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밀 폭로 스노든, 제3국 망명길...존 케리 미 국무, 인도 방문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의 민간인 감시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3국으로의 망명길에 올랐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인도를 방문했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이 이번주 내에 동성혼 결혼 금지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결정합니다. 지난 4월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 우승자가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우승 메달을 기증했습니다.

진행자)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 제3국 망명길에 올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에 머물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어제(23일) 항공편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단 홍콩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이곳에서 다시 최종 망명 목적지를 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제3국 망명이면 어디가 될까요?

기자) 현재까지는 남미 국가 에콰도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마침 에콰도르 정부가 스노든으로부터 정치적 망명 요청을 접수받았고 이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이번 사안은 전세계인들의 표현의 자유와 신변 안전과 관련된 문제라면서 에콰도르 정부가 망명 요청을 수용할 가능성임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에콰도르는 미국과 관계가 썩 좋지 않은 국가로 알려졌는데, 어떤 국가인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에콰도르를 독재 국가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3선의 장기 집권을 하고 있고요. 얼마 전 암으로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또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함께 남미 강경 좌파의 3대 축으로 지목되는 인물입니다. 석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에콰도르는 사회주의 체제를 확립한 채 미국과는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는 또 언론의 자유가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 최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따라서 기밀 폭로자 스노든 망명을 이용해 언론 탄압 국가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떨쳐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콰도르는 앞서 폭로 전문 매체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망명도 허용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해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있던 어산지에게 망명을 허용한 바 있습니다. 당시 표면상으로는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이었는데요.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당시 에콰도르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는데요. 어산지를 보호하는 것은 코레아 대통령에게 좌파 이미지를 돋보이게 할 기회였고, 분명 선거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국 수사당국이 스노든에게 간첩죄를 적용하고 홍콩에 송환요청까지 했는데, 결국 수포로 돌아갔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스노든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물론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이 홍콩당국에 직접 송환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조가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홍콩 측은 스노든을 붙잡을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해명했는데요. 결국 이로 인해 홍콩, 나아가 중국과 미국의 외교적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전 세계에 스노든의 망명을 돕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스노든이 경유지로 이용하거나 최종 목적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국가 등을 상대로 스노든의 입국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미 국무부는 스노든이 현재 중범죄 혐의로 수배 중이며, 더이상 국가 간 이동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스노든의 미국 송환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미국은 러시아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았고요. 에콰도르나 쿠바, 베네수엘라 등과는 적대적 관계여서 스노든이 그곳으로 도주한다면 신병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집니다.

진행자) 미 의회에서는 스노든의 도주 행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공화당의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어제(23일) NBC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스노든이 경유하거나 망명지로 거론되는 국가들은 하나같이 미국의 적대국들이 아니냐고 성토했습니다. 이 부분 들어보시죠.

((ROGERS ACT)) [녹취: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 “It appears as of today that he [Snowden] will catch another…”
스노든은 모스크바에서 이제는 쿠바를 경유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스크바나 쿠바 모두 미국과는 적대국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이나 같은 당 척 슈머 상원의원도 다른 방송에 출연해서 스노든의 망명을 방관하거나 도운 홍콩과 중국, 러시아의 처사를 맹비난했습니다.

<BRIDGE #1>

진행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인도를 방문한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어제(23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하고 있는데요. 첫날 뉴델리에서 행한 연설에서는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문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마침 인도 북부 지역에서는 최악의 홍수가 발생해 560여명이 사망하는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케리 장관은 이에 대해 위로를 표하고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은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자연의 경고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기자) 인류의 무분별한 산업화로 삼림과 하천은 황폐화 되고 이산화탄소 배출 등 대기 오염으로 기후가 인류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심각하게 변했다는 지적입니다. 케리 장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결과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엄습할 것이라고도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경제발전과 빈곤 퇴치 노력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마침 미국 정부가 아프간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개시하는 상황에서 국무장관이 인도를 방문한데 대해 다른 해석도 있죠?

기자) 네. 케리 장관이 단순히 기후 문제를 언급하기 위해 인도에 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인데요. 사실 인도는 아프간 탈레반의 정치적 복귀를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도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은 모두 국경을 맞댄 인접국들인데요. 탈레반은 과거 2001년 미국의 침공으로 권좌에서 밀려날 때까지 아프간에서 권력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인도는 탈레반에 맞서 싸운 ‘북부동맹’이라는 무장단체를 지원했습니다. 그래서 유독 사이가 좋지 않았고 탈레반 정권은 집권기간 인도를 우선 공격목표로 정했을 정도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인도의 불안감을 달래 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케리 장관은 뉴델리 강연에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서 인도는 핵심 국가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는데요. 아울러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서둘러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다짐했다고 인도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특히 탈레반이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끊고 폭력을 포기하며 아프간 헌법을 수용하는 식으로 협상결과가 도출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오늘(24일)은 인도측과 제4차 전략적 대화를 갖고 인도측 입장을 들을 예정입니다.

<BRIDGE #2>

진행자) 미 연방대법원이 동성간 결혼의 합법화 여부를 곧 결정할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대법원이 이번주 안으로 동성결혼 금지를 규정한 일부 주법과 현행 연방법의 위헌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7월부터는 3개월간의 휴정기를 갖기 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해마다 6월말쯤이면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곤 합니다. 지난해 이맘때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려 정부 역점 사업의 운명을 결정지었습니다.
진행자) 당초 이번 재판은 캘리포니아 주 법에 대한 소송으로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우선 동성 결혼 자체를 금지한 캘리포니아 주의 법률 조항에 대해 위헌 여부를 결정하게 될텐데요. 이 법은 지난 2008년에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법률안을 발의해서 투표로 통과시켰는데요. 이 법에 따라 동성혼 가정은 세금이나 보건, 주택 등에서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동성혼 지지자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심과 2심 법원은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법으로도 결혼은 남녀간의 결합으로만 규정돼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일부 주에서는 동성혼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연방정부의 혜택은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이 연방 결혼보호법(DOMA)에 대한 위헌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물론 두 법의 위헌 여부가 확실히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대법원이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도 있다는 일부 관측도 있습니다. 이 경우 소송 요건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 등이 지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지난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우승자가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메달을 보스턴시에 기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월 15일 펼쳐졌던 마라톤 대회는 폭탄 테러로 얼룩진 행사였는데요. 이 대회 남자 우승자인 에티오피아 국적 렐리사 데시사 선수가 자신이 받았던 우승 메달을 보스턴시에 기증했습니다. 마침 어제(23일) 보스턴체육협회가 주최한 10킬로미터 단축마라톤 대회장을 데시사 선수가 다시 찾았는데요. 데시사 선수는 이 자리에서 운동은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고 단결시킨다며 운동은 결코 전쟁과 테러에 이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