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한국에 확장 억지 제공 재확인...북한 이틀째 개성공단 진입 금지

한반도 주요 뉴스를 간추려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거듭 확인했는데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척 헤이글 장관이 어제(3일) 국방부 청사에서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 억지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미국의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을 평화의 길로 나서도록 유도하기 위해선 외교적 노력이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또한, 헤이글 장관은 북한 위협의 심각성을 거듭 지적했지요?

기자) 네, 북한이 핵 능력과 운반 능력을 갖추고 호전적 수사를 고조시키고 있으며, 지난 몇 주간 북한이 보인 행동은 한국, 일본 등의 이해에 실질적이고 분명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미 국방대학교에서 국방 전략과 예산 문제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한 말인데요,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부가 괌과 하와이 기지까지 겨냥한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헤이글 장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을 동해안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포착됐지요?

기자) 북한이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동해안으로 이동시킨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국 정부 소식통들이 오늘 (4일) 밝혔습니다. 미사일에 탄두가 장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은 기차를 이용해 이 미사일을 동해안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번도 시험발사된 적 없는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천~4천km로 미국 괌까지 타격이 가능하며 길이 12~18.9m, 지름 1.5~2m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또한, 북한은 미국을 겨냥해 강력한 군사적 실전 대응 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미-한 연합 군사훈련에 미군의 B-52, B-2 전략폭격기와 F-22전투기, 핵잠수함 등이 참가한 것을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핵 위협이 계속된다면 소량화, 경량화, 다종화된 북한의 첨단 핵 타격 수단으로 미국을 파괴할 것이며 혁명무력의 무자비한 작전이 비준됐음을 정식으로 미국 백악관과 펜타곤에 통고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반도의 긴장 상황에 대한 책임은 백악관과 국방부인 펜타곤에 있다면서, 오늘 내일 당장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폭발 전야 상황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위협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백악관은 미국에 대한 공격을 위협한 북한 군의 담화에 대해 ‘도움이 되지 않는 비건설적인 조치’라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캐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어제(3일) 북한의 발표는 “계속되고 있는 도발적 성명을 하나 더 추가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태평양의 미국 영토인 괌에 고고도 방어체계를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몇 주 안에 배치될 예정인 새 방어체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 대응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예방 조치라고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북한이 이틀째 한국 근로자들의 개성공단 진입을 막았습니다. 다만 개성공단에 있는 한국 근로자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허용해 오늘 일부 근로자들이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를 거쳐 한국으로 귀환했습니다.

북한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조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공단 주변에 평소보다 많은 무장군인이 배치됐고 북한 측 남북출입국사무소의 검문검색도 한층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체들은 북한의 진입 금지 조치로 자재 반입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음 주면 여러 회사에서 조업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 국무부는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금지 발표에 유감을 표시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어제(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 금지 발표는 유감스런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의 발표는 북한 주민들을 밝은 미래로 나아가게 하기 보다는 더 고립시키는 조치로, 철회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 당국의 이런 조치가 개성공단에 고용된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과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도 공단이 폐쇄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북한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경제에서 개성공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미하지만, 전체 무역 규모가 60억 달러 정도에 불과한 북한에게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9천만 달러 정도의 현금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또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5만4천여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이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20만 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개성공단이 사라지면 북한은 한국 기업들로부터 새로운 기술이나 경영기법 등을 배울 기회도 잃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핵무장과 함께 경제발전을 중요한 목표로 채택한 북한에 개성공단 폐쇄 같은 위협 조치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도발 위협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 언론들은 오바마 행정부에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소개해 주시죠?

기자) 미국의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어제(3일) 사설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김정은의 허세’에 협상으로 응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협상의 덫에 걸렸던 전임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이를 잘 피해가고 있다며, 이런 자세를 계속 유지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사설에서 미국은 북한 정권의 낡고 익숙한 도발 위협에 협상으로 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강화를 권고했습니다. 전임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고위층을 겨냥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계좌를 동결한 게 평양에 큰 충격을 줬던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밖에 ‘시카고 트리뷴’ 신문은 김정은이 실질적인 도발 보다는 주민 결집과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