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3차회담 합의문 없이 종료...재입북 탈북자, 다시 탈북했다가 중국서 체포

오늘의 주요 한반도 소식을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개성공단 관련 남북회담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남북한이 오늘(15일) 개성공단에서 제3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어 개성공단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합의문 없이 끝났습니다. 남북한은 오는 17일 4차 실무회담을 열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입장 차이는 뭔가요?

기자) 한국은 북한 측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중단 조치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재발 방지 보장을 촉구했습니다. 또 공단을 오가는 한국 국민의 신변안전, 기업들의 투자 자산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가장 기본적인 국제 기준을 거듭 강조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보장이 이뤄져야 개성공단을 세계적인 국제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북한에 한국 기업 뿐아니라 외국 기업들에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북한 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은 재발 방지에 대한 언급 없이, 조속히 공단을 열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중단 사태의 책임을 한국 측에 돌렸습니다.

진행자) 회담 분위기가 썩 밝지는 않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 수석대표는 오늘 악수도 하지 않은 채 회담을 시작했는데요. 한국 측 김기웅 수석대표와 북한 측 박철수 수석대표의 말을 차례로 들어 보시죠

[녹취:김기웅 실무회담 남측 수석대표] "상황이 여러모로 쉽지는 않지만 개성공단이 발전적으로 정상화 될 수 있다, 이런 믿음 갖고 남북의 대표들이 분발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기대를 해봅니다."

[녹취: 박철수, 실무회담 북측 수석대표] "오늘 회담이 잘 돼서 공업지구 정상화에 큰 기여를 한다면 그 비가 공업지구의 미래를 축복하는 비로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한철 장으로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박근혜 대통령도 개성공단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구요.

기자) 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사태를 해결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의 한 시사잡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는데요. 적당히 타협해서 정상화했다가 다시 북한 지도부의 일방적인 약속 파기로 가동이 중단되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제사회의 원칙이 통할 수 있도록 해야 남북한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거죠.

진행자) 앞서 남북 당국간 회담에서 보인 한국의 입장과 일치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지도부가 진정한 변화의 자세를 보여준다면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추진해서 더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주민들도 훨씬 늘게 돼 북한 당국과 주민 모두에 유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탈북자 관련 소식 들어볼까요.

기자) 네, 한국으로 탈출했다가 다시 북한에 들어갔던 탈북자 가족이 다시 북한을 탈출했다가 중국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지난 1월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에 출연해 한국사회를 비난했던 김광호. 김옥실 부부입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재입국 탈북자들을 여러 차례 기자회견에 출연시켜 한국사회를 비난했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으로 돌아갔던 탈북자들이 왜 다시 북한을 탈출한 건가요?

기자) 이들이 북한에 다시 들어간 것은 북한에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김 씨의 어머니를 북한에서 데리고 나오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탈북자 인권단체인 탈북난민인권연합회 김용화 회장은 김광호 씨가 고향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잘 먹고 지냈다고 말한 사실이 적발돼 다시 감옥에 들어갔다가 결핵 치료를 이유로 잠시 풀려난 뒤 가족과 중국으로 탈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살 배기 딸과 아내 김 씨의 두 동생까지 데리고 탈출했다가 중국 연변지역에서 공안에 체포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북한 측의 선전이나 기자회견 내용과는 다르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입북 탈북자들의 기자회견은 그동안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적응을 못해 탈북자 스스로 북한에 들어간 사람들도 있지만 다수의 탈북자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덫에 걸려 강제로 기자회견을 했다는 거죠. 가령 한국에 있는 여성 탈북자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오지 않으면 자식을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다던가, 북한의 가족을 데려오려는 탈북자에 접근한 뒤 중개인을 통해 장백 등 연선지역에서 만나자고 유인한 뒤 납치해 북한으로 데려오는 수법을 쓴다고 일부 탈북자 단체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지도부가 탈북자 단속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면서 한국에 정착하는 탈북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한국과 유엔의 보고서도 있었는데요, 김 씨 가족의 재탈출이 앞으로 적지 않은 관심을 끌수도 있을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이 한국에 와서 진상을 밝히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일부 언론들은 북한 당국이 “괴뢰패당의 비열한 모략책동으로 남조선에 끌려갔던 우리 주민들이 공화국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제 뭐라고 변명하겠냐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면 북송될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용화 회장은 김 씨 가족이 이번에 북송되면 처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나서서 이들 5 명의 생명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탈북자 단체들은 이들이 한국에서 주민등록증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 국민이라며 한국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대표단이 오늘 평양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오늘 대표단의 방북을 확인했습니다. 앞서 저희 ‘VOA’ 방송이 입수한 방북 일정에 따르면, 대표단은 평양과 함흥, 개성을 방문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로 대대적인 개발이 진행 중인 원산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외무성과 보건성, 농업성 부상을 면담하고 북한 군 고위 관리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방북 목적은 뭔가요?

기자) 유럽과 북한 의회의 친선을 도모하고 북한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인데요. 앞서 대표단 부위원장은 저희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에 민생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하고 핵 에너지를 민간으로 이용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볼까요?

기자) 올해 초 파키스탄에서 몰래 술을 팔다 적발된 북한 외교관들이 이번엔 밀수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돈벌이를 위해 박테리아 감염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세픽심’을 불법으로 화물을 통해 파키스탄에 들여오다 적발된 겁니다. 파키스탄 언론은 파키스탄 세관 당국이 이 화물을 압수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은 해외에서 외교관 특권을 이용해 다양한 불법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에 이렇게 현지 당국에 적발돼 언론에 보도되는 사례들이 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