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재 영화 ‘레드 던’ 미국서 뜻밖의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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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드 던' 예고편

북한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 '레드 던'이 미국 극장가에서 예상 밖의 흥행을 거두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된 22일 미 전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첫 주말 동안 1460만달러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 특수부대가 미 서부 워싱턴주에 침투해 본토를 공격합니다. 이에 몇 명의 미국 고등학생들이 이라크전 참전용사의 지휘를 따라 북한군을 몰아내고 위기에 빠진 미국을 구해냅니다. 영화 '레드 던'의 줄거리입니다.

이 영화는 추수감사절 연휴였던 23일부터 사흘 동안 약 1460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주말 흥행 순위 7위를 기록했습니다. 개봉 이후 수익만 2200만 달러에 달합니다.

이 영화는 지난 1984년 존 밀리어스 감독의 '레드 던'을 새롭게 각색한 영화입니다. 당시 한국에선 '젊은 용사들'이란 제목으로 개봉했었습니다.원작에선 쿠바와 소련 연합군이 미국 콜로라도주를 공격한다는 내용이지만 이번 영화에선 적군은 북한입니다.

2008년 영화 제작 초기 단계엔 적군으로 중국이 설정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중국 영화 시장과 그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면서 공격 주체가 북한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 영화에 대한 미국 언론의 시각은 개봉 전만해도 부정적이었습니다.

북한이 미국 안보에 위협적인 존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군 항공기가 아무런 제재없이 미국 상공에 침범하는 상황은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었습니다.

군사전문 기자인 데이비드 액스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가장 바보같은 영화"라며 "잘생긴 배우가 북한 군을 상대로 미국의 도시 한복판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영화를 원한다면 이 영화가 해답"이라고 악평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북한군의 미국 본토 침공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지적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P)는 미국의 국방 분석가인 조 버뮤데즈씨를 인용, "북한이 중국이나 이 영화에서처럼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다면, 잠수함에 특수부대를 태워 미 서부지역에 침투해 게릴라전을 펼칠 잠재적인 능력은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보유하는 70여대의 잠수함에 각각 25명 정도의 군인들을 태운다면 수 백여명의 북한군이 미국 본토에 침투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북한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0년간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중 대표적으로는 2002년 개봉한 007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어나더 데이'부터 '스텔스', '솔트' 등 다양합니다.

영화사 관계자들은 레드 던에 이어 북한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과거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냉전시대 여파로 소련이 미국의 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강력한 독재정권 아래 핵무기 개발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은 영화 제작자들에게 흥미로운 소재"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레드 던’의 미국내 흥행몰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수입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