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하루 앞으로…샌디 여파 주민 불편 일주일 넘겨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어느새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막판 후보들의 뜨거운 유세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샌디의 여파로 지금까지 정전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한쪽에 의족, 즉 의료용 인공 다리를 장착한 장애인이 103층 건물 등정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선거 이제 꼭 하루가 남았는데, 양당 후보들이 휴일 막판 유세전에 집중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명의 유권자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양당 후보들의 치열한 유세전이 치러졌습니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4일 뉴햄프셔 주를 찾은 자리에서, 이제 되돌아오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와버렸다. 더 이상 마음을 조아리지 말고 계속 앞으로 전진하자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have come too far to turn back now. We have come too far to…”

롬니 후보는 아이오와주 유권자들을 향해 오바마 대통령은 실업률을 5.4%까지 낮추겠다고 말해 왔지만 결국은 7.9%로 나타났다며 또 다시 4년을 이렇게 만들고 싶냐고 반문했습니다.

[녹취: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He [i.e., President Obama] said unemployment would now be…”

진행자) 또 후보들은 저마다 포용 정책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후보 모두 상대당을 수렴하는 포용 정책을 강조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 “As long as I am president, I will work with anybody of…” “When I am elected, I am going to work with Republicans…”

먼저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국가 발전을 위해 어느 정당의 누구와든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요. 롬니 후보 역시 만일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공화당과 민주당 가릴 것 없이 모두와 공동으로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지원 유세도 뜨거웠다고 하는데요, 민주당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또 다시 연단에 올랐죠?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4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뉴햄프셔 주에서 공동 유세전을 펼쳤는데요.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녹취: 빌 클린턴 전 대통령] “Are we moving in the right direction? I am for President Obama…”

오바마 대통령을 따르는 것이야 말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훌륭한 지도자 일뿐 아니라 지금껏 큰 성과를 이룩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롬니 후보 측에서는 부인 앤 롬니 여사가 다시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후보 부인들의 연설은 주로 남편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날 앤 여사는 롬니 후보의 애국심까지 거론했습니다. 앤 롬니 여사는 4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남편에 대한 자랑을 곁들였데요. 롬니는 항상 자신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줬고 미국을 위해서 언제나 옳은 일만 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5일 현재도 두 후보가 마지막 유세 일정을 갖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 위스콘신주와 아이오와, 오하이오에서 마지막 정치 행사를 갖습니다. 그리고 6일은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선거 상황을 지켜보고요. 이날 밤에 워싱턴으로 돌아올 계획입니다. 롬니 후보 역시 마지막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는데요. 플로리다주와 버지니아, 오하이오, 뉴햄프셔를 잇달아 돈 뒤 모든 선거 유세를 마무리합니다.

진행자) 이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될텐데요. 두 후보의 최근 지지율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전국 지지율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우세하다는 기관들이 더 많습니다. 최근 전국 지지율을 공개한 18개의 주요 여론조사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우세한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 12곳이었고요, 같은 지지율을 보인 곳이 4곳, 롬니 후보의 우세를 나타낸 곳이 2곳입니다. 또 경합주들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우세한 지역이 더 많았는데요. 11개주 가운데 9곳에서 오바마의 지지율이 더 높았고, 롬니는 2곳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주요 기관들의 구체적인 결과도 알아 볼까요?

기자) 네. 우선 퓨리서치센터의 선거 전 마지막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50%, 롬니 후보는 47%로 격차가 3%포인트에 달했습니다. 또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방송의 공동 조사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49%, 롬니 후보가 48%로 단 1%포인트의 격차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라스무센과 폴리티코의 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48%로 같은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여러 여론조사들을 종합 분석하고 있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47.8%, 롬니 후보가 47.3%로, 0.5% 포인트의 격차가 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요. 그래서 그런지 벌써부터 일부 경합주에서는 법정 다툼이 벌어지고 있죠?

기자) 네. 플로리다주의 경우 조기투표소 한 곳에서 연장투표가 결정됐는데요. 지난 주말인 3일에 투표소 인근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돼 유권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었기 때문입니다. 또 오하이오주에서도 투표 운영 문제로 법정 분쟁이 발생했는데요. 다른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에게 임시 투표용지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주정부 결정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소송입니다.

진행자)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 복구가 더디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정전 문제인데요. 아직도 250만에 가까운 가구와 사업장에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주일 이상 정전이 되다 보니 주민들의 고통이 말이 아닌데요. 여기에 날씨까지 더욱 추워지면서 겨울에 접어들고 있지만 난방을 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 연료 문제도 시급한데요. 주유소들이 문을 열지 못하는 뉴욕과 뉴저지 주에서는 급기야 2부제 연료 공급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아예 집을 잃은 주민들도 꽤 많지 않습니까?

기자) 네. 현재 뉴욕 시만 해도 침수되거나 붕괴된 주택들을 아직 복구하지 못해 3~4만명이 머물 곳이 없는 상태인데요. 급한대로 집단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제대로 모든 인원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또 뉴저지주에서도 현재 60만 가구가 전기 없이 추위에 떨고 있는데요. 각 주 정부는 이들에게 난방이 되는 대피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뉴욕에서는 결국 지난 휴일 국제 마라톤 대회도 취소되고 말았는데요. 대회 참가자들이 자원봉사에 나섰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주 당국이 결국 4일 열릴 예정이던 마라톤대회를 취소해야 했는데요. 하지만 전 세계에서 모여든 3천여명의 마라톤 주자들이 가져온 여벌 옷이나 비상 식량을 나눠주는 자선 경기를 열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직접 임의로 정한 마라톤 코스를 돌면서 구호 물품을 전달하며 격려하는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진행자) 피해 지역에서 선거는 제대로 치러지겠습니까?

기자) 사실 우려가 적지 않은데요. 허리케인 샌디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욕주가 투표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뉴욕주 선거관리위원회는 만일 6일 투표 당일에 투표율이 25%를 넘지 못한다면 하루 더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투표소들의 전력 상황도 중요한데요. 뉴욕 주 당국은 투표소 전력 복구를 최우선적으로 요청하며, 원활한 투표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 소식인데요. 의족을 이용해 초고층 건물을 계단으로만 걸어서 오른 남성이 화제가 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미국인 남성이 4일 시카고의 103층짜리 건물을 등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올해 31살의 잭 보터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근육에서부터 오는 전기 신호에 반응하는 특수 제작된 의족을 장착했는데요. 이는 두뇌에서 어떤 동작을 명령하게 되면 모터와 톱니바퀴 등으로 구성된 인공 다리의 발목과 무릎을 움직이도록 고안됐습니다.

진행자) 건물을 끝까지 오르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렸습니까?

기자) 잭 보터 씨가 오른 건물은 윌리스 타워라는 곳이었는데요. 전부 2천100개의 계단을 오르는데 45분 가량이 소요됐습니다. 한 층에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꽤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또 이날 재활 센터의 기금 마련을 위한 이 행사에는 3천여명의 일반인들도 참가했습니다. 이번 인공 다리를 개발한 의료 연구진은 사람의 생각과 뇌 신경 전달로 가동되는 이 같은 생체로봇 신체 기관 개발에 더욱 매진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