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들, 북한 인권 개선 촉구

지난 2011년 12월 서울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열린 시위. (자료사진)

납북자 가족과 탈북자, 인권단체들이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에 관한 조사위원회 설립을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13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와 납북 피해자 가족의 증언을 청취하는 민간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단체의 줄리 리베로 제네바 국장은 행사 직후 ‘VOA’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조사위원회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베로 국장] “We wanted to show what they have been suffering…”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 정권의 반인도범죄 여부를 조사하는 강력한 결의안이 제출되는 시기에 맞춰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고 싶었다는 겁니다.

이날 행사에는 14호 개천관리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와 한국의 납북 어부 출신 최욱일 씨, 그리고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이 참석해 증언했습니다.

또 북한인권 전문가인 데이비드 호크 북한인권위원회 고문이 수용소 실태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ICNK)의 권은경 간사는 참석자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은경 간사] “주제 자체가 정치범수용소와 납북자 문제. 다루스만 보고관이 언급했던 9가지 유형 가운데 중요한 두 가지 유형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사람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이 오시고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도 오시고 그래서 행사가 아주 좋았습니다.”

행사에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주요 인권단체와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성통만사),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납북자가족모임, 일본의 납북자 단체 등 많은 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유엔 조사위원회 설립과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납북자가족 모임의 최성룡 대표는 이날 ‘VOA’에, 유엔의 압박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성룡 대표] “우리 한국 정부가 그렇게 노력을 해도 (북한은) 확인 불가, 연락 두절 이런 식으로 답변을 하니까 유엔에서 좀 강제적으로라도 그런 것들에 대한 설명과 생사 확인을 정확하게 해 주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가족들을 모시고 제네바에 온 겁니다.”

최성룡 씨 등 납북자 가족들은 이미 유엔의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에 사건을 접수한 뒤 북한의 통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의 6.25 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는 유엔 조사위원회가 6.25 전쟁 당시 민간인 납북 범죄를 조사해야 한다며 제네바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앞서 김영일 성통만사 대표는 지난 11일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 관련 회의에서 탈북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정권의 체제와 직결돼 있다며, 국제사회가 조사위원회를 설립해 정의를 바로 세워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휴먼 라이츠 워치 역시 이 회의에서 조사위원회 설립을 촉구했으며, 국제 인권법률단체인 쥬빌리 캠페인은 조사위 설립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리베로 국장은 민간단체들의 연대 노력으로 조사위원회 설립이 가시화 되고 있다며, 북한 지도부가 개선 조치를 취할 때까지 압박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