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오바마 대통령, 미국 역사 새로 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4년 더 미국을 이끌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지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올해 51살인 오바마 대통령은 1961년 하와이 주 호놀룰루에서 케냐 출신 유학생인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 주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바락’이라는 이름은 아랍어로 ‘축복받은’이란 의미를 갖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어린 시절은 그리 순탄치 않았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친척들의 손에서 자라기도 했고, 어머니가 인도네시아 인과 재혼한 뒤에는 어머니를 따라 6살부터10살 때까지 4년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살았습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어머니와 떨어져 하와이에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품에서 고등학교를 마친데 이어 미 서부 로스엔젤레스의 옥시덴털 대학을 거쳐 뉴욕의 콜롬비아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1985년부터 3년 동안 시카고에서 비영리 빈민조직사업에 뛰어든 오바마 대통령은 빈민층 직업 알선소를 유치하고 낙후된 교육시설을 개선하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이어 하버드 법과대학원에 입학한 오바마 대통령은 최고의 학술지인 ‘하버드 로 리뷰, 1백4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편집장 자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하버드 법과대학원 재학시절 시카고에 있는 법률회사에서 연수를 하면서 부인인 미셸 로빈슨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하버드 법과대학원 졸업 후 명예와 출세가 보장된 좋은 자리들을 마다하고 다시 시카고로 돌아간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로 일하며 차별 대우 관련 소송을 전개하는 시민단체의 대표를 맡기도 했습니다.

1996년에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오바마 대통령은 2000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하면서 다시 어려운 시절을 보내기도 했지만, 2004년 여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연설을 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There is not a liberal America….”

오바마 대통령은 진보파의 미국과 보수파의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이 있을 뿐이며,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라틴계 미국, 아시아계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만이 존재할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인은 모두 하나'라는 이 연설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과 함께 치러졌던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미국 역사상 흑인으로는 세번째이자, 현역으로는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이 됐습니다.

이어 2007년 2월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오바마 대통령은 최대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꺾고 2008년 8월에 민주당의 첫 흑인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습니다.

이어 본선 무대에서 공화당의 존 맥케인 상원의원과 맞선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흑인이 미국 대통령이 되기에는 이르다", "경험 미숙으로 대통령 직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는 등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금 미국에 필요한 것은 변화'라고 외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마침내 2008년 11월에 흑인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속에서 임기를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미국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새로운 미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

오바마 대통령은 당장 오늘부터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미국을 만들기 시작하자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이라크 전쟁을 끝냈고, 미국에 대한 9.11 테러공격의 주모자인 테러 조직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는데도 성공했습니다.

또한, 모든 미국인들에게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통과시키는 성과도 이룩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회복은 느리게 진행됐고 실업률이 한 때 9%대까지 치솟으면서 재선을 위협받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월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하는 연설에서 미국인들이 완전히 다른 미래의 청사진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해 한번 더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미래를 위해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또 다시 미국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데 성공했고, 이로써 4년 전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오른 데 이어 이제는 최초의 재선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