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 유엔 회견 새로운 것 없어"...북한 개성역사지구 세계유산 등재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뉴욕에서 연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신 대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수 십 년 묵은 북한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별다른 의미 부여를 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이 당국자는 유엔군사령부 해체와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 그리고 평화체제 논의 등은 북한이 늘 주장해 온 말이며, 이번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나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미 1990년대 초 모두 철수한 한국 내 핵무기를 비핵화 논의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하는 것은 당시 핵통제공동위원회의 상호 사찰 제안을 거부했던 북한으로선 정당성이 없는 행동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새로울 것 없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한 게 오는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비중 있게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으로선 비핵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지를 드러냄으로써 중국의 압박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신 대사가 무산된 남북대화의 책임을 한국 측에 돌린 것도 비핵화 대화든 남북 현안을 위한 대화든 당분간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도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없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한-중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 간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중 두 나라 간 협력을 다져 북한이 국제사회가 원하는 진정한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오늘 (2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의 공조를 더욱 내실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한국과 중국 모두 올해 새 정부가 출범했고 정치경제적으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6.25 전쟁 중 납북 피해자 조사 관련 소식인데요, 그 동안은 신고가 있어야만 조사를 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신고가 없어도 가능하게 바뀌게 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6.25 전쟁 발발 63주년을 맞아 피해자 가족들의 신고 없이도 납북 피해자 실태를 직접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동안 신고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납북 여부 심사를 신고가 없어도 정부 직권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는 것인데요, 올 하반기부터 납북 피해가 많이 발생한 지역부터 사례 발굴 작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입니다. 발굴된 피해 사례는 오는 2015년 상반기에 발간되는 한국전쟁 납북 피해 진상조사 보고서에 담길 예정입니다.

진행자) 한국전쟁 당시 북한으로 끌려간 한국 국민은 어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나요?

기자) 한국 정부는 약 1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다음 소식 알아보죠.

기자) 한국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NLL은 국제법적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 국가정보원이 오늘(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8쪽 짜리 발췌록에서 확인됐습니다. 국정원의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로 한국 내에선 노 대통령의 발언이 NLL 포기 발언이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고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6.25 전쟁 당시 한국 군이 무장병력을 싣고 남쪽으로 내려오던 적의 전함을 대한해협에서 격침시켰습니다. 한국 해군의 첫 전투함인 ‘백두산함’이 참가해 거둔 첫 번째 승전이었는데요, 이 승전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승 기념행사가 치러진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2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독도함’에서 제 63주년 대한해협 해전 전승행사가 열리는데요, 참전용사들이 부두에 정박해 있는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에 탑승하는 것을 시작으로 ‘독도함’ 출항과 전승기념식, 해상 사열, 화력시범 등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해상 사열과 화력시범에는 이지스 구축함과 한국형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0여 척과 대잠초계기, 대잠헬기 등 10여 대가 동원됩니다. 이번 행사에는 대한해협 전사자인 고 전병익 중사와 김창학 하사의 모교 초등학생 105 명이 초청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세계적인 강연 행사인 테드 관련 소식인데요, 북한 꽃제비 출신의 탈북 청년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요?

기자) 주인공은 지금 미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된 조셉 김 씨입니다. 17살이던 지난 2007년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초등교육만 겨우 받은데다 영어 한마디 하지 못했던 김 씨가 미국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는데요, 양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로 미국생활과 영어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지금은 국제 비즈니스를 전공하는 어엿한 대학생이 됐습니다.
김 씨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자신을 버틸 수 있게 해준 힘은 언젠가는 가족과 다시 만나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스스로가 희망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나아가 희망을 이루려면 주변의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 씨는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빵 한 조각을 준다면 잠시 배를 채워줄 수 있지만, 희망을 준다면 그 이상인 삶의 동기를 줄 수 있다며 북한 주민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개성 일대의 고려시대 유적이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에 등재됐는데요, 마지막으로 전해주시죠?

기자)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유네스코는 어제 (23일) 열린 제3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북한이 신청한 개성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으로 확정했습니다. 유네스코는 이날 캄보디아의 프놈펜에서 열린 회의에서, 산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실사보고서를 통해 권고한 대로 개성 일대 고려시대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개성역사유적지구는 개성성벽 5개 구역, 만월대와 첨성대 유적, 개성 남대문, 고려 성균관, 숭양서원, 선죽교와 표충사, 왕건릉과 7개 왕릉, 명릉, 공민왕릉을 포함합니다. 북한 내 유적이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은 이 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04년에는 고구려 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