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내셔널지오그래픽' 최신호, 북한 특집 게재

'내셔널지오그래픽' 웹사이트에 '실제의 북한 (The Real North Korea)'이란 제목으로 실린 사진들.

세계적인 인문지리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최신호에서 북한 특집 기사와 사진을 실었습니다. 북한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체는 간단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창간 125주년을 맞은 미국의 월간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10월호에서 ‘실제의 북한 (The Real North Korea)’이란 제목의 특집 기사와 사진을 실었습니다.

기사와 사진은 지난 해부터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미국 'AP통신’의 팀 설리번 기자와 데이비드 구텐펠더 사진기자가 기고한 겁니다.

구텐펠더 기자는 지난 해 1월 개설된 ‘AP통신’ 평양지국에 근무 중입니다.

잡지에는 텅빈 넓은 교차로에서 홀로 교통정리를 하는 북한 요원의 모습과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렬해 있는 사진이 실렸습니다.

또 평양 시내가 온통 캄캄한 가운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형 초상화에만 환하게 조명이 비춰지고 있는 야경 등을 담은 다양한 사진들이 소개됐습니다.

구텐펠더 기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인터넷판에 실린 영상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목격한 주민들의 일상은 매우 평범하고 정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구텐펠더 기자] “I have seen…”

평양 공항에서 헤어지는 연인들이 우는 모습이나 어린이들이 눈싸움을 하는 모습, 버스를 타고 출근 하는 모습 등은 세상 어디에 가도 흔한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모습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외국인 사진기자는 자신이 유일하다며 북한의 가장 일상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팀 설리번 기자는 기사를 통해 북한의 실체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지도자가 어느 날은 미국 농구계의 악동과 다정하게 어울리더니 일주일 뒤에는 미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며, 이런 나라가 어떻게 간단히 설명될 수 있겠냐는 겁니다.

설리번 기자는 북한 당국이 평양의 방 3칸짜리 고층아파트에 사는 노동자 계층의 신혼부부나, 평양에서 ‘미니골프’를 즐기는 지방에서 온 50대 여성을 만나게 하는 등 잘 사는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지만 북한의 실상은 그 이면에 숨겨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예고 없이 정전이 발생했을 때 가로등 아래 주민 수 십여 명이 모여 신문을 읽거나 학교 숙제를 하는 모습, 희미한 전등 불빛에 진열대 절반 이상이 비어있는 낡고 오래된 상점의 모습 등도 이 가운데 일부라고 보도했습니다.

설리번 기자는 또 미국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북한에서 인기라며, 평양에 사는 성인들 가운데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소개했습니다.

설리번 기자는 북한 주민들로부터 북한의 실상을 듣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북한도 한국이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삶의 기본적인 요소가 있는 곳이라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이성은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