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 '북한 안주 80% 침수'...한국서 정전 60주년 기념행사 줄이어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북한 청천강 하구의 평안남도 안주시가 또 물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알아보죠?

기자) 북한 안주시의 80%가 물에 잠긴 것으로 보고됐다고, 어제 (22일) 국제적십자사의 프랜시스 마커스 동아시아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사 베이징사무소의 마커스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청천강이 범람해 1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이들을 위한 대피소와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적십자는 방수막과 물통, 수질정화제, 위생용품 등을 안주시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마커스 대변인은 이번 수재로 안주시에서 얼마나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안주시는 지난 해 7월 말에도 청천강이 범람해 큰 물난리를 겪었던 곳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루 4백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수 천 세대의 살림집과 대부분의 공공건물, 산업시설들이 침수되거나 파괴됐고, 많은 농경지가 유실되거나 매몰됐습니다.

진행자) 올해도 북한 전역에서 홍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지요?

기자) 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연일 많은 비가 내려 여러 지방에서 홍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17일 18시부터 20일 18시 사이에 5 명이 사망하고 3 명이 행방불명됐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12일과 17일에도 두 차례에 걸친 집중호우로 7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바 있는데요, 이로써 이번 홍수의 인명 피해는 보도된 사례만 실종자를 포함해 모두 1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또 평안북도 3천1백20여 채와 평안남도 2천8백여채를 비롯해 전국에서 주택 6천60여 채가 파손, 침수되고 2만3천7백70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6.25 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들의 것으로 보이는 유해가 평안북도에서 발견됐군요?

기자) 북한 군 장교들이 그 같이 밝혔는데요, 평안북도 구장군 룡연리에서 미군 유해 몇 구가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북한 군 장교들에 따르면 유해는 지난 10일 폭우가 쏟아진 뒤에 미군 전투화 몇 개를 목격한 현지 주민들이 주변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됐습니다. 북한 군 장교들은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해 22일 평안북도 향산군의 수재 현장을 둘러보던 `VOA’ 기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폭우로 도로가 크게 훼손돼 평양에서 평안북도 구장군으로의 이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VOA 기자의 향상군 방문에 특별한 인물 한 사람이 동행했다고요?

기자) 네, 화제의 주인공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토머스 허드너 씨인데요, 63년 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 조종사 제시 브라운 소위의 유해를 찾기 위해 이번에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올해 88살인 허드너 씨는 당시 해군 조종사로, 브라운 소위가 몰던 전투기가 추락하자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나섰지만 부상 당한 브라운 소위의 다리가 기체에 끼어 구출에 실패했습니다. 허드너 씨는 이번 북한 방문 중 당시 브라운 소위의 전투기가 추락한 장진호 인근에서 브라운 소위의 유해를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다음 소식 알아보죠?

기자) 외교관 여권을 지닌 북한인 2 명이 의약품을 밀수하려다 몽골 세관당국에 적발됐다고 몽골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몽골 영자지 ‘유비 포스트’(UB POST)는 오늘 (23일), 최근 몽골 울란바토르와 중국 베이징을 오가는 국제열차에서 대량의 의약품을 소지하고 있던 북한 사람 2 명이 몽골 세관당국에 붙잡혔다고 전했습니다. 적발된 사람들은 북한 외교관 여권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 외교관인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오는 27일은 6.25 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0주년을 맞는 날인데요, 이 날을 앞두고 한국에서는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오는 27일 서울의 전쟁기념관에서 한국전쟁 참전국 대표들을 초청해 6.25 참전 감사행사를 갖습니다. 또 7월 2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하고 6.25 참전국에서 열리는 현지 정전 기념행사를 지원하기로 했고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전 60주년 7.27 기념식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국가기록원은 ‘1950년대 희망의 다리를 놓다’라는 주제로 정전 60주년 국가기록 순회 전시회를 개최하고요, 한국조폐공사는 ‘정전 60주년 기념 참전 5개국 메달’을 출시합니다.

진행자) 미국 워싱턴에서도 오는 27일 성대한 기념식이 예정돼 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인데요, 현직 미국 대통령이 정전협정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어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 시내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정전협정 서명 60주년 행사에서 연설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6년 딕 체니 부통령이 6.25 정전 5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백악관은 이번 행사에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김정훈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특사단과 안호영 주미대사, 백선엽 예비역 대장 등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오는 25일 열리는 6차 남북 실무회담을 앞두고, 재발 방지 보장에 대한 북한의 호응이 관건이라며 북한의 성의 있는 태도를 촉구했는데요, 마지막으로 알아보죠?

기자)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고 국제 규범에 맞는 공단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후속 회담에서 북한이 얼마나 호응해 오느냐가 핵심 요소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재가동의 핵심 조건으로 내세운 재발 방지 부분에 대해 북한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대책을 내놔야 개성공단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인데요,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 문제가 향후 남북관계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중단 사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인정과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이 합의문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 방안을 둘러싸고 남북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만큼, 북한의 이른바 전승절 행사를 앞두고 열리는 6차 회담이 개성공단 정상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