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트남 정상회담...오바마 대통령, 예산 관련 공화당 맹비난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베트남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방 순회를 통해 예산 문제와 관련한 공화당의 행태를 맹비난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당사국들이 행동강령에 합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수년간 1억6천만 건의 금융정보를 빼돌린 국제 해커 조직이 미국 검찰에 의해 붙잡혔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의 국가주석이 워싱턴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베트남의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이 어제(25일)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났는데요. 아시는 것처럼 미국과 베트남은 한때 전쟁을 치렀을 정도로 적대적인 관계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1995년에 관계를 정상화한 이래 정치, 외교는 물론 통상과 투자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양국 관계를 증진시켜왔습니다. 상 주석이 국가 수반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두 정상간 회담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오갔습니까?

기자) 미국과 베트남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두루 논의했습니다. 특히 경제 교역 활성화의 필요성에 두 정상이 공감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베트남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간 교역 확대가 결국은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부분 들어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are committed to the ambitious goal of completing this agree…”

회담을 통해 두 사람이 연내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타결짓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양국 모두 일자리와 투자를 늘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의 인권 문제도 거론됐군요?

기자) 네. 회담 뒤 베트남의 인권 문제가 또 다시 논란으로 떠 올랐는데요. 베트남은 그동안 정치범과 종교인 등에 대한 억압과 취약계층의 노동력 착취 등으로 지적을 받아왔는데요. 오바마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이 부분을 명확히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emphasized how the United States continues to believe…”

미국은 지속적으로 세계 각국이 표현과 종교, 집회의 자유와 같은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두 정상은 베트남이 그동안 이룬 진전과 아직 남아 있는 도전 과제 전반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에 대해 상 베트남 국가주석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상 주석도 이번 회담에서 인권 문제 등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도 여전히 이견이 있었다고 밝혀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영어 통역을 곁들인 상 주석의 발언 내용 들어보시죠.

((SANG ACT)) [녹취: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 “We also touched upon the war legacy issue, including human rights…”
두 정상이 베트남전 후속 조치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지만 인권 문제 등에 있어서는 여전히 견해차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인권단체들은 미국 정부가 베트남과 너무 빨리 관계를 개선하는 것 아니냐면서 비판하고 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베트남의 인권 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인데요. 실제로 이날 정상회담이 열리던 백악관 주변의 라파예트 공원에는 수백명의 베트남계 인사와 인권단체 회원들이 모여 베트남의 인권 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공화당 소속인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쓴소리를 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상 주석에게 인권 문제를 좀더 강하게 지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로이스 위원장의 발언 들어보시죠.

((ROYCE ACT)) [녹취: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Will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lean across the table and…”
미국의 대통령이라면 상 주석에게 정치범들을 당장 석방시킬 것인지, 미국과의 관계를 원한다면 단지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구금한 젊은이를 석방시킬 것인지를 따져 물어야 했다는 지적입니다

<BRIDGE #1>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미 남부 플로리다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25일)는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항만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항만 노동자 500여명도 참석했는데요. 이날 연설에서는 국가부채한도 상향조정과 정부예산 자동삭감 방지 등을 위한 자신의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해온 의회, 특히 공화당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을 어떻게 비판했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해 영어로 ‘데드비트(deadbeat)’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게으름뱅이, 사회적 낙오자 등의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빚을 떼어먹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를 ‘먹고 튄다’는 의미로 속칭 ‘먹튀’라고 하는데요. 이는 공화당이 예산안 통과를 무기로 정부 핵심 정책들에 반기를 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과 돈을 떼어먹는 것이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거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정쟁에 몰두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놓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정부 예산안을 놓고 조건을 내세우며 정책 추진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정부가 추진하는 이 같은 사업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마치 청구서를 쌓아놓고 대금을 치르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이 2014 년도 예산을 놓고 벌써부터 으름장을 놓는 것으로 보면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마다 회계연도가 바뀌는 9월 말이 다가오면 차기 회계연도 예산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는데요. 그동안 차기 예산 집행을 앞두고 미리 예산안이 통과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올해도 예외가 아닐 것 같은데요. 공화당은 이미 오바마 행정부가 건강보험개혁법을 폐지하지 않으면 2014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BRIDGE #2>

진행자) 이번에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중국 양측에 대해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한 행동강령에 신속히 합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오늘(26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을 나눈 뒤 앞으로 몇 주일 안에 이 행동강령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이 같은 개입을 환영하는 분위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미국이 동남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는데요. 싱가포르는 직접 당사국은 아니지만 현재 아세안 회원국인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남중국해 난사군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아울러 리 총리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은 또 싱가포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나서 양국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역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과 동중국해 분쟁 등 경제 현안과 지역 안보 문제들이 두루 다뤄졌습니다. 두 사람은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일 동맹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고요, 아울러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대규모 해커 조직이 적발됐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적의 해커 일당인데요. 이들이 지난 6년간 미국 등 전 세계 전산망에서 빼돌린 금융정보가 자그마치 1억6천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나스닥 증권 시장 전산망에 침입했었고요. 세계적인 신용카드 회사 비자카드사도 해킹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까르푸나 JC페니와 같은 대형 유통점도 이에 포함됐습니다. 검찰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적발된 해킹 관련 정보 유출 사례 가운데 이번 사건이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 많은 금융정보들을 빼내서 어디에 사용한 겁니까?

기자) 주로 금융기관 고객들의 개인 정보를 빼내서, 이를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업체에 팔아 넘겼는데요. 해킹으로 얻은 정보는 뉴저지주와 펜실베이니아주, 캘리포니아주 등 여러 곳의 서버에 분산 저장한 다음에 판매책을 통해 팔아넘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인의 신용카드 번호는 1건당 10달러에, 유럽인의 것은 50달러에 거래됐다고 합니다. 이들이 훔친 신용카드 번호와 로그인 인증서 등 금융정보로, 해당 기업들은 모두 3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