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 '북한 이산가족 회담 보류 유감'...국제 단체들, 북한 군인 인권 우려

오늘의 한반도 관련 주요 뉴스들을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입니다. VOA 김영권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진행자)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했는데,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한국 정부가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이산가족 분들이 다 고령이십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대한민국을 정부의 하나의 책무이고, 북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이것은 해결하고, 무시해서는 안 되는 그런 사안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는 이산가족 신청자가 총 몇 명 인가요?

기자) 통일부에 따르면 등록된 신청자가 12만 8천 명입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43 퍼센트가 이미 숨졌습니다. 생존자들 가운데도 70 살 이상의 고령자가 80 퍼센트가 넘습니다. 이산가족들에게는 그 만큼 상황이 다급하고 상봉이 더 간절한 거죠.

진행자) 북한 정부는 당초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회담도 제안했었는데, 한국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개성공단 문제 해결이 우선이란 입장입니다. 한국은 금강산 관광 재개의 경우 관광객들의 신변안전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이 신변 안전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가 급선무는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다음 소식은요?

기자) 북한 군부가 아직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새뮤얼 라클리어 미 태평양 사령관이 말했습니다. 어제(11일) 국방부에서 가진 언론 간담회에서 말했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라클리어 사령관] “We have not seen…"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능력이 완전히 확인된 게 아니란 겁니다. 라클리어 사령관은 또 북한이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핵개발 게획과 연계시킬 수 있는 능력도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대화가 열렸는데, 북한의 비핵화를 거듭 강조했다구요?

기자) 네 제5차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어제(11일) 끝났습니다. 미국은 성명에서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은 이번 대화에서 북 핵 문제가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다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증가능한 비핵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등 대화 재개의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그러나 유엔 안전안보리의 대북결의를 이행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북한 고위 외교관도 대화 입장을 밝혔다구요?

기자) 네, 서세평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가 어제 북한 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없었습니다.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과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서 대사는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경제개발을 최우선시 한다면서 인민의 생계와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경제와 민생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북한 주장은 외부의 관측과는 다른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과 미국, 한국 정부는 김정은 정권이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않은 채 핵과 미사일 개발, 지도자 김정은의 가족과 측근들의 사치품 구입 등에 국고를 허비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특히 대북 소식통들은 인민의 생활이 여전히 바쁜데, 지도자가 마식령에 대형 스키장 건설을 지시하고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주민들을 불필요한 행사에 자주 동원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지도부가 최근 마식령 속도전을 부쩍 강조하면서 북한 군인들의 상황도 상당히 악화되고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10년이 걸릴 마식령 스키장 건설을 올해 안에 끝내라는 지도자의 지시때문에 군인 건설자들이 육체적으로 혹사당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적지 않은 군인들이 가뜩이나 키가 작고 허약한 체질인데 평양에서 무리한 건설을 계속 다그쳐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게다가 일부 소식통들은 과거 희천 발전소나 10만호 주택건설 때처럼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제대로 된 안전장치 없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스키장 건설을 단 시간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24시간 교대로 작업을 강행하고 있어서 군인 건설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 확율이 더 높다는 거죠.

진행자) 이에 대해서 국제 인권단체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구요?

기자) 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 역설적으로 군대가 혹사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커스 놀란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 군대의 상황이 시베리아의 악명높은 벌목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프랭크 자누치 워싱턴 소장은 많은 군인들이 평균 키와 몸무게가 계속 줄고 영양실조까지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VOA’에 인생의 황금시기를 10년이나 열악한 군대에서 보낸다는 것은 세계인권선언에 위배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한국과 미국의 군인들 사정은 어떤가요?

기자) 비교자체가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지난 9일 미화 224억 달러 상당의 내년도 국방 예산을 발표하면서 북한 상등병에 해당하는 상병의 월급을 118달러로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원제인 미군의 상병 월급은 2천 달러가 넘습니다. 게다가 스키장 건설 같은데 군대가 동원되는 경우는 없고 한국의 경우 생일인 병사에게 특식비 10 달러가 지급되는 등 군인들의 병영 환경이 계속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남북간의 큰 경제 격차가 계속되고 있다는 발표도 나왔군요.

기자) 네, 북한의 1인당 국민 총소득이 한국의 19분의 1 수준으로 추산됐습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새 보고서에서 밝힌 건데요. 북한의 국민 총소득은 300억 달러로 1조 1천 400억 달러인 한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