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다음달 미-러 정상회담 취소...미국 어린이 비만 첫 감소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만,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취소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애리조나 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주택시장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안보 장관 회의가 워싱턴에서 개최됩니다. 미국의 어린이 비만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VOA 천일교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개최될 예정이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가지려던 양자 정상회담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백악관이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 검토해 왔었는데요. 결국 미국 전직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러시아 망명 문제가 양국 정상회담을 결렬시키고 말았습니다.

진행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서 스노든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6일) 미국 NBC 텔레비전 방송의 ‘투나잇 쇼’에 출연했었는데요. 사회자와 좌담 형식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미국 전직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 문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러시아가 최근 스노든의 임시 망명을 수용한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는데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과거 냉전 시대의 사고방식으로 뒷걸음질 치지 말라고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아예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었는데요. NBC 방송에 출연한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는 참석할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회의는 다음달 5일과 6일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 페테르스부르크에서 개최되는데요. 통상적으로 다자회의에 참석할 경우 주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국제적 관례인데요. 이것마저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진행자) 또 내년에 러시아 소치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에는 벌써부터 불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만일 러시아가 스노든을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는다면 내년 러시아 소치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문제는 러시아에서 최근 제정된 반동성애법이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주요 도시와 주에서 항의의 뜻으로 동계올림픽 불참을 선언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불참을 결정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은 채, 러시아 당국은 미국에서 동성애 문제가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의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도 다뤄졌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노든이 폭로한 정부의 감시활동에 대해 그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현재 정부는 테러 공격과 연관된 전화번호나 전자우편을 추적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얻은 정보는 테러를 막는데 유용하다고 말해서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 경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 경보와 관련해서도 질문을 받았는데요. 일단 위협 정도가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그 만큼 강력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분자들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싶어 하지만 미국인들은 “의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 관련 소식 한가지 더 살펴보죠. 어제(6일)는 또 애리조나 주를 찾아 경제 관련 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6일) 오후에 애리조나주 휘닉스를 찾았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우선 최근 미국의 부동산 경기가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분 들어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have got to turn the page on this kind of bubble-and-bust…”

우리는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고 이것이 터지는 고통의 과정을 잘 견뎌왔다면서 앞으로도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주택 시장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책 담보대출 업체들에 대해서는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막대한 구제금융을 받았던 국책 담보대출 업체인 ‘패니메’와 ‘프레디맥’을 말하는 것인데요. 이 업체들의 폐쇄를 촉구했습니다. 이 회사들이 납세자들의 부담을 알면서도 무모한 투자로 막대한 이득을 취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현재 미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도 패니메와 프레디맥을 폐쇄하는 방안에 지지하고 있어서 곧 실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진행자) 또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하는데로, 장기 대출금리를 낮게 고정하는 문제와 추가 부동산 지원금을 책정하는 문제 등은 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서민들이 주택 구매시 의존할 수 있는 곳은 주택담보대출 업체 뿐이라면서 30년 이상 장기 융자에 대해 고정금리가 지속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주택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낡은 집을 보수하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을 허무는데 드는 비용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 사용을 승인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안보 장관회의가 곧 개최되죠?

기자) 네. 미국과 러시아가 9일인 이번 금요일에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 국방장관 회의를 갖습니다. 미국에서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참석하고요.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장관이 참석합니다.

진행자) 양국 장관들이 어떤 문제를 논의하게 됩니까?

기자) 우선 앞서 다룬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 등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이것은 백악관이 이미 취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재론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아직 미국 정부가 이번 장관회의의 구체적인 의제를 밝히지는 않았는데요. 미국 측은 스노든의 송환을 거듭 요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밖에 그동안 양국간 진행해 온 시리아 사태 해결과 아프가니스탄 문제, 또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등이 다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양국간 진행되던 전략무기감축협정 문제도 빼놓을 수 없겠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러시아 정부에 대해 핵무기를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도록 대폭 감축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는데요. ‘뉴 스타트’로 불리는 새 전략무기감축협정도 마무리 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진행자) 미국 어린이들의 비만은 하루이틀 된 문제가 아닌데요. 뚱뚱한 어린이가 좀 줄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취학전 어린이들의 비만율이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요. 지난 2008년에서 2011년 사이에 미국내 19개 주에서 뚱뚱한 어린이들의 비만율이 0.3%에서 최대 2.6% 포인트씩 낮아졌습니다. 미국에서 특히 저소득층 취학전 어린이들의 비만율은 1990년부터 해마다 가파르게 늘어났는데요. 앞서 종전 조사가 이뤄진 2007년에는 15%까지 치솟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비만율이 떨어지게 된 요인은 뭘까요?

기자) 이번 조사는 두살에서 네살까지의 아동 1천200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요. 최근 미국에서는 어린이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모유 먹이기와 탄산음료 적게 마시기 등인데요. 이런 운동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질병센터는 진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어린이 8명 가운데 1명은 비만으로 분류되고 있는데요. 특히 흑인 어린이는 5명 가운데 1명씩, 히스패닉 어린이는 6명 가운데 1명꼴로 비만 판정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어린이 비만이 위험한 것은 나중에 성인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렸을 때 비만 판정을 받게 되면 어른이 됐을 때도 역시 비만이나 과체중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암이나 심장병, 당뇨, 뇌졸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게 되는 겁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이번 조사에서 비만율이 떨어진 곳은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뉴햄프셔, 조지아,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입니다. 반면에 콜로라도와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등 3개주는 오히려 비만율이 증가했고요, 나머지 18개 주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