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24주년, 미-중 '신경전'...미국, 이란에 추가 경제 제재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의 텐안먼 사태 24주년을 맞아 미국에서 인권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등 양국간 신경전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란 화폐와 자동차 업계 등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미국이 요르단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첨단 무기와 전투기들을 동원합니다. 경찰이 용의자의 유전자 정보를 채취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미국내 상당수 지역들이 각종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텐안먼 사태가 24주년을 맞았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양국간 신경전은 이미 텐안먼 사태 기념일을 앞두고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미 국무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어제(3일) 정례브리핑에서 톈안먼 사태는 무고한 생명들을 빼앗아간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시위 참가자와 가족들에 대한 탄압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는데요. 이 같은 발표가 있은 뒤 곧바로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해마다 텐안먼 사태와 관련한 사실을 무시하고 중국정부를 근거없이 비난하고 있다며 이제는 편견을 버리고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응수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도 텐안먼 사태 당시 참가했던 일부 민주 인사들이 머물고 있는데, 이들이 의회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죠?

기자) 네. 중국의 반체제 학자 양젠리 등 미국에 머물고 있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 참가자들이 어제(3일) 미 의회 외교위원회가 주관한 톈안먼 민주화 운동 24주년 기념 좌담회에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중국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양젠리 중국 반체제 인사] “This is a crucial moment to signal to the leadership of China that…”

양젠리 씨는, “중국 지도부에게 지금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결정적인 순간”이라면서 “이는 전적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또 오는 7일 미국에서 열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인권 문제를 핵심 의제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의회 좌담회에서 의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 의원들은 중국내의 총체적인 인권 문제를 지적했는데요. 가령,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텐안먼 사태는 불행히도 일회성 사건으로 그치지 않고, 중국 내에서 반복되는 인권 유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부분 들어보시죠.

[녹취: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 “China today is the torture capital of the world. Its victims…”

중국은 요즘 세계적인 고문의 본거지가 되고 있다면서, 희생자들 가운데는 종교인은 물론, 미국으로 망명한 천광청 인권 운동가나 공안에 사로잡힌 정치 수감자 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도 텐안먼 시위 참가자에 대한 박해를 막아 달라는 내용이 올라왔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백악관 인터넷 청원 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지난달 26일 올라온 내용입니다. 톈안먼 시위에 참가했던 민주 인사들에 대한 박해를 막아 달라는 청원이었는데요. 뉴욕에 사는 B.T라는 아이디를 가진 인터넷 이용자가 영어로 올린 청원문에는 ‘중국 당국이 톈안먼 민주 인사들을 석방하고 이들에 대한 탄압을 중지하도록 오바마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해 줄 것을 간청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시위 참가자들이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해를 받고 있다는 얘기입니까?

기자) 네. 이번 청원문에는 ‘24년 전 평화 시위자들이 군인들에게 무참히 살육된 유혈 시위를 전 세계는 영원히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당시 시위 참가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탄압과 박해를 받거나 해외를 떠돌고 있다’는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이같은 청원이 제기됨에 따라 중국 민주 인사들과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서명 대열에 얼마나 동참할 지가 주목되는데요. 백악관은 청원 사이트 규정에 따라 청원자가 10만명을 넘으면 공식 답변을 해야 합니다.

진행자)미국이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 조치를 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이란 화폐 리얄화와 자동차 업체에도 추가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 시도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조치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밖에서 이뤄지는 리얄화 환거래와 이란 자동차 업계와의 거래를 제재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어제(3일)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란 리얄화를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앞으로 리얄화로 표시된 계좌를 유지하거나 리얄화로 거래하는 외국 금융 기관들은 모두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그러니까 리얄화 계좌는 모두 폐쇄해야 합니다. 안그래도 이란은 지난해부터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시작된 이후 리얄화의 가치가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이번 제재 조치로 이란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앞서 이란에 대해서는 또 어떤 제재가 있었죠?

기자) 네. 지금까지 미국의 이란 제재는 원유 수출 금지 등 에너지 분야에 주로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또 이란의 주요 당국자나 기업체 인사들의 미국 출입국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이란의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주요 산업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업계를 압박해서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자금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중동 국가 요르단에 미군 무기가 동원된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시리아 인접국 요르단에 군사 훈련 목적의 미국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과 F-16 전투기가 동원됩니다. 미국과 요르단은 최근 시리아 내전 사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상호 방위용 군사 장비들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군 중부사령부 측은 이번에 동원하는 미사일과 전투기는 다음달 ‘이거 라이온(Eager Lion)’ 합동 훈련을 위한 연습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거 라이온’ 훈련이라는 것이 어떤 겁니까?

기자) 네. 미국이 매년 요르단과 실시하는 대규모 육해공 합동 군사 훈련입니다. 이 훈련에는 양국뿐 아니라 중동 여러 나라들과 유럽 국가들도 참가하는데요. 요르단은 시리아와 이라크, 레바논 등에 둘러싸인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에 미국이 군사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어서 긴장이 더 고조되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올해 ‘이거 라이온’ 훈련에 더욱 공을 들이는 이유인데요. 중동 지역은 그동안 시리아와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헤즈볼라가 다른 인접국가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돼 왔습니다. 지난 2일에도 헤즈볼라 무장대원들이 시리아 반군과 전투를 벌여 사상자가 적잖이 발생했습니다. 헤즈볼라는 현재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시아파 분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시리아와 함께 이스라엘을 공동의 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국내 소식을 살펴보죠. 미 연방대법원이 경찰의 유전자 정보 수집 활동이 정당하다고 결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어제(3일) 범죄 용의자들에 대한 경찰의 유전자 정보 채취가 정당하다고 결정했습니다. 전체 9명의 대법관들 가운데 찬성 의견을 내놓은 5명의 대법관들은 유전자 정보 이외에 범죄 행위를 증명하기 매우 어려운 경우, 경찰이 유전자를 채취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한 수사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무리 용의자라 하더라도 경찰이 유전자 정보 채취를 강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란이 적지 않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로 인권단체들 사이에서는 개인이 동의하지 않는 가운데 경찰이 유전자 정보 채취를 강행하는 것은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해 왔는데요. 이번 대법원 결정이 1표 차인 5대4로 결정된 것만 봐도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반대한 4명의 대법관들은 소수 의견을 통해서 해당 범죄를 저질렀다는 명확한 정황이나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용의자의 유전자를 채취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인권을 유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경찰의 유전자 정보 채취 문제가 대법원까지 올라갔던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지난 2003년 메릴랜드주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시 경찰은 범인의 유전자 이외에 그의 신원을 전혀 알지 못했지만, 그로부터 6년 뒤 다른 폭력사건으로 검거됐던 피의자의 유전자 정보를 통해서 그의 성폭행 범죄를 밝혀냈습니다. 1심 재판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유죄를 인정했지만 메릴랜드주 항소법원은 1심과 달리 경찰의 유전자 채취가 위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 다시 항소법원의 결정을 뒤집은 겁니다.

진행자) 끝으로 재난 소식 알아볼까요? 요즘 미국 상당수 지역들이 각종 자연자해로 몸살을 앓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오늘(4일)로 사흘째 화재가 계속돼서 1만2천 핵타르 면적의 임야와 초지가 불에 탔습니다. 불은 또 인근 주택가로 옮겨붙어 6채가 불에 타고 주민 2천여명이 대피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가 하면 중부 미주리 주에서는 며칠전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뒤 계속된 폭우로 홍수가 발생했는데요. 이로 인해 3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허리케인과 산발적인 토네이도 등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재난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