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은 대화 상대, 수모 줄 생각없어"...북한, 탈북자 제거 위협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됐지만 북한과 신뢰를 쌓는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오늘(19일) 부산 동아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그 같은 의지를 보였는데요, 앞으로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에서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수모나 굴욕감을 느끼도록 하지 않겠다며, 북한도 한국 정부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고통 받는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남북간의 신뢰를 쌓는다면 웬만해선 남북관계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특강에서는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된 이유였던 수석대표의 격 문제와 관련한 언급도 있었는데요, 류 장관이 어떤 얘기를 했나요?

기자) 네, 북한에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요구한 것은 그가 실세이거나 또는 서열을 따져서가 아니라, 북한의 통일전선부가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기관이고 김 통전부장이 그 기관의 수장이기 때문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에서 남북 교류와 협력을 맡은 기관이 통일부라면 북한은 대남사업을 하는 통전부라고 생각했고 수석대표의 급과 격을 따진 게 아니라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 현안을 실질적으로 풀 사람을 나오라고 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김 통전부장은 안 된다고 해서 그 다음 직책의 사람이라도 나와야 한다는 게 한국 정부 입장이었지만 북한이 외면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오늘 중국과의 전략대화에 나섰습니다.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한 치열한 외교전으로 보이는데요,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이 중국을 상대로 외교 총력전을 벌이는 다급함까지 느껴지지만, 중국의 호응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중국이 ‘전략대화’라는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은 중국이 북한을 본격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있는데요, 이런 분석의 이면엔 중국의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관측이 깔려 있습니다. 북한 문제를 중요 의제로 다루지 않던 중국 지도부가 그동안의 대북접근법을 실책으로 인정하면서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중국의 대북접근법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달 2일 브루나이에서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 ARF가 열리는데요, 한국 정부가 이를 계기로 한반도 주변 4개국 외교 수장들과 별도의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 외교 수장들이 ARF 회원국으로서 이번에 모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과 별도 회담을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회동이 이뤄지면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박의춘 외상이 이번 ARF에 참석할 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 알아보죠?

기자)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어제(18일) 한국전쟁 기념전시관 개관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 한국전쟁 참전용사 등 모두 2백여 명이 참석했는데요, 헤이글 장관은 축사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국이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며 이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진행자) 어제 문을 연 한국전쟁 기념전시관은 매년 25만 명에 이르는 국방부 관광객들에게 곧 공개될 예정인데요, 어떻게 꾸며져 있나요?

기자) 1차대전과 2차대전, 베트남 전쟁 기념전시관과 마찬가지로 한국전쟁 기념전시관은 국방부 청사 복도 양쪽 벽에 각종 사진과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미 육군과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로 각각 나눠서 한국전쟁의 치열했던 전투를 설명하고 있고 당시 사용됐던 기관총과 소총, 전투복, 전투기 조종사 헬멧 등이 전시돼 있고요, 전시관 중앙에는 대형 TV화면을 설치해 한국전쟁에 관한 각종 사진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김정은 체제를 비판하는 탈북자들을 제거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 매체의 보도를 문제 삼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초 자신의 생일을 맞아 노동당 간부들에게 히틀러의 자서전을 선물했다는 내용의 탈북자 매체 보도를 문제 삼았는데요,
북한 인민보안부는 오늘 (19일) 특별담화에서 북한의 존엄과 체제를 중상모독하는 탈북자들을 물리적으로 없애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탈북자들을 내세워 북한에 대한 모략선전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는 미국과 한국의 당국자들과 보수 언론매체들도 무자비한 물리적 세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한국 정부 당국자는 탈북자를 포함한 한국 국민의 신변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처사도 용납할 수 없다며, 위협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한국 국민에 대한 북한의 위협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강도를 만난 다친 미국의 탈북 난민을 돕기 위해 동료 탈북자들이 나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미 남부에 사는 탈북 난민 안드레 조 씨는 최근 강도를 만나 크게 다쳤습니다. 스마트폰을 잠시 쓰자며 접근한 흑인 가족이 전화기를 돌려주지 않고 도주하자 차량을 붙잡고 쫓아가다 떨어져 중상을 입은 겁니다. 조 씨가 강도를 만나 다쳤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주요 도시에 흩어져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직접 성금을 보내오는 등 도움에 나서고 있고요, 조 씨를 문병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유럽의회 참석을 위해 이번 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하는데요, 마지막으로 전해주시죠?

기자) 국무부는 어제 보도자료를 통해 킹 특사가 오늘 (19일)부터 21일까지 브뤼셀에 머물며 북한의 인권 상황을 논의할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킹 특사는 또 대니얼 배어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부차관보와 함께 유럽의회와 유럽연합 등 당국자들을 만나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