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부 단독 총기 규제 방안 검토...보스턴 테러 부상자들, 막대한 치료비 부담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총기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언론사 트위터 계정이 해킹을 당해 백악관이 테러 공격을 받았다는 헛소문으로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등에게 독극물 편지를 보낸 혐의로 붙잡혔던 용의자가 석방됐습니다. 보스턴 폭탄 테러 부상자들이 막대한 치료비로 부담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총기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일 의회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정부 단독으로라도 총기 규제안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상원의 총기 규제 논의는 운동경기에 비유하면 1회전에 불과하다며, 이제 곧 2회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또 다시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지난 1월, 코네티컷 주 초등학교 총기 참사가 벌어진 지 한달 만에 여러 총기 규제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내렸는데요. 문제는 상당수 굵직한 조항들은 의회의 승인, 즉 별도의 법제화가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의회의 지지 없이도 가능한 또 다른 방법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얘기를 직접 들어 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Even without Congress, my administration will keep doing…”

의회가 아니어도 정부 차원에서 총기 사고를 줄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실효성이 있을까요?

기자) 네. 당장 고성능 무기와 대용량 탄창을 규제하지는 못하더라도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확인이나 각종 사회 안전망을 정비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인데요. 이 부분도 들어 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are going to address the barriers that prevent states from…”

총기 구매자들의 신원 조회와 분실 도난 총기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사법 당국에 지시하겠다는 겁니다. 또 정부 차원에서 각급 학교를 보호할 수 있는 비상 계획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의회는 요즘 어떤 분위기입니까?

기자) 한마디로 총기 규제에 관련해 추진력을 잃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 추진해 온 진보 성향의 의원들이 허탈감에 빠져 있는데요. 상원 표결 조차 무산되자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에서는 아예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하원 총기폭력방지 전담팀 의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의 마이크 톰슨 의원의 얘기 들어 보시죠.

[녹취: 마이크 톰슨 민주당 의원] “I will vote for it, but I do not want to co-author.' And I asked…”

총기 규제안을 놓고 만일 표결이 이뤄진다면 자신은 찬성하겠지만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요구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정치적 현실로 볼 때 보수파 의원들이 동조하기 어렵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총기 옹호 단체들의 막강한 로비력에 의회 내에서 총기 규제의 목소리가 묻히는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상원에 제출된 이번 총기 규제안을 부결시키기 위해서 미국총기협회(NRA) 등 총기옹호단체들이 강력한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총기소지자단체 (GOA) 대표인 마이클 해먼드 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마이클 해먼드 총기단체 대표] “What they have reason to be afraid of is 100,000,000…”

의원들은 1억 명에 달하는 미국내 총기 소지자들의 영향력을 무서워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는 마치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들이 이를 버리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어찌 보면 자신들의 로비력을 과시하는 발언으로도 비쳐지는데요. 해먼드 대표가 이끄는 이 단체는 상원 총기 규제안을 지지한 의원 가운데 내년에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15명을 겨냥해 이미 낙선운동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래도 이번 규제안에는 찬성 여론이 훨씬 많지 않았나요?

기자)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 규제안이 상원에서 무산되자 당초 이 방안에 찬성했던 미국인들도 점차 돌아서는 분위기인데요.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들의 49% 만이 상원에 제출된 총기 규제안에 아직까지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찬성률이 80%를 웃돌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현상입니다.

진행자) 어제(23일) 한 때, 미 백악관에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는 괴소문이 돌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 해커들의 소행으로 드러났는데요. 어제 미국 AP통신의 트위터 계정에, 백악관에서 2차례 폭발이 있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다쳤다는 내용이 올라 왔었습니다. 그러자 AP통신 측이 곧 내용이 가짜라고 해명했는데요.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오바마 대통령은 무사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누가 그 같은 해킹을 했는지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시리아 전자군’으로 알려진 해커 조직인데요. 자신들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라고 스스로를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해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점도 시인했습니다. 이 단체는 앞서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과 CBS뉴스, 영국 BBC방송의 트위터 계정들도 잇달아 해킹해 성공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해커 집단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까지 해킹을 시도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아무래도 자신들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또 언론사를 해킹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 일반인들에게 알리기도 쉽고 그 만큼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사들을 해킹의 주요 목표물로 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영향력이 적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백악관 테러 소문에 증시까지 출렁였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이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에 뉴욕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어제(23일) 한때 150포인트나 떨어졌었는데요. 결국 헛 소문으로 판명나자 증시가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는 후문입니다. 한 두 문장의 짧은 트위터 글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생각케 하는 대목인데요. 꼭 해킹이 아니더라도 최근 들어 자유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트위터와 같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의 영향력은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과 상원의원에게 독극물 편지를 보냈다는 용의자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고요?

기자) 네. 미국 수사당국이 문제의 독극물 괴편지 발송 용의자로 폴 케빈 커티스라는 전직 모창가수를 붙잡았었는데요. 법원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기소 철회와 석방을 명령했습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추가 증거가 나오면 다시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독극물이 결정적 증거가 될텐데, 발견되지 않은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사당국이 용의자 커티스의 자택을 철저히 수색했지만 편지에 담겼던 독성 물질 ‘리신’의 아무런 성분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이제 커티스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이는 동시에 평소 그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의 공군기지에도 독극물 우편물이 발견됐다면서요?

기자) 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이 밝힌 내용인데요. 어제(23일) 일상적인 우편물 검사 도중 워싱턴 인근 공군기지로 배달될 우편물 가운데 수상한 편지를 찾아냈다고 합니다. 검사 결과 생물학적 독성물질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독극물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들어 이 같은 독극물 편지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데요. 대통령과 상원의원 외에도 미시시피주 법원에도 역시 리신이 담긴 우편물이 발송됐었고요. 지난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해군 지원시설에도 의심스러운 편지가 도착했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로 다친 사람들이 엄청난 치료비로 고통받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미국에서는 의료보험이 없으면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마라톤대회 현장에 있다가 뜻밖의 변을 당한 부상자들이 엄청난 치료비 때문에 재활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미국의 NBC 뉴스 등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설령 의료보험이 있다 하더라도 팔이나 다리 등 신체 일부가 절단된 중상자들에게 정작 의수나 의족, 보철 등은 보험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에 큰 경제적 부담이 따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희생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스턴 테러 희생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이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원 펀드 보스턴’이라는 지원 단체에 2천만 달러가 모아졌습니다. 이 기금은 토머스 메니노 보스턴 시장과 드발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는데요. 일반인들의 기부는 물론 대기업체들의 후원 약속도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