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사이버 공격 대비 행정명령 검토...파네타 장관, 테러 용의자 고문 인정

진행자)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왔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중국 등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이 오사마 빈 라덴 검거를 위해 테러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고문이 자행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미식 축구 프로팀의 최고 실력자를 가리는 올해 슈퍼볼 대회에서 볼티모어 레이븐스가 승리했습니다.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관광버스가 사고를 낸 뒤 전복돼 승객 8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오바마 행정부가 컴퓨터 해킹에 대비해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킹은 컴퓨터 전산망에 무단 침입하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이 같은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본격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경제 전문지인 ‘파이낸셜 타임스’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우선 국가 주요 시설들을 방어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피해도 줄이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행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진 게 있나요?

기자) 네. 오바마 행정부는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와 상수원 시설 등 주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전산망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모든 시설 대부분이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의 악의적인 공격이 이뤄진다면 이는 곧바로 국가적인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들이 중국의 해킹 공격을 받았다는 최근 폭로도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닐까요?

기자)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 언론사들의 최근 폭로는 중국 해킹의 심각성을 일깨워줬다고 하겠는데요. 이미 뉴욕타임스 신문과 블룸버그 통신,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등이 중국에 불리한 기사를 내보낸 뒤 중국 해커들의 연쇄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무부도 이번 공격으로 인해 컴퓨터 보안체계를 강화할 때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컴퓨터 보안 강화를 위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습니까?

기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전산 시스템의 보안을 강화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재정 지원이 뒷받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전산 관리자의 책임과 권한이 크게 강화될 수도 있습니다. 또 관리가 소홀한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길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번 행정명령은 민간기업 보다는 전력망과 금융 기관, 화학업체, 석유가스기업, 수도업체 등에 주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의 행정명령이기는 하지만 의회의 지원도 필요할 것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이버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의회도 이견이 없어 보이는데요. 행정명령이 먼저 발표되더라도 이것이 법제화 된다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하원인 마이크 매콜 국토안전위원장은 “중국 해커들의 잇달은 공격은 미국이 사이버 공격에 얼마나 취약한가를 보여주고 있다”며 관련 법이 하루빨리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같은 당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도 “이제 외부의 사이버 공격은 가상의 위협이 아니라 실제적인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상원에서도 사이버보안 강화법이 추진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1년 말과, 지난해 4월 두 차례 추진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안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민간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기업체들의 반발로 해당 법안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백악관에서는 더 이상 의회의 입법 활동을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과 이란 등으로 의심되는 사이버 공격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대기업들은 왜 이 법안에 반대한거죠?

기자)문제가 발생할 경우 인터넷 기업들이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자료를 정부에 무제한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조항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인터넷 포털 업체들은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와 사생활이 침해당할 소지가 있는 것은 물론 인터넷 산업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반발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인데요. 테러 용의자들을 상대로 한 미 수사당국의 신문 기법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파네타 국방장관이 과거 중앙정보국의 고문 사실을 인정했다고요?

기자) 네. 이제는 국방부 수장에서 물러나게 되는 리언 파네타 장관은 그 이전에 중앙정보국장(CIA)을 맡았었는데요. 그가 중앙정보국 재직 시절이던 지난 2011년 5월에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우두머리였던 오사마 빈 라덴 기습 작전이 성공을 거뒀습니다. 9.11 테러 사건의 주범인 빈 라덴의 소재가 10년 만에 파악됐던 겁니다. 당시 이를 놓고 중앙정보국이 어떻게 정보를 얻었는지 관심들이 많았는데요.결국 파네타 장관이 이를 시인한 겁니다.

진행자) 파네타 장관이 직접 뭐라고 밝힌 겁니까?

기자) 네. 지난 주말인 2일에 미국 NBC 방송 ‘언론과의 만남’이라는 코너에 출연했는데요. 지난 해 말 개봉하면서 논란이 됐던 빈 라덴 사살 작전을 다룬 영화, ‘제로 다크 서티’에 관한 부분이 언급됐습니다. ‘영화 속에서 고문을 묘사하는 부분이 사실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파네타 장관이 답을 했는데요. 파네타 장관은 우선 “그것은 영화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도 빈 라덴과 관련된 일부 정보는 심문 기법으로 얻어진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문제의 영화에서는 고문과 관련해 어떤 묘사가 이뤄졌습니까?

기자) 물고문 장면이 등장하고요. 성적으로 용의자를 모욕하는 등 고문이나 다름없는 강압적 심문 장면도 포함됐습니다. 영화속에서 수감자들은 목에 줄이 묶인채 개처럼 끌려 다니거나 비좁은 감금 상자에 장시간 갇혀 있기도 하고, 여성 조사관이 있는 자리에서 옷이 벗겨진 채 심문을 받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이슬람권의 반미 시위까지 우려되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보기에는 파네타 장관의 말대로 무리일 것입니다.

진행자) 파네타 장관은 그러나 고문으로 중요한 정보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죠?

기자) 네. 파네타 장관은 사실 심문 기법을 이용하지 않고도 정보 대부분을 분석할 수 있었다면서 그것이 없었더라도 빈 라덴은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사실 파네타 장관을 통해 고문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는데요. 파네타 장관은 당시 빈 라덴 작전 직후 공화당 소속 존 맥케인 상원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강화된 심문 기술을 적용해 얻은 정보도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편지 내용이 알려진 뒤에도 파네타 장관은 그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에서는 지난 3일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슈퍼볼 경기가 열렸었는데, 결과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미국의 수도 워싱턴과 인접한 메릴랜드 주가 현재도 축제 열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볼티모어 레이븐스 팀이 미식 프로 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 경기에서 상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팀을 누르고 12년 만에 정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볼티모어 팀은 3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메르세데스 벤츠 슈퍼돔에서 열린 제47회 슈퍼볼 대회에서 34대 31로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볼티모어팀이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하면서 압승이 예상됐었는데, 정전 사고로 흐름이 깨졌는지 자칫 패할뻔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3쿼터 종료 13분22초를 남겨두고 미국 슈퍼볼 역사상 초유의 정전 사고가 발생한 건데요. 이로 인해 34분 동안이나 경기가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그 뒤 전기가 다시 공급되자 샌프란시스코는 완전히 달라진 경기력으로 본격적인 추격전을 전개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슈퍼볼 역사상 가장 당황스러운 경기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실 뉴올리언스는 지난 2005년 최악의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한 도시인데요. 그 뒤 재건에 성공했다는 점을 이번 대회를 통해 과시할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캘리포니아 주에서 있었던 관광버스 전복 사고 소식 알아보죠. 사망자가 8명이나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산악지역의 한 지방도로에서 관광버스가 앞서 가던 화물차와 승용차들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도로 밖으로 굴러 떨어져 승객 8명이 숨졌습니다. 3일 오후 6시30분쯤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38번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인데요. 당시 버스에는 운전사와 승객 등 39명이 탑승해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사망자 외에도 탑승자 전원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고 원인은 뭐죠?

기자) 사고 현장에 눈이나 비가 온 것은 아니었고요. 다만 이미 어두워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운전자가 시야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거나 부주의로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현재 국립교통안전위원회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사고 버스는 멕시코 여행사 소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 측은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 북을 통해 이번 사고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멕시코 대사관에서 유족들을 충분히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