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올 식량 생산 5% 늘어...3년째 증가'

북한 개성 인근 농경지의 가을 옥수수 걷이. (자료사진)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지난 해에 비해 5% 증가했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3년 연속 수확량이 늘어난 것인데요. 올해는 특히 날씨가 좋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와 세계식량계획 WFP가 지난 9월27일부터 10월11일까지 북한에서 실시한 올해 수확량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두 기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도정하기 전을 기준으로 5백98만 t으로, 지난 해에 비해 5%가 늘었습니다. 도정한 알곡 기준으로는 5백3만 t입니다.

북한의 수확량은 지난 2011년 8.5%와 2012년 6%에 이어 올해로 3년 연속 늘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FAO의 키산 군잘 박사는 2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특히 심각한 자연재해가 없었고 날씨가 좋아 수확이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군잘 박사] "Towards the end when the paddy was beyond the grain stage, a dry and warm weather…"

벼 낟알이 익는 8월과 9월에 날씨가 건조하고 따뜻했기 때문에 특히 쌀 수확이 좋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올 여름 장마가 예년보다 한 달 빠른 7월에 발생해 벼가 심어진 논에 피해가 거의 없었다며, 올해 쌀 수확량은 지난해에 비해 8% 늘어 290만1천t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강냉이(옥수수)와 콩은 비 피해를 입어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각각 2%와 6% 줄었습니다.

올해 비료와 연료 등 농자재 투입은 지난 해와 같은 수준이었고 병충해 피해도 적었습니다.

보고서는 1인 당 1년 곡물 소비량을 174kg으로 잡고, 사료용 수요와 도정 후 손실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식량 수요는 도정 후 기준으로 537만 t이라고 말했습니다.

FAO는 이 같은 수치를 기준으로 식량 회계연도인 올해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약 34만t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농업성은 유엔에 2014 회계연도 중 30만t의 식량을 수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따라서 실질적인 부족분은 4만t입니다.

유엔은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 협동농장에서 성과급 제도가 시행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군잘 박사] "their traditional or old-style incentive system of sub-team work basis which means they.."

협동농장을 작은 단위로 나눠 목표량을 초과 달성하면 상급을 주는 기존의 전통적인 성과급 제도를 확인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군잘 박사는 북한에서 새로운 성과급 제도가 도입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많은 농장들이 성과급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며, 생산량을 초과 달성한 하위조직들은 최대 3개월치 식량을 추가로 지급받아 1인당 65kg을 더 받는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계획된 생산량에 미달한 조직은 4개월치 식량을 못 받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주민들의 식량 부족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북한 가구의 75%가 영양 부족을 겪었으며, 당국의 배급을 받는 가구의 80%는 자주 먹을 것이 충분하지 못한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