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 인준…예산 자동삭감 현실화 우려

진행자)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왔습니까?

기자) 네. 척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가 상원의 인준을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 협상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예산 자동삭감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뉴저지 주에서 온라인 도박을 허용하는 법이 제정됐습니다. 흑인 민권운동가 로자 파크스의 동상이 연방 의사당에 헌정됩니다. 미국의 유명 맥주회사가 소비자들의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입니다.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가 드디어 상원의 인준을 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이글 전 상원의원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국방장관에 지명된 게 지난 달 7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26일) 전체회의에서 과반의 찬성으로 인준안이 가결됐으니까 거의 50일 만입니다. 인준안에 대한 상원의 표결 결과 발표를 들어보시죠.

[녹취: 표결 방송] "The ayes 58, the nays 41. The nomination is confirmed."

상원 전체회의 표결에서 찬성 58, 반대 41로 인준안이 통과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국방장관 인준안이 방해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었는데, 결국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마음을 돌린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으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은 켄터키 주 출신의 랜드 폴 의원과 태드 코크란, 마이크 조핸스, 리처드 셸비, 이렇게 4명이었습니다. 국방장관 자리는 국가 안보를 위해 중요한 자리인 만큼 전임자인 리언 파네타 장관은 퇴임식을 가진 이후에도 직무를 계속 수행해 왔는데요. 이제 헤이글 지명자에게 모든 권한을 넘겨줄 수 있게 됐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오늘 취임식을 갖고 국방장관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합니다.

진행자) 국방부는 그야말로 여러 현안들이 산적해 있을 텐데요. 헤이글 신임 장관이 당장 처리해야 할 현안들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헤이글 장관은 곧바로 국방 분야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 자동삭감 문제에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당장 이번 금요일, 그러니까 3월1일부터 이른바 시퀘스터가 가동될 수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대표의 발언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대표] “In three days, across-the-board cuts to defense spending are…”

어제(26일)를 기준으로 불과 사흘 뒤면 국방부의 예산이 대폭 삭감될 수 있다면서, 국방부는 이 같은 예산 삭감에 대비할 수 있는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대한 완전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해야 합니다. 또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에 대처해야 하고요. 러시아와는 추가 군축회담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상원의원 출신인 헤이글 지명자가 그동안 같은 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던 이유,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한마디로 헤이글 지명자가 공화당 주류와 다른 행보를 걸어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헤이글 지명자는 미국 정치권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유대계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었고요. 이스라엘 뿐아니라 미국에도 위협이 되는 이란 제재안에 반대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 그리고 마치 반전운동가처럼 이라크 추가 파병에도 반대했던 전력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적어도 이들 사안들은 미국의 안보를 책임질 국방장관으로서 적합한 면모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지난 해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피습 사건으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공화당 측이 이번 인준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제이콥 루 재무장관 지명자 인준안에 대한 상원 전체회의 표결은 언제 진행됩니까?

기자) 네. 루 지명자 인준안은 어제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의결됐고요, 전체회의 인준 표결을 앞두고 있는데요,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해리 리드 대표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전체회의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에서는 루 지명자가 무난히 인준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상임위 표결 결과가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찬성이 19표였고, 반대가 5표에 불과했습니다. 재무위 역시 민주당 의원들이 다수인 가운데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나 전체회의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 시한이 불과 이틀 남았는데요, 정치권에서는 아직 협상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죠?

기자) 네. 오히려 양측의 공방만 가열되는 분위기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26일)도 외부 정치행사를 통해 공화당을 비판했고요. 예산 자동감축이 일어나면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저소득층이 더욱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어내기 위해 정치적 행보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는데요. 민주당에 대해서도, 상원을 장악하고 있으면 뭔가 관련 법안을 내놔야 할 것 아니냐고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 일부 강경 인사들은 예산 자동삭감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년 전 공화당 내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단체, 티파티 계열 의원들이 그 같은 주장을 펴고 있는데요. 이번 시퀘스터와 같은 방식이 아니고는 연방정부의 고질적인 재정적자를 해소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예산 자동삭감의 충격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정치권이 협상에 소극적인 이유는 뭘까요?

기자) 우선 지난 해 말 불거졌던 이른바 ‘재정절벽’ 상황과 지금의 시퀘스터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정절벽의 경우 지난 해 말 정치권이 합의를 하지 못했다면 올해부터 미국인들의 세금 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되는 상황이었는데요. 결국 국민들이 당장 피해를 입게 되느냐 여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시퀘스터는 정부의 예산 운영에는 큰 어려움이 있을지 몰라도 국민들에게 당장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결국 시퀘스터 시행을 좀 더 늦추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언론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대부분 시퀘스터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복잡한 재정 문제를 당장 해결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시퀘스터 시행은 좀 더 늦출 수 있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경제적 충격과 비난여론을 감안해서 의회가 막판에 시퀘스터 연장에 합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진행자) 뉴저지 주가 온라인 도박을 허가하는 법을 제정했다고 하죠?

기자) 네. 온라인 도박은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미국 도박산업의 중심지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네바다 주에 최초의 온라인 도박을 허용한데 이어서, 동부의 또 다른 도박 도시 애틀랜틱시티가 자리잡고 있는 뉴저지 주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온라인 도박을 허용합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어제(26일) 주 상하 양원을 통과한 온라인 도박 허용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는 도박산업을 승인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지방 정부들이 도박 산업을 유치하거나 승인하는 데는 재정 수입 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법안 서명 직후, 이번 법이 주 전체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동시에 애틀랜틱시티의 경쟁력을 더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온라인 도박에서 나오는 막대한 간접세로 부족한 세수를 메울 수 있기 때문인데요. 뉴저지 주의 이번 법에는 그러나 시간 제한과 도박중독 치료 프로그램 운용비 증액 등 일부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흑인 민권운동의 어머니로 불리는 로자 파크스의 동상 헌정식이 오늘 열린다고요?

기자) 네. 잠시 뒤 오전 11시에 의회 의사당에서 흑인 민권 운동가인 로자 파크스의 동상 헌정식이 열립니다. 이 자리에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해서 축하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의사당 안에는 여러 위인들의 동상이 있지만 흑인 여성의 동상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로자 파크스가 어떤 인물인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로자 파크스는 지난 1955년,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에서 퇴근길 버스에 올랐다가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고 맙니다. 이 사건은 흑인들의 대규모 반발로 이어져서 전국적인 인종분리 저항 운동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이 운동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참여하게 되고 결국 미국 민권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버드와이저’ 맥주로 유명한 ‘안호이저-부시’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맥주에 정량보다 많은 물을 섞어서 알코올 농도를 희석시켰다는 이유인데요. ‘안호이저-부시’ 사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그 같은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주장입니다. 실제 표기된 알코올 농도보다 낮게 만들어진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해당 업체 측은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