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 공포정치로 남북관계 불안정성 커져"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과 관련해 북한에서 공포정치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의 실각과 관련해 현재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권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숙청을 감행하면서 공포정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안위를 확고히 지키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북한은 현재 김정은의 권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숙청을 감행하면서 공포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불안해 질수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장 전 부위원장의 실각을 계기로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면서도, 장 전 부위원장의 부재에 따른 불안정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10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답변 내용입니다.

[녹취: 류길재 장관] “비록 지금 북한에서 앞으로 벌어질지 정확하게 예단하기 어렵지만, 정세가 좀 유동적인 것은 틀림 없기 때문에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 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장 전 부위원장의 숙청 사실을 보도하면서 ‘장성택 일당’이라는 표현을 쓴 점으로 미뤄, 추가 숙청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장 전 부위원장이 이끌던 조직과 인물들에 대한 추가 숙청의 규모와 범위, 또 기간이 어느 정도일지는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특히 장 전 부위원장이 종파 혐의로 해임되면서 정치범 수용소행 이상의 무거운 처분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에서 종파, 반혁명죄는 가장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최소한 정치범 수용소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또 한국의 일부 탈북자 단체에서 제기한 장 전 부위원장의 체포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에 대해선 조작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어 북한이 자원을 헐값에 판 것을 장 전 부위원장의 죄목 가운데 하나로 거론한 데 대해 중국과의 경협을 비롯해 북한이 앞으로 외부와 협력을 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북한은 장 전 부위원장의 숙청을 공식 발표한 뒤 매체들을 동원해 장 전 부위원장에 대한 비판여론 몰이에 나서면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한 유일 영도체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도 ‘위대한 영도자’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 매체에 실린 사진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위대한 영도자'로 지칭한 현수막 등이 포착됐다며 다만 매체 기사에서 아직 보도하지 않는 점으로 미뤄, ‘위대한 영도자’라는 호칭이 보편적으로 불리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장 전 부위원장의 숙청 사태를 계기로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지고, 유일체제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