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예산안 처리 타결책 모색...파산 디트로이트 시에 연방 예산 지원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 하원이 부채 한도를 올리는 내용의 별도 예산 수정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또 상원에서는 건강보험개혁법 예산을 복원한 잠정 예산안에 대해 오늘(27일) 표결을 실시합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 여러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파산 선언을 한 디트로이트 시에 연방정부의 예산이 지원됩니다. 화성의 토양에 상당량의 물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정치권의 가장 큰 현안은 정부 폐쇄를 볼모로 한 공화당과 백악관의 힘겨루기인데요. 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주 잠정 예산안에서 건강보험개혁법 예산을 완전히 삭제한 공화당 하원이 한발 물러서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건강보험개혁법 시행을 1년만 더 연기하고 대신에 부채 한도는 1조 달러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이와관련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지출은 삭감하되, 부채 한도는 늘리는 방향으로 별도의 예산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정도면 공화당 입장에서는 많이 양보한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미국의 전 국민 건강보험개혁법 시행은 6개월 뒤에 실시되는데요. 안그래도 오바마 행정부도 당초 올 초부터 시행하려던 제도를 연기했던 겁니다. 어쩌면 공화당의 새 예산안은 건강보험개혁법의 폐지 주장에서 재정 상황을 고려해 잠시 미뤄두자는 것이기 때문에 획기적인 변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넉넉한 수준의 부채 한도 상향 조정 가능성까지 시사했기 때문에 정부 폐쇄 위기는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이런 움직임에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개혁법의 시행을 조금도 더 미룰 수 없다며 이번에도 거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어쩌면 보다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협상 전술로도 보이는데요. 일단 공화당 하원이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결국은 백악관과 의회가 막판에 극적 타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26일)도 건강보험개혁법 시행의 정당성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메릴랜드주의 한 대학을 방문해 연설을 했는데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건강보험개혁법의 폐지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내에서는 정부폐쇄를 비롯한 당의 노선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건강보험개혁법 폐기를 위해서 정부 폐쇄나 국가 부도 사태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며 당의 노선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당론을 따르지 않겠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공화당 하원 지도부도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진행자) 다른 한편으로, 상원의 예산 수정안 처리는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상원의 예산안 처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당초 주말쯤 법안 채택 여부를 묻는 전체회의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오늘(27일) 표결을 강행하는 것으로 정해졌습니다. 이 법안은 상원에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하원에서는 빠르면 내일(28일),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까지는 가부간의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의 대립을 지켜 보던 국제통화기금(IMF)이 급기야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군요?

기자) 네. 세계 제1위의 경제 대국 미국이 재정 위기를 맞게 되면 결국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텐데요. 이를 우려한 국제통화기금 측이 새 예산안과 부채 한도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IMF의 게리 라이스 대변인은 어제(26일) 브리핑에서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가 계속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칫 미국 연방정부가 폐쇄되거나 국가부도사태를 맞지 않도록 정치권이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미국과 중국의 외무 장관이 머리를 맞댔군요?

기자) 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어제(26일)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북한과 이란 핵문제 비롯해서 시리아 사태 등 여러 현안들이 논의됐습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합의가 이뤄졌습니까?

기자) 네. 미국 당국자들은 두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강한 대북 제재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특히 중국이 최근 대북 수출통제품 목록을 발표한 것을 중요한 제재 조치라고 평가했는데요. 그래도 진전이 없을 경우 다른 추가 제재 조치들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작 중국에서는 좀 다른 평가가 나오는 것 같죠?

기자) 네. 중국 현지에서도 두 장관의 만남에 관한 외교 당국자의 기자회견이 있었는데요. 일단 한반도의 핵 문제에 대해 양국 모두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데 동의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제재나 추가 제재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는데요. 더구나 왕 부장은 케리 장관에게 북한과 좀 더 직접적인 접촉을 갖고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나 이란 문제도 논의됐겠죠?

기자) 네.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해 화학무기를 폐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란의 핵 문제에 관해서도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들과 독일이 참여하는 이른바 ‘P5+1’ 협상에 이란 정부가 성실히 임해야 하고 국제사회의 요구에 따라야 만 한다는데 두 사람이 합의했다고 미국 당국자들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관련 소식 몇가지 살펴보죠. 얼마 전에 파산을 선언한 디트로이트 시를 연방정부가 돕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연방정부가 디트로이트에 3억2천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디트로이트 시는 과거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각광을 받던 곳인데요. 미국 자동차 업계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도시 전체가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백악관은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은 황폐한 건물들을 철거하고 경찰과 소방관 채용하며, 교통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쓰여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디트로이트 시가 진 빚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디트로이트 시가 갚아야 할 장기 부채만 180억 달러가 넘습니다. 사실 연방정부의 이번 지원금으로는 역부족일 것입니다. 디트로이트는 생업을 포기하고 떠난 주민들로 인해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고요. 애완동물도 키울 여력이 없거나 버리고 떠나는 바람에 길거리를 떠도는 유기견들이 5만 마리에 달한다는 발표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지난 2분기 경제 성장률 결과가 나왔네요?

기자) 네. 미국 상무부가 올해 2분기, 그러니까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미국내총생산(GDP)을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했습니다. 당초 지난 7월 말 발표한 잠정치 1.7%와 비교하면 0.8%가 높은 것인데요. 그 만큼 성장세를 기록한 겁니다. 참고로 미국 경제가 재정 절벽위기를 겪었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고작 0.1% 증가하는데 그쳤고요, 올해 1분기 성장률도 1.1%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수출하는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가격담합 혐의로 적발됐군요?

기자) 네. 이번에 9개 일본 업체가 가격담합 혐의를 인정했는데요. 이들은 미 법무부와의 합의를 통해 7억4천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미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을 상대로 30여종의 부품들을 판매하면서 담합을 통해 가격을 조작한 혐의입니다. 매출 규모로는 5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 같은 담합을 주도한 업체 임원 2명도 2만 달러씩의 벌금을 물게 됐습니다. 법무부는 이들 업체가 2천500만명의 미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화성에서 많은 양의 물이 발견됐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화성에서 채취된 토양에서 많은 양의 물이 발견됐다고 미 항공우주국이 밝혔습니다. 화상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채취한 모래를 분석한 건데요. 이 모래를 분석장치에 넣고 가열한 결과 배출된 증기 가운데 2%가 물(H2O)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화성의 흙에서는 이밖에도 상당량의 이산화탄소와 산소, 황 화합물, 염소 등도 검출됐습니다.

진행자) 물이 그렇게 많다면 화성에서 생명체가 살아갈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글쎄요. 연구진은 화성의 토양 약 1세제곱피트, 약 1톤이 안되는 부피일 텐데요. 여기서 1리터 가량의 물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분석된 토양의 이산화탄소는 화성 대기의 성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화성 표면 토양이 대기와 강하게 반응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화성의 대기는 독성이 강하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화성의 대기 수준은 생명체가 서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성이 강한데요. 만일 토양이 대기와 강하게 반응했다면 이 속에 유기물질이 존속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화성에서 살 수 있는가 여부는 대기의 독성을 어떻게 차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