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10주년 평가 엇갈려...연방 정부 재정 협상 둘러싼 설전 계속

진행자)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왔습니까?

기자) 네. 미국에서는 이라크 전쟁 발발 10주년을 앞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연방 정부의 재정 협상을 둘러싸고 정치권은 지난 주말에도 갑론을박 설전을 벌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히스패닉계 관료를 새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 중국 지사가 뇌물공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는 20일이면 이라크 전쟁이 발생한지 꼭 10년이 되는군요?

기자) 네. 지난 2003년 3월 시작된 이라크 전쟁이 곧 1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요. 얼마전 브라운대 왓슨국제문제연구소에서 이를 평가하는 보고서가 발표된 뒤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라크 전쟁이 지난 9.11 테러의 주범 알카에다를 약화시킨 것은 물론 중동에서 벌어진 이른바 ‘아랍의 봄’을 촉발한 계기가 됐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 또 효과 등을 지적하며 실패한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정치인들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아무래도 이라크 전쟁 참전용사 출신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섰는데요. 공화당의 톰 코튼 하원의원은 어제(17일) CNN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서 이라크전이 정당하고 숭고한 전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코튼 의원은 이라크에 참전했던 용사들은 큰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민주당측은 다른 의견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시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인 민주당의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도 같은 방송에 출연했는데요. 그는 이라크전의 승리는 아직 확실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개바드 의원은 특히 이라크전에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또 그곳에 수조 달러를 들인 가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미군 참전용사들에 대한 얘기도 나왔나요?

기자) 물론입니다. 두 의원의 전쟁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이라크전 등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와 혜택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는데요. 개바드 의원은 이라크전을 비롯한 모든 미국의 참전용사들에게 더 나은 대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고요, 코튼 의원 역시 보훈처가 참전용사들에게 충분한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의회에 많은 참전용사들이 진출한 만큼 이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정관계 인사들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게이츠 전 장관은 이라크전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반면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는데요. 미국민들은 언젠가 자신의 형이 보여준 결단력을 존경하게 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더 흐르면 역사는 더 객관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평가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일반 미국인들은 이라크 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 미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랭어 리서치’가 최근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8%가 전쟁비용 대비 효과를 기준으로 볼 때 이라크전은 치를 만한 가치가 없는 전쟁이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이라크전이 미국의 안보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0%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는 10년전 이라크전 발발 초기의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는 것인데요.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10명 가운데 8명이 이라크전을 지지했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최근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가 아프간전을 가치없는 전쟁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라크 전보다 1년 반 정도 앞서 시작된 아프간전 역시 초기에는 찬성률이 90%를 넘어선 바 있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초 미국인들은 이라크전이나 아프간전이 이처럼 오래 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인명 피해가 큰데다 예산 소모도 너무 많았다는 지적입니다. 또 이라크전과 아프간전, 두 전쟁 모두 국가안보라는 명분을 내걸고 시작했지만 그 어느 쪽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주요 현안인 정부의 재정 문제를 둘러싸고 정치인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재정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측은 예산 감축과 함께 추가 세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공화당은 세금 인상에는 절대 찬성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ABC 텔레비전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서 밝힌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존 베이너 하원의장] The president got his tax hikes on January 1. The talk about raising…”

대통령은 이미 지난 1월 1일부로 세금을 인상했고 그것으로 더 이상의 재정 확대 논란은 끝난 것이라면서 이제는 지출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일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서서히 공화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가령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의원의 경우 민주당이 공화당의 예산 지출 삭감안에 동의해 준다면 어느 정도의 재정 확대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힌 겁니다. ‘폭스 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서 밝힌 코커 의원의 발언 내용 들어 보시죠.

[녹취: 밥 코커 공화당 상원의원] “I think Republicans, if they saw true entitlement reform, would be…”

만일 민주당이 공화당이 요구하는 사회복지제도의 개혁에 찬성해 준다면 세제 개혁과 추가 재정 수입에 그다지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꼭 세율 인상이 아니더라도 조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측에서 모처럼 반길 만한 발언인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민주당의 리처드 더빈 의원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는데요. 이 부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리처드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 “I think Bob [Corker] just gave an honest and constructive answer…”

코커 의원이 정직하고 건설적인 발언을 한 것 같다면서 일단은 기본 원칙에 대한 의견이지만 이를 좀 더 발전시켜서 양측이 합의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지난 주말에는 공화당의 주요 행사가 열렸죠?

기자) 네. 지난 15일 공화당이 주축인 미국 보수세력 결집체, ‘보수주의 정치행동회의(CPAC)’ 연차총회가 워싱턴 내셔널 하버에서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인기투표를 벌였는데, 가장 선호하는 인물에 켄터키 주 출신 랜드 폴 상원의원이 뽑혔습니다. 한편 이번 총회에는 미트 롬니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여러분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지 못해 송구하다며 앞으로 공화당의 발전에 공헌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곧 새 노동부 장관을 지명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톰 페레즈 법무부 차관보를 말하는 것인데요. 백악관은 오늘(18일) 오바마 대통령이 페레즈 차관보를 새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노동부 장관 자리는 지난 1월 힐다 솔리스 장관의 사임 후 공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진행자) 페레즈 법무부 차관보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페레즈는 차관보는 사실 법무부로 옮기기 직전까지 메릴랜드주 노동부 장관으로 근무했었습니다. 당시 그는 소비자와 노동자 권리보호에 주력해 왔는데요. 도미니카공화국 이민자 출신인 페레즈는 이민자 등이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온 헌신적인 관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재무장관에 취임한 제이콥 루 신임 장관이 곧 중국을 방문한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군요?

기자) 네. 제이콥 루 신임 재무장관이 취임 뒤 첫 해외 방문으로 오는 19일부터 중국을 방문합니다. 이번 방중은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이뤄지는데요. 루 장관은 최근 취임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고 면담을 통해 양국 관계 전반에 걸친 오바마 대통령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루 재무장관에 이어 존 케리 국무장관도 다음달에 동북아시아를 순방하면서 중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법무부가 미국의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의 뇌물공여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월스트리트 저널 중국지사가 취재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중국 관리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해당 기자가 한 중국 관리와의 취재 과정에서 통상적인 식사 수준을 넘어서 향응과 여행을 제공했다는 의혹입니다. 법무부가 이 같은 제보를 받고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신문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 제보가 고의로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죠?

기자) 네.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은 지난해 3월에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부인 구카이라이의 영국인 사업가 독살 사건 관련 기사를 실었는데요. 중국 지도층의 권력 투쟁과 부정 축재, 부패에 관한 내용을 다룬 겁니다. 따라서 신문 측은 이에 대한 불만으로 허위 제보가 나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