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6.25 참전 미군 ‘추억 속 소녀 찾기’

한국 국가보훈처 홈페이지에 게재된 리처드 캐드월러더 씨 인터뷰 영상.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올해로 60주년이 됩니다. 하지만 60년이란 긴 세월을 거슬러 당시 만났던 한 한국 소녀를 찾고 있는 미군 노병의 사연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노병의 사연을 뉴스풍경에 담았습니다.

“60년이 지난 지금, 저에게 진정한 영웅이었던 소녀를 만나고 싶습니다.”

[녹취:캐드월러더] “ Hi’ My name is Richard..”

6.25 전쟁에 미 공군으로 참전했던 리처드 캐드월러더 씨가 자신의 도움으로 화상 치료를 받았던 한국인 소녀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영상편지를 한국 정부에 보내왔습니다.

한국 보훈처는 올해 82세의 백발 노병의 사연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지난 달 31일부터 `화상 소녀 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캐드월러더 씨는 영상편지에서, 60년 전에 만났던 소녀에 대한 기억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히 전했습니다.

[녹취:캐드 월라더] “ 1953, one winter night..”

캐드월러더 씨가 털어놓은 사연은 이렇습니다. 1953년 어느 겨울 밤, 한 한국 여성이 딸을 데리고 자신이 근무하던 경기도 화성의 미 공군 막사 문을 다급하게 두드렸습니다. 12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는 집에서 불을 피우다가 휘발유 통이 터져 얼굴과 몸에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캐드월러더 씨는 당시 소녀가 턱에서부터 허리까지 모두 심각한 3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캐드월러더] “ Been seriously burned..”

두 모녀는 8킬로미터의 거리를 걸어 매주 한차례 공군 막사의 군의관에게 치료를 받았는데요, 캐드월러더 씨는 당시 소녀의 치료과정을 보며 두 모녀의 의지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6주 동안 치료를 받던 중에 우연히 막사를 방문한 미군 이동외과병원(MASH) 지휘관에게 소녀가 제대로 치료를 받길 원한다며 간곡히 부탁했고, 2시간 안에 막사로 소녀를 데리고 오면 미군 병원으로 이송이 가능하다는 허가 받았고 캐드월러더씨는 촉박한 시간을 앞두고 소녀를 찾았고 두 모녀는 부산 미군병원으로 향하는 헬리콥터에 몸을 실었는데요, 보훈처에 따르면, 당시 민간인이 미군 헬기를 타고 후송돼 병원 치료를 받는 일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캐드월러더씨는 두 모녀와의 이별이 마음 아팠지만 소녀의 치유를 간절히 바랬는데요, 그리고 3개월 후 캐드월러더씨는 소녀와 우연히 마주치게됐고 몰라보게 나아진 모습에 크게 기쁨을 느꼈다고 회고했습니다.

[녹취:캐드월러더] “Miraculously a few month later..”

캐드월러더 씨는 60년이 지난 지금, 소녀를 다시 만나고 싶은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녹취:캐드월러더] “ I have always remembered the remarkable..”

당시 눈물 한 방울, 불평 한 마디 없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과 무시무시한 불확실성을 견뎌낸 어린 한국인 소녀가 보여준 놀라운 용기를 항상 기억하며, 그 소녀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었다는 겁니다.

캐드월러더 씨는 생전에 소녀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더 없는 영광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녹취:캐드월러더] “ I would consider..”

살아 있다면 70이 넘은 노인이 됐을 소녀를 애타게 찾고 있는 리처드 캐드월러더 씨 역시 지금은 살아온 날이 앞으로 살 날보다 많은 백발 노병인데요, 한국전쟁 정전60주년을 맞아 참전미군의 순수한 선행에 감동받은 네티즌들은 인터넷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캐드월러더 씨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