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라이스 대사 국무장관 기용 반대...미 국민 65%, 오바마 집권 2기 기대

진행자)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차기 국무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에 대해 100명에 가까운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민 과반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운영에 초당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사법당국이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된 테러 용의자 4명을 체포했습니다. 모든 미국인에게 HIV, 즉 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 검사를 정례화해야 한다는 미 정부 지원기구의 권고가 나왔습니다. 옥수수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서 작황 부실로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알아보죠.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대사의 국무장관 기용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공식 전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언론들은 라이스 대사가 오바마 행정부 2기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장관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공화당의 반발이 큽니다. 이번에는 소속 하원의원 97명이 라이스 대사의 국무장관 지명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이 라이스 대사를 반대하는 이유, 역시 리비아 주재 미 영사관 습격 사건과 관련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습격 사건으로 대사를 포함해 미국인 4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 대해 현재 의회가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 사건이 과연 누구에 의한, 어떤 목적의 공격인지를 파악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사건 초기 라이스 대사는 이를 반이슬람 영화에 대한 반발 시위로 규정해서 혼선을 불러일으켰다는 게 의회의 판단입니다. 특히 공화당 의원들은 정치적 목적에서 이 사건이 테러 행위라는 중앙정보국의 보고서를 은폐한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사건이 급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라이스 대사가 초기에 정보를 잘못 해석하거나 실수한 건 아닐까요?

기자) 네. 하지만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은 이를 가벼운 실수로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민감한 각종 외교 현안을 다루게 될 국무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이미 신뢰를 많이 잃었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가 라이스 대사의 국무장관 기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기자) 물론 법적으로 하원의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국무장관 지명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각료 인준 권한은 상원이 갖고 있으니까요. 특히 차기 상원도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내 기류가 상원에도 반영될 것이고요.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을 강행한다면 정치적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은 올 연말까지 이른바 `재정 절벽’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려면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요,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승적 차원에서 라이스 대사의 국무장관 기용을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자칫 재정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요. 국무장관 지명을 강행한다 하더라도 상원 인준 과정이나 차기 내각 운영에서 험난한 길이 예고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라이스 대사를 매우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로 볼 때 정면 승부로 상황을 돌파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 집권 2기에 기대를 거는 미국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미국민 65%가 오바마 대통령이 초당적으로 현안들에 대처해 나갈 것으로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갤럽이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 미국민의 3분의 2정도가 민주당 소속인 오바마 대통령이 정파를 초월해서 국가현안들을 처리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협력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할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이 정도도 낮은 수준은 아닌데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009년 같은 조사에서는 80%의 응답자가 같은 답변을 내놨었습니다. 4년 전에 비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중립성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진행자) 또 어떤 조사가 이뤄졌습니까?

기자) 네. 역시 비슷한 질문인데요.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 얼마나 양보하며 타협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에 대해서는 57%, 공화당에 대해서는 48%가 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공화당이 민주당에 비해 덜 타협적일 것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참고로 4년전 같은 조사에서는 공화당의 초당적 태도에 대한 기대감이 62%, 민주당이 59%였는데, 상황이 역전됐습니다.

진행자) 미 연방 경찰이 국제 테러조직들과 공모해서 미국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르려 한 용의자들을 체포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인과 주요 시설물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르려 한 일당 4명이 연방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무장조직 탈레반에 연계된 용의자들인데요. 이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출신 소히엘 오마르 카비르라는 남성은 지난 2010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고요. 미 공군으로 복무까지 했던 인물입니다. 멕시코와 필리핀 출신 이민자들도 포함돼 있는데요, 이들은 지난 해 미군의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한 이슬람 급진파 지도자 안와르 알 올라키의 가르침을 추종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테러를 모의했다는 겁니까?

기자) 미국의 주요 군기지나 정부 시설물을 폭파해서 많은 인명을 살상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요인 암살 등을 목표로 저격훈련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현지로 가서 알카에다는 물론 탈레반 조직과도 접촉하고 테러 계획을 모의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이들은 최소 1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대체로 성인층에 해당하는 모든 미국인들에 대해 HIV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권고 사항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5살에서 65살까지 비교적 왕성한 성생활이 가능한 연령층 미국인들에 대해 최악의 성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HIV, 그러니까 후천성 면역 결핍증 바이러스 검사가 꼭 필요하다는 내용인데요. 에이즈로 불리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은 성관계나 수혈 등을 통해서 감염되는데요.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약이 없고 거의 치사율 100%에 달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따라서 전염성이 높고 치명적인 에이즈 검사를 필수적으로 받도록 해야 한다는게, 미 정부 지원 기구인 질병예방전담반(USPSTF)의 의견입니다.

진행자) 미국내에서 에이즈 감염 환자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현재 12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됐는지 여부도 알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이 20에서 25% 수준은 될 것이라는게 의학계의 분석입니다. 현재 미국의 건강적합법(ACA)에 따라 에이즈 역시 예방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 질병예방전담반의 제안 노력 끝에 지난 2006년부터 가능해진 겁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의 옥수수 수출 물량이 급감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옥수수 산지로 유명한데요.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가뭄 등 천재지변으로 인해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원인입니다. 미국에서 출하된 옥수수는 주로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로 많이 수출되는데요. 하지만 수출 물량은 11억 부셸로, 4년전 24억 부셸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옥수수는 또 환경 연료로 불리는 에탄올 원료로도 활용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내 전체 옥수수 출하량의 약 40%가 에탄올 알코올 생산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결국 에탄올 생산 수급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옥수수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거래 가격도 기록적으로 올랐습니다. 또 주로 닭과 오리 등 가금류의 사료로 많이 사용되는 옥수수나 콩의 값이 오르면서 미국에서 곧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만찬 음식으로 사용되는 칠면조 값도 크게 올랐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