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지 '엘르', 북한 군복 소개 기사 삭제

세계적 패션잡지 '엘르' 웹사이트에 실렸다가 삭제된 북한군 군복 패션 소개 기사.

세계적인 패션잡지 '엘르'가 북한 군의 군복을 '올 가을 가장 유행할 패션 스타일’로 선정했다가 역풍을 맞았습니다. 이 잡지는 비판적인 여론이 일자 해당 기사를 삭제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세계적인 여성 패션 월간지 '엘르'는 최근 미국판에서 북한 군복을 올 가을 유행할 최고의 스타일로 선정해 보도했습니다.

이 잡지는 홈페이지에서 '북한식 멋(North Korea Chic)'이란 제목으로 쌍안경을 들고 있는 북한 병사의 사진과 함께 425 달러 상당의 위장복 무늬 바지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군의 군복은 대담하고 중성적이며 단호하게 재단돼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자 미국과 영국의 언론들은 북한을 마치 고급스러운 패션의 나라인 것처럼 소개했다며 `엘르'의 기사를 비판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소개된 옷 가격이 425 달러인데, 북한 주민들이 버는 돈은 하루 평균 약 4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인권 침해'와 '핵 위협'등 중대한 사안들인데, 이 잡지는 이런 문제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군복을 유행할 패션으로 소개할 거면, 자국민을 대량학살한 캄보디아의 악명 높은 지도자 폴 포트의 신발이나 러시아 독재자 스탈린의 면도 방법, 마오쩌둥의 다이어트 비법 등을 다음 달에 소개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비꼬았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엘르'의 보도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일본의 대북 인권단체인 '아시아인권'의 카토 켄 대표는 잡지 관계자들이 북한에서 200만여 명이 굶주리고, 아동 노동착취, 공개처형 등 온갖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북한식 군복을 올 가을 유행할 최고의 패션 스타일로 소개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엘르' 잡지 측은 기사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사진과 글을 모두 삭제하고 북한에 대해 언급한 것을 사과했습니다.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