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지 '미 정보기관 35개국 정상 감시 의혹'...스타벅스, 차 전문점 개시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정보기관이 전 세계 35개국 정상들의 전화통화도 도청해 왔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또 다시 이민개혁법안을 화두로 꺼내 들었지만 공화당의 반응은 신통치 않습니다. 자동차 시장에서 비중이 큰 미국내 8개 주정부가 탄소 배출 억제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차 전문점’을 선보였습니다.

진행자) 외국 정상에 대한 미 정보기관의 도청 문제가 계속 확산되고 있군요?

기자) 네. 미국의 기밀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 사태를 처음으로 보도했던 신문이죠. 영국의 가디언지가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요즘 미 국가안보국(NSA)이 독일과 멕시코 정상들의 휴대전화나 전자우편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으로 떠들썩 한데요, 미국이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전세계 35개국 정상들의 통신을 도청했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졌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노든이 유출한 국가안보국의 내부 기밀 회람 문건 내용에 그 같은 정황이 드러나 있는데요. 이 문건은 국가안보국 직원들에게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 정부기관 고위 관료들이 보유한 연락처 목록을 확보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건에는 또 한 정부 관료가 외국 정상 35명의 전화번호를 포함해 모두 200개의 전화번호를 제공했다는 사실도 언급돼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외국 정상들의 전화번호를 확보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실제로 도청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또 다른 얘기 아닌가요?

기자) 그렇기는 합니다. 하지만 국가안보국은 스스로 해당 문건에서 ‘아직은 이 전화번호들에서 보고할 만한 정보를 거의 생산하지 못했다’고 시인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가디언 신문은 따라서 국가안보국이 확보한 각국 정상들의 전화번호들이 즉각 도청 대상이 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요즘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정보 활동을 해명하는라 연일 진땀을 흘리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유럽 정상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이은 폭로로 미국과 우방국들의 신뢰 관계가 치명타를 맞고 있는데요. 급기야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연말까지 미국과 정보 관계에 대한 새로운 규칙들을 합의하자며 회담 개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럽연합의 헤르만 반롬퓌 상임의장이 오늘(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그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주로 미국 정보감시 문제가 거론된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롬퓌 상임의장은 유럽인들이 원하는 새로운 합의점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유럽연합 소속 국가들 사이에서도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미 국가안보국의 감청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연합 내의 이미 특별팀이 만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프레드릭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도 동맹국 지도자를 도청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유럽연합과 현재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 사태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일단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상을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합당치 않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국가안보국의 새로운 도청 의혹이 주로 유럽에 집중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자유무역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태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데 백악관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명확한 해명을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어제(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를 도청한게 맞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언론에 보도된 특정 의혹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카니 대변인은 다만 다른 외국 정상들과 여러 의혹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대화 창구는 외교적 채널에 국한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국가안보국의 전화도청 의혹 가운데 특정 업체 전화기들이 거론되고 있다죠?

기자) 네. 외국 정상들의 휴대전화 도청 의혹이 일면서 스마트 전화기로 유명한 아이폰이나 블랙베리가 도청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원래는 기밀상의 이유로 암호화된 전화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용에 불편하다는 이유로 정상들이 아이폰이나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 정부는 관료들에게 업무 처리를 할 때 암호화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보안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또다시 이민개혁 문제를 꺼내들었군요?

기자) 네. 미국의 이민개혁법안은 올 상반기 상원에서 진전되는 듯 하더니만 현재 하원에서 표류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24일) 집권 2기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던 이민개혁문제를 올해 말까지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 부분 들어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The American people support this. It's nothing they reject…”

많은 미국인들이 이민개혁법안을 지지하고 있는데 그들, 그러니까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이를 거절할 만한 그 어떤 명분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측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하원을 이끌고 있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직후 반응을 보였는데요. 처리 시한을 못박은데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존 베이너 하원의장] “I still think immigration reform is an important subject that needs to…”

자신은 이민제도를 개혁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는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민개혁법안에서 크게 쟁점이 되는 부분은 뭔가요?

기자) 단연 불법 이민자들을 합법화시키는 문제입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들은 해외 이민자들이 많이 유입되는 것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국가 예산을 축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법을 어긴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기는 일이라는 지적인데요. 이 같은 추가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방안들도 제시돼 있지만 국경 경비 인원을 추가 배치하는 등의 방법으로는 불법 이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미국내 일부 주정부들이 대기오염의 주범인 탄소 배출 감소에 적극 나서는 모양이죠?

기자) 네. 캘리포니아와 뉴욕, 매사추세츠 등 미국내 8개 주들이 오는 2025년까지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자동차를 적극 생산하겠다고 밝혔는데요. 33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계획에 참여하는 주는 앞에 3개주 외에도 메릴랜드, 오리건,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주 등이다. 이들 8개 주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율이 높은 곳입니다.

진행자)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자동차라면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기자동차인데요. 석유나 가스 대신 전기 충전 방식의 전지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의 경우 충전소가 많지 않아서 실제 장거리 운행에 이용하기에는 아직 불편한 점이 많은데요.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8명은 어제(24일) 한자리에 모여 환경 자동차들의 확대 보급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전기자동차 외에 또 어떤 환경친화성 자동차들이 있습니까?

기자) 수소 연료 자동차도 있고요. 태양열 방식을 이용한 실험도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가장 상용화가 이뤄져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휘발유가 일부 이용되기는 하지만 효율성 면에서는 인기가 좋은 편입니다. 8개 주정부들은 이 같은 환경친화성 자동차를 구매하거나 이용하는 운전자들에게 세제 등 다양한 혜택을 베풀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스타벅스는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인데, 이번에 차 전문점을 만들었다고요?

기자) 네. 전 세계에 최대의 연쇄 매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차를 즐길 수 있는 차 전문점을 뉴욕 맨해튼에 처음 열어서 화제입니다. 이 차 전문점의 이름은 ‘티바나 파인 티즈’라고 하는데요. 어제(24일) 개업 첫날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고 합니다.

진행자) 본래 그 매장은 다른 업체의 차 전문점이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체인점 이름에 ‘티바나’가 본래 그 매장의 이름이었는데요. 스타벅스 측은 이 같은 체인점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아무래도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이나, 일본, 한국 등을 염두에 둔 것같은데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 측은 앞으로 5년 안에 세계 곳곳에 티바나 매장을 1000개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