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황금만능주의 퍼지는 북한'

지난 20일 북한 평양 만수교청량음료점에서 한 여종업원이 맥주를 나르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리모델링을 했으며, 7가지 맛의 맥주와 칵테일, 커피 등을 판매하고 있다.

북한에서 돈의 힘이 커지면서 출신성분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은 2천만 주민을 핵심계층, 동요계층, 적대계층 등 3개 계층 51개 부류로 나눠놨습니다.

성분제는 김일성 주석이 1950~60년대 소련의 신분제도를 본따 도입한 겁니다.

조선시대 봉건 신분제도와 비슷한 성분제도는 북한 사회에서 대물림 되고 있습니다.예를 들어, 아버지가 수령이면 아들도 수령이 되고 아버지가 노동자면 아들도 노동을 해야합니다.

또 출신 성분이 나쁜 젊은이는 아무리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 해도 대학에 가거나 좋은 직장에 갈 수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AP통신사는 북한 사회에서 돈의 힘이 커지면서 출신성분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돈의 힘이 강해진 것은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때부터라고 말합니다. 평양 교원대학 출신 탈북자 이숙 씨 입니다.

[녹취: 탈북자 이숙씨] “장마당 장터를 하면서 돈의 가치를 알게 되면서 북한에서는 돈이면 뭐든지 다 해결하고…돈을 우선시 하는 풍조는 1990~2000년 사이에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탈북자들은 돈이 있으면 ‘신분세탁’도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김승철씨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승철씨] “출신성분이 좀 나쁘지만, 돈으로 부족한 걸 극복하고 어떤 하급 간부가 되던지 갈수 없는 학교라든가 그런데 가든지…그런 것들이 좀 있습니다.”

심지어 돈만 있으면 사형 판결까지 바꿀 수 있다고 탈북자 이숙 씨는 말합니다.

[녹취: 탈북자 이숙 씨] “돈이면 총살 당하던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이런 돈 밖에 모르는 이런 나라가 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탈북자 김승철씨는 이 같은 인식 변화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우상화 작업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승철 씨] “최근 들어와서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우상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또는 반응하지 않는 것도 돈이 있으면 출신 성분으로 인해서 할 수 없었던 것을 일부 할 수 있다는 북한 주민들의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결혼 풍조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돈을 중시하는 풍조 때문에 당원이나 출신성분이 좋은 사람보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겁니다.

한편 AP는 돈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해서 북한이 과거에 비해 평등한 사회가 됐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돈으로 신분을 샀다가 적발되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