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진핑 첫 정상회담...미 정부 무차별 정보수집 논란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늘(7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미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 정부의 무차별 정보 수집 활동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또 다시 한국의 교육정책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세계 부자 순위 발표 보도에 사우디의 한 왕자가 불만을 품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가 오늘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주목하고 있는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에 도착했나요?

기자) 네, 도착했습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늘(7일) 오후 미-중 정상회담을 갖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어제(6일) 오후 멕시코 방문을 마치고 캘리포니아주에 도착해 회담장인 란초 미라지의 서니랜드 인근 숙소에서 묵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주최하는 모금행사에 참석하고 난 뒤 시 주석과 만나기 위해 서니랜즈로 향할 예정입니다. 공식 회담 시작은 미 서부 시간으로 오후 4시로 예정돼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회담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일단 시진핑 국가 주석이 머물고 있는 숙소 주변에는 미 해병대 특수요원 30명과 중국측 경호 요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또 역사적인 이번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취재진들이 회담장 주변에 몰려들어 벌써부터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인권 운동가들은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가 다뤄질까요?

기자) 그럴 공산이 큽니다. 이미 양국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중국 방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이 이번 회담을 앞두고 어제(6일) 전격적으로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의한 것도 중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의제들이 다뤄질까요?

기자) 국제 현안들로는 한반도 뿐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영유권 분쟁과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이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은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와 함께 당사국 현안과 관련해서는 인권 문제와 전산망 사이버 공격 문제, 통화 정책과 무역 문제 등이 고루 다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회담 장소도 그렇고, 양국 정상이 넥타이를 매지 않고 만나기로 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회담의 형식은 공식적인 정상회담이라기 보다는 친분을 쌓기 위한 만남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미국은 이번 만남을 영어로 ‘미팅(meeting)’이라고 부르고 있고요. 중국 외교부는 회담 대신 ‘회오’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처럼 양국 정상들의 약식 만남 때문인지 내일(8일)까지 서너 차례 회동이 끝난 뒤에도 공동선언 등을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오늘 1차 회동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회담의 성과와 의미 등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회담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양국 정상은 1박2일에 걸쳐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되는데요. 우선 오늘(7일) 오후에 1차 회동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습니다. 이후에는 만찬 행사가 계획돼 있고요. 또 내일(8일)도 공식적인 회동 이외에, 두 사람은 산책을 함께 하기도 하며 서로 충분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두 정상의 마음이 어느정도 통할지가 관심인데, 성장 배경은 매우 다르다는 분석이죠?

기자) 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이 52살, 시 주석은 59살로 7살 더 많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자라 온 환경이 크게 다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수계인 흑인 아버지 뒀고,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 후에도 가난에 시달렸지만 역경을 딛고 사회 운동을 통해 정계에 진출한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태자당’이라 불리는 중국 사회주의 혁명 원로 출신 고위층의 후손이고요. 부총리까지 역임한 아버지의 후광 속에 비교적 순탄한 정치적 행보를 해 왔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공통점은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시진핑 주석의 경우 과거 덩샤오핑이 주도했던 개혁 개방의 신봉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실용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격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통하는 면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솔직한 직설화법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측면도 두 사람이 유사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회담장 주변에서 인권단체들의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요구사항들입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 내 정치범 석방 등 인권 문제 해소를 위해 힘써 달라고 촉구하는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에게 이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하라는 것인데요. 대표적으로 현재 중국에 정치범으로 수감돼 있는 16명의 석방 문제입니다. 이 16명 가운데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와 인권변호사 가오즈성, 티베트와 위구르족 독립운동가, 팔룬공 수행자, 기독교계 지도자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같은 요구에 미국의 몇몇 공화당 의원들도 가세하고 있습니다.

<BRIDGE #1>

진행자) 미국 정보당국이 비밀리에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언론의 폭로로 알려진 미국인 대상 전화 기록 감시 활동의 여파가 확산되는 분위기인데요. 이번에 문제가 된 국가안보국의 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프리즘(PRISM)’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미 안보기관의 일급 기밀 프로그램 프리즘과 관련한 주요 쟁점 등을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프리즘은 어떤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입니까?

기자) 네. 인터넷이나 통신회사의 중앙 서버에 접속해서 이용자들의 모든 인터넷 검색기록과 전자우편, 파일전송, 실시간 채팅 대화 등의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국가안보국은 지난 2007년에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연간 2천만 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인터넷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수집도 활발히 진행됐었다는 겁니까?

기자) 네. 세계적인 미국의 정보통신(IT)기업들이 프리즘을 통한 정보수집의 대상이 됐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는데요.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야후,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스카이프, AOL, 애플 사와 같은 업체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미 안보당국은 이들 기업을 통해 전자우편과 문자, 동영상, 사진, 파일전송 등 10여 가지에 달하는 정보를 수집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또 당초 알려진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 뿐 아니라 다른 통신 회사들의 고객 정보도 수집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버라이즌 고객 수백만명의 전화 기록이 안보당국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사실은 AT&T와 T 모바일, 스프린트 등 다른 통신회사 고객들의 통화 내역도 수년동안 광범위하게 수집됐다는 의혹이 추가 언론 보도와 안보국 전직 직원들의 증언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들 통신업체 가입 고객들을 모두 합치면 어린이를 제외한 미국의 거의 전 국민에 해당하기 때문에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통신업체들은 정보 제공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BRIDGE #2>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또 다시 한국의 교육 수준을 긍정적인 예로 들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무어스빌의 중학교를 방문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 등 교실의 전산화를 주장하면서 한국과 미국 교육의 현주소를 비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연방통신위원회 등 관련 행정 부처에 대해 앞으로 5년 이내에 99%의 학생이 교실과 도서관 등에서 고속 인터넷망에 접근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미국을 어떻게 비교했습니까?

기자) 현재 고속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미국 학생은 약 20%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인터넷 산업이 발달한 한국은 거의 100%의 학생들이 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20%, 한국은 100%”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커피를 마시면서도 무료 와이파이(WIFI)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데 학교에서는 왜 안 되냐면서, 세계 교육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필요한 도구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부자 순위 보도에 사우디 왕자가 발끈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세계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기업인 가운데 한 사람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자신의 재산을 실제보다 적게 평가해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포브스 지를 영국 법원에 제소했습니다. 앞서 포브스는 알왈리드 왕자의 재산을 200억 달러, 부자서열 26위로 책정했는데요. 그는 실제 자신의 재산이 296억 달러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왜 재산 규모에서 차이가 나는 겁니까?

기자) 네. 포브스는 성명을 통해 알왈리드 왕자가 소유한 기업체에 대한 재산 가치는 주식 가격 대신, 투자 가치를 별도로 산정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는데요. 만일 알왈리드 왕자의 주장이 맞다면 부자 순위는 단번에 10위권 안에 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축소된 재산 규모로 자신의 명예가 실추되고 해당 기업체의 신용도가 추락했다는 주장인데요. 포브스 측은 기사와 무관한 영국에서 제소한 것은 승소 가능성이 높은 곳을 고른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