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선거 순조롭게 진행…뉴햄프셔 첫 지역구는 무승부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시간 현재 투표가 계속 진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대륙이 워낙 넓다 보니 동부 끝에서 서부 끝까지 시차가 3시간이나 나는데요. 현재 모든 지역에서 투표가 한창입니다. 투표는 동부 버지니아 주에서 가장 먼저 저녁 7시에 마무리 되고요. 마지막은 알래스카 주로 새벽 1시에 끝이 납니다. 투표 종료 직후 지역별로 개표 작업이 시작됩니다.

진행자) 투표 현장 분위기 어떻습니까?

기자) 전국 투표소에서 아직까지 별탈없이 순조롭게 투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오후 시간대이기 때문에 비교적 붐비지 않고 원활하게 진행되는 곳이 많은데요. 하지만 오전 출근시간에는 유권자들의 행렬이 길게 이었습니다. 버지니아 주 알링턴 투표소에서 만난 한 유권자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버지니아주 남성 유권자] “It’s really long. I’ve never seen the line this long. This is big election”

이 남성은 투표를 위한 줄이 정말로 길다면서, 선거 때 이렇게 긴 줄은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매우 큰 선거이고 버지니아 주는 경합주인 만큼 내 손에 아주 중요한 결정이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선거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투표일이 공휴일이 아닌가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선거일을 법정 공휴일로 삼고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대부분 직장에 출근하거나 가게 문을 열어놓고 잠시 짬을 내서 투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마도 잠시 뒤 퇴근시간대나 투표를 마감할 때쯤이면 또 한차례 유권자들이 몰려들면서 북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오하이오 주의 경우 투표소 운영 문제로 민주 공화 양당의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법원이 투표일 다음 날인 7일에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오하이오 주의 경우 조기투표 과정에서 주 정부의 결정에 일부 유권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인데요. 유권자 자신의 등록 관할지 이외에 다른 투표소를 찾았을 경우 지정된 신분증이 없으면 임시 투표용지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조기투표를 제한하고 유권자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뉴욕과 뉴저지는 최근 허리케인 샌디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투표에 차질은 없는지요?

기자) 네. 뉴욕과 뉴저지는 허리케인 샌디의 여파로 아직까지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가구와 사업장들이 적지 않고요, 거의 폐허로 변한 마을들도 있어서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주 당국은 이 같은 상황이 투표율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데요. 뉴욕 주의 경우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주소지에 관계없이 어디서든 마음대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뉴저지 주 피해 지역 주민들에 한해서 전자우편과 팩스를 이용한 투표가 허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찌감치 투표가 끝난 지역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햄프셔 주 딕스빌 노치라는 마을인데요. 이곳 산간마을에서 10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쳤습니다. 6일 새벽 0시에 투표가 시작돼서 이미 결과가 나왔습니다. 민주당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가 각각 5표씩을 얻어서 무승부가 됐습니다. 이 마을은 지난 1960년부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첫 번째로 투표를 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두 후보가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찌보면 전국적으로도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투표 결과가 나온 곳이 더 있습니까?
기자) 네. 딕스빌 노치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쯤 거리에 하츠 로케이션이라는 마을이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전체 33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한 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23표를 얻었습니다. 사실 하츠 로케이션은 딕스빌 노츠보다도 더 앞선 지난 1948년부터 첫 투표가 이뤄지던 지역이었는데요, 언론들의 지나친 관심으로 지난 30여년간 이를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오하이오 주 조기투표 결과도 일찍 발표가 되는데요. 선거의 나침반으로 불리는 곳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곧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인데요. 그만큼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 모두, 막판까지 몇 차례 방문하며 공을 들인 곳이기도 합니다. 오하이오 주의 조기투표 결과는 현지 시간으로 6일 저녁 8시쯤 발표되는데요. 조기투표 결과가 전체 유권자들의 여론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관심이 쏠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문가들은 대부분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지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롬니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이라는 인터넷 블로그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의 과반수인 270명을 넘는 307명가량을 차지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버지니아대학 정치센터는 오바마 대통령이 290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공동 분석도 비슷한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29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밖에 각종 기관과 매체, 전문가들이 대부분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를 예견했습니다.

진행자)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를 하느냐, 즉 투표율도 두 후보 당락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유권자들을 성별과 인종, 출신 배경 등으로 세부적으로 분류해 볼 수가 있겠는데요.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오바마 측으로서는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투표에 참여하느냐가 관심일 겁니다. 마찬가지로 흑인과 중남미계 이민자들로부터도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이들의 투표율도 민감한 사안입니다. 반면 롬니 후보는 백인과 중장년층 남성, 또 고학력자들로부터 인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느냐도 관건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에서 선거 결과를 지켜 볼 계획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찌감치 조기투표를 한 상태에서 지금은 고향인 시카고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어 저녁에는 오후 7시 30분부터 맥코믹 플레이스 컨벤션 센터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지지자들과 함께 개표 결과를 지켜볼 계획입니다. 이 곳에서 재선 수락연설을 하게 될지, 아쉬운 고별인사를 하게 될지 관심이 뜨겁습니다. 참고로 오바마 대통령은 4년 전 승리가 확정된 날 밤에는 시카고 그랜트 야외공원에서 축하연을 열었습니다. 당시 약 24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당선 수락연설을 했었는데요. 올해는 규모를 축소해서 실내로 장소를 바꿨습니다.

진행자) 롬니 후보는 아침 일찍 고향에서 투표를 마쳤군요?

기자) 네. 롬니 후보와 부인 앤 롬니 여사는 6일 아침 매사추세츠 벨몬트의 집근처 투표장에서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롬니 후보는 투표 직후 누구를 찍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이 잘 알고 있지 않냐고 답했습니다. 롬니 후보는 이어 선거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하루 경합주인 오하이오와 최근 자신의 지지율을 많이 끌어 올린 펜실베이니아 주를 방문해 막판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밤에는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가서 선거 결과 발표를 기다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선거 결과는 언제쯤 나오게 됩니까?

기자) 투표가 별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6일 밤이나 7일 새벽이면 당선 윤곽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이보다 앞서 각 방송사들은 투표 종료와 함께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게 될텐데요. 대체로 출구조사 결과가 최종 결과와 일치했던 전례로 볼 때 참고해 볼 만한 가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초박빙 승부로 진행될 경우 표본오차로 인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초박빙 승부로 결과가 더 늦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표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질 경우 투표 결과가 더 늦춰질 수도 있는데요. 지난 2004년 선거 때도 경합주 결과 발표가 늦은 적이 있습니다. 특히 후보간 득표율이 0.5% 이내일 경우 자동 재검표를 규정하고 있는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재검표에 필요한 절차 등으로 인해 결과 발표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한 가지 변수는 오하이오 주의 잠정투표 규모인데요. 부재자 투표를 신청한 유권자들이 마음을 바꿔 당일 직접 투표를 하게 되면 이를 확인하는데 절차가 오래 걸리고, 거의 열흘 이후에나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연방 상원과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거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3분의 1과 하원 전체 인원을 선출하는 총선거도 병행되는데요. 일단 대통령이 어느 정당에서 나오느냐도 중요하지만, 결국 의회의 주도권을 어느 정당이 잡게 되느냐도 지켜 볼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