탈북했냐고 물어봐요. 잘 살든 못 살든 체제가 싫은 건 마찬가지 잖아요.?”

이밖에 지난 달 신설된 `TV조선’의 시사 프로그램 ‘북한 사이드 스토리’는 북한의 정치사회 모습을 깊이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실장은 이 프로에서, 평양 창천거리에 거주하는 북한의 상류층 1%에 대해, 호화로운 생활을 하다가도 한 마디 말 실수로 교화소로 가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TV조선]”김정은의 가장 측근의 집에도 도청기가 다 있거든요. 교화소 가보니까 80%는 다 평양에서 온 사람들이예요.”

이런 프로그램들은 ‘통일에 대한 준비와 탈북자들과 일반 한국민간 소통’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탈북자에 대한 한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북한을 알아가는 통로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박사입니다.

[녹취:김광인 박사] “한국민들이 통일 문제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데, 그런 점에서 계기를 마련해 줘서 굉장히 좋게 보고 있습니다. 일부 탈북자 가운데서는 북한의 실상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북한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갖게 한다는 측면에서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해외 거주 탈북자들도 이들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 김주일 사무총장은 탈북자들끼리 함께 시청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탈북자 출연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균형감각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녹취:김주일 사무총장] “마치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북한사회 전체가 의식화 돼 가는 것처럼 들려서 북한사회를 인식하는데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한국 내 탈북자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북한 주민 2천만을 생각했을 땐 수가 미미하다는 거죠. 북한 주민의 전체적인 의식을 대변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탈북자들이 이야기를 할 때 좀 더 균형있게 선을 긋고 이야기 해야 북한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다는 거죠.”

VOA NEWS 장양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