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롬니, 막판 경합주 유세...허리케인 샌디 복구 활발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이제 닷새 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다시 선거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욕과 뉴저지 침수 마을에는 여전히 전기와 수도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잠시 중단됐던 양당의 대통령 선거 유세가 재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제 불과 닷새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유세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인데요. 허리케인 재난 체제에 가담했던 양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다시 선거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서부와 서부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열리는 유세 행사장을 돌며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또 오바마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미네소타와 아이오와주 유세에 이어 오늘(1일)은 위스콘신과 오하이오주를 찾습니다.

진행자) 미트 롬니 공화당 대권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 보다 좀 더 먼저 유세 일정을 시작했는데 플로리다주를 집중 공략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트 롬니 후보는 어제(31일) 격전지 가운데 한 곳인 플로리다주를 다니며 세 건의 일정을 소화했는데요. 플로리다주의 경우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이 29명에 달하기 때문에 두 후보 모두에게 중요한 지역입니다. 롬니는 이날 유세에서 가급적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공격하지는 않고 자신이 초당적인 지도자임을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오늘(1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찾습니다.

진행자)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롬니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허리케인 샌디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의 지지도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었는데요. 시간이 좀 더 지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롬니 후보를 근소하게 역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퀴니피액대학과 CBS 방송, 뉴욕타임스 신문의 최근 공동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투표 의향이 있는 전국 유권자를 상대로 한 지지도에서 48%를 얻어, 47%를 획득한 롬니를 오차범위 내에서 아슬아슬하게 앞섰습니다.

진행자) 가장 최근의 경합주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얼마 전까지 롬니 후보가 우세를 보이던 플로리다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48%로 롬니 후보의 47%를 1%포인트 앞섰고요. 오하이오에서는 50% 대 45%, 버지니아에서도 49% 대47%로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다소 앞섰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도 오바마 대통령이 49% 로 롬니 후보의 45%를 앞질러서 대부분 경합주들이 다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우세한 방향으로 돌아섰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다른 미국 언론이나 기관들의 분석도 일치했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허리케인 샌디가 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게 분석됩니다. 지난 몇일 동안 선거 유세가 중단되기는 했지만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은 재난 극복을 진두지휘하는 등 위기 상황에 지도력을 잘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결국 이런 상황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미국인 10명 가운데 8명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허리케인에 잘 대처했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롬니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의 3분의 2까지도 오바마 대통령의 대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상대적으로 롬니 후보에게는 허리케인 샌디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적 재난 상황을 꼭 정치적 득실로 따져보는 것은 무리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허리케인이 닥치기 직전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던 롬니 후보로서는 손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더구나 연방재난관리청을 없애겠다고 한 그의 지난 공약에 대한 논란까지 불거져 나와 롬니 측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롬니 후보는 최근 오하이오주에서 생수병을 나르는 등 구호 작업에 나서는 동안 기자들로부터 연방재난관리청 관련 공약에 대한 수십차례의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선거를 두고 양측의 광고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특히 격전지 오하이오주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의 텔레비전 광고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하이오주의 대표 도시 콜럼버스에서는 한 방송 채널을 통해 20분 만에 선거 광고가 11개나 방영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지난 한 달 동안 콜럼버스 지역에서만 7천 건 이상의 텔레비전 광고가 전파를 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지역 선거 광고에 쏟아부은 비용은 오바마가 4억 달러, 롬니가 5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허리케인 샌디 관련 소식 알아보죠. 피해 정도가 가장 심한 뉴욕에서도 복구 작업이 본격화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허리케인 샌디가 휩쓸고 간 미국 북동부 지역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뉴욕의 지하철과 버스 일부 노선에서 운행을 재개했고요. 폐쇄됐던 교량도 재개통됐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교통난 해소를 위해 뉴욕시는 2일 자정까지는 3명 이상을 태운 차량만 이스트강을 건너 맨해튼 지역에 진입할 수 있도록 강제 함께타기 규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틀간 휴장했던 뉴욕증권거래소도 다시 문을 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가 어제(31일) 블룸버그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거래인들의 환호 속에 재개장을 알렸습니다. 또 대형 은행들도 절반 이상 지점문을 다시 열었습니다. 관광도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뉴욕의 상징적인 건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도 관광객들이 다시 몰려들고 있습니다. 또 전통 있는 뉴욕 마라톤대회도 4일에 예정대로 치러집니다.

진행자) 군인들은 물론이고 민간인들도 구호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해군은 구조 지원을 위해 대형 수륙양용함 3대를 뉴욕과 뉴저지 일대 해안가에 파견했고요. 해안경비대도 동해안 지역에서 비행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주방위군 1만명이 피해가 심한 지역에 배치돼 돕고 있습니다. 이들은 홍수로 인한 침수 지역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주민들의 대피를 돕고, 긴급 구호식량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뉴저지주 침수 피해 지역을 방문했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31일) 휴양도시 애틀랜틱 시티의 해변 침수 마을들을 둘러보며 주민들을 위로하고 복구 요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잠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are here for you. And we will not forget. We will follow up…”

우리는 피해 주민 여러분들을 위해 이곳에 왔다며 결코 여러분들을 잊지 않을 것이고, 다시 마을이 정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뉴저지주는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가 있는 곳인데, 오바마 대통령과 나란히 피해 현장을 둘러보는 다소 어색한 모습이 보여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롬니를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한 지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맡았을 정도로 당내에서 신망이 두텁고 상대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날선 각을 세웠던 인물입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었는데요. 그런 그가 이번 재난 상황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녹취: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It has been a great working relationship to make sure that…”

우리를 뽑아준 국민들을 위해 서로 협력해서 일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특히 이번에 뉴저지주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관심과 열정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사망자가 벌써 70명을 돌파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미 카리브해 섬나라들에서 60여명의 인명피해를 냈던 샌디가 미 동부지역에서 더 많은 인명을 희생시킨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뉴욕주가 30명으로 가장 많고요. 메릴랜드주에서 9명, 뉴저지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각각 6명씩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돼서 현재 70명을 넘었습니다. 또 정전 피해를 입었던 200만 가구가 복구됐지만 여전히 600만 가구에는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뉴저지주 침수 피해 지역에서는 아직도 2만여명이 여전히 집안에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