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북정책 성공 위해 중국 역할 강조...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8년만에 서울 방문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28일) 중국 방문 이틀째를 맞아 중국의 권력 실세들을 만났는데요,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박 대통령은 오늘 오후 중국 권력서열 3위인 장더장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서열 2위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를 잇따라 만났는데요, 장 위원장과는 두 나라 관계 발전과 한반도 등 지역 문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어 리 총리와의 면담에선 한반도 정세와 상생을 위한 미래의 경제관계,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 방안 등 공통의 관심 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특히 한-중 정상이 채택한 미래비전 공동성명 가운데 경제 분야 선언 속에 담긴 협력 이행 계획에 대해 중점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박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는 중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을 만났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대북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협력, 특히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엔 강력한 안보태세를 갖추고 국제사회와의 굳건한 공조로 차분히 대응하고 있고,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가동해 공동 번영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정부 반응이 나왔는데요,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대해 “광범위한 분야에서 매우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쌍방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과 한반도 정세 등 중대한 국제적 지역적 문제와 관련해 깊은 의견을 교환하고 폭넓은 공통 인식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대답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한국과 함께 노력해 양국 지도자들의 공통 인식을 실천하는 가운데 중-한 관계를 부단히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언론들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한층 긴밀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는 한-중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전했고,
‘신화통신’은 양국간 경제와 무역, 문화 교류는 물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새로운 차원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수교 21년 만에 이뤄진 양국 관계의 빠른 발전은 세계 외교사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한-중 관계의 밀월기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중국 언론들은 박 대통령이 중국 역사와 철학에 관심이 깊고 중국 노래 ‘첨밀밀’을 즐겨 부르는 ‘중국통’이라며 반겼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한-중 정상회담에 관한 미국 전문가들의 평가 알아보죠?

기자) 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 핵 문제에 관해 진전이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중국이 김정은 정권과 북한의 행태에 얼마나 불만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 국무부 부대변인을 지낸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 연구원도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북한 문제에 관해 협조를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건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미 하원 청문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요?

기자) 네, 제임스 줌왈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대행이 어제(27일)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했는데요, 북한의 성의있는 비핵화 조치가 미-북 간 대화의 조건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대화엔 관심이 없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겁니다. 줌왈트 차관보대행은 북한이 6자회담 당사국들에 접근하고 있지만,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라는 핵심 현안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분명한 조치가 아직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또 어제 (27일) 북한의 금융기관 2곳과 개인 2 명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지요?

기자) 북한의 대동신용은행과 이 은행의 위장회사인 ‘DCB파이낸스’, 그리고 ‘DCB파이낸스’의 대리인인 김철삼, 손문산 북한 원자력총국 대외국장이 미국 재무부 ‘특별지정제재대상 (SDN)’ 목록에 추가됐습니다. 재무부에 따르면, 대동상업은행은 북한 제1의 무기거래 조직인 조선광업무역개발회사와 이 회사의 금융조직인 단천상업은행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했고요, 위장회사인 DCB 파이낸스를 이용해, 북한과의 거래를 피하는 금융기관들과 국제 거래를 했습니다. 손문산의 경우 적어도 2010년 이후 북한 원자력총국 대외국장을 맡아 핵 관련 연구활동을 지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들이 7월1일부터 5일까지 제네바에서 첫 회의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5월 말쯤 만날 계획이었는데, 조금 늦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내 예산 승인과 전문가 인선 등 절차 문제로 회동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위원회는 닷새 동안 유엔과 여러 정부 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나 구체적인 조사 방안을 협의할 예정인데요, 기자회견이나 성명을 통해 구체적인 조사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3월 북한의 반인도 범죄를 규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 설치를 표결 없이 사실상 만장일치로 의결했는데요, 조사위원회는 유엔이 결의한 북한 주민의 식량권과 정치범 수용소, 비인간적 처우, 표현과 이동의 자유 유린 등 9가지 인권 침해 유형에 관해 집중조사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다음 달 20일 서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데요, 마지막으로 전해 주시죠?

기자) 북한축구협회가 여자 대표팀을 동아시아연맹 선수권대회에 보내겠다는 의사를 최근 통보해 왔다고, 대한축구협회는 밝혔습니다. 북한 여자 대표팀의 한국 방문은 지난 2005년 동아시아연맹 축구대회 참가 이후 8년 만입니다. 대한축구협회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이유로 북한 대표팀이 불참할 것에 대비해 호주 대표팀을 대신 초청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북측의 참가 결정에 따라 한시름 놓게 됐는데요, 북한 여자 대표팀의 참가가 확정되면서 이번 출전이 경색 국면에 빠진 남북교류의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