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종교자유위, 북한 '최악의 종교탄압국' 재지정

지난달 14일 북한 주민들이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평양 만수대에서 김일성과 김정은 동장에 절하고 있다.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가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대상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이 기구는 김 씨 가족에 대한 우상화가 계속되는 한 북한에서 종교자유와 인권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30일 발표한 `2013 연례 종교자유보고서'에서 북한 등 15개 나라를 특별우려대상국(CPCs)으로 지정했습니다.

특별우려대상국은 국민의 종교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박해를 용인하는 나라를 말합니다.

보고서는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올 1월까지 북한 내 인권과 종교자유 상황에 아무런 개선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모든 종교 활동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고, 김 씨 가족을 사이비 종교처럼 계속 극단적으로 우상화시키며 숭배를 강요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의 녹스 테임즈 정책연구국장은 30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종교자유 상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임즈 국장] “It’s incredibly bad! We’ve been monitoring North Korea ever since the commission was established in 1998…"

위원회가 설립된 1998년 이후 북한의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지만 북한의 종교자유와 인권 상황은 늘 최악 가운데 하나였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에서 지하교회 활동을 하는 개신교도들이나 점을 보는 사람들은 체포나 구금, 심지어 처형까지 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종교를 접한 뒤 강제북송된 탈북자들은 가혹한 처벌을 받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상당한 규모의 종교인들이 수감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테임즈 국장은 이런 심각한 실태가 핵 등 안보 문제에 가려 주목을 덜 받으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임즈 국장] “While the nuclear issue dominate to headline, issue of religious freedom…”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정책과 회담에서 인권과 종교자유 사안을 의무적으로 다루고, 역내 동맹국들과 협력해 개선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인권법을 전적으로 이행하고, 북한 내 정보흐름의 활성화와 북한 민주화와 인권 개선을 위한 민간단체 지원 기금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국이 국제법을 준수해 탈북자를 강제북송하지 못하도록 압박과 설득을 강화할 것도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에서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가 계속되는 한 인권이나 종교자유의 극적인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외 지원의 초점을 장학금과 지도자 교육을 통한 탈북자 사회 내 잠재적 전문가와 지도자 그룹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모든 주민들이 완전한 종교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유엔 인권이사회가 실시한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 참석한 강윤석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법제부장의 말입니다.

[녹취: 강윤석 부장] “헌법 68조에는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지며 이 원리는 종교 건물을 짓거나 종교 의식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장된다고 규제하고 있습니다. (중략) 사람들은 자기 신념에 따라 어떤 종교든지 자유로이 믿을 수 있습니다. 종교인들은 수도에 있는 봉수교회당, 장충성당을 비롯한 전국의 70여 개 성당, 교회당, 사원에서 종교의식을 자유롭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제종교위가 지목한 15개 특별우려대상국에는 북한 외에 중국과 이란, 수단, 우즈베키스탄 등이 포함됐습니다.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보고서에서 지정한 나라들을 미 정부의 종교자유 특별우려대상국에 포함시켜 압박과 제재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