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올해 예산안 잠정 합의...미국, 러시아 폐기 핵탄두 구매 사업 종료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미국 의회가 연방정부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미국의 러시아 폐기 핵탄두 우라늄 구매 사업이 20년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에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가 탄생합니다. 세계 속의 한류 열풍이 한국의 외자 유치에 공헌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분석했습니다.

기자) 먼저 미 의회의 예산안 합의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 10월에 정부 폐쇄라는 진통을 겪은 뒤에 그동안 3개월 임시 예산으로 살림을 꾸려왔는데요. 민주당과 공화당이 10일 밤 늦게 나머지 올해 회계연도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또 한 차례 정부 폐쇄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도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지난번에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부가 폐쇄됐었는데, 이번에는 초당적인 합의가 이뤄진 모양이군요?

기자)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또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 당으로서 장악하고 있는데요. 이날 협상 대표인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과 민주당의 패티 머레이 상원 예산위원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먼저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 “This agreement makes sure that we do not have a government…”

이번 합의로 내년 1월에 또 다시 정부가 폐쇄되는 사태는 막을 수 있게 됐다며 거듭되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예산 감축을, 민주당은 예산 증액을 요구해 왔었는데, 양당이 서로 만족할 만한 합의가 이뤄진 건가요?

기자) 일단 의회 지도부의 이번 합의에 양당 모두 큰 불만은 없어 보입니다. 특히 민주당은 현행 예산자동삭감 상황에 비하면 조금 더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의미를 찾는 모습이었습니다. 민주당 소속 패티 머레이 상원 예산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패티 머레이 상원예산위원장] “Our deal puts jobs and economic growth first by rolling back…”

이번 협상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예산자동삭감으로 인한 교육비와 의학연구, 사회기반시설 투자, 국방부문에 대한 악영향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 잠정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의회에서 잠정 합의된 예산안 규모는 종전에 논의되던 9천670억 달러에서 1조 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약 450억 달러의 증가분은 정부수수료 확대와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퇴직연금 삭감 등으로 충당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예산자동삭감 부분은 어떻게 정리됐나요?

기자)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예산자동삭감은 한 해 예산에서 850억 달러를 강제적으로 줄이도록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10년간 1조 달러의 재정 적자는 줄이자는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합의에 따라 자동삭감 규모는 630억 달러로 낮춰지게 됐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220억 달러의 차액 만큼은 숨통이 트이게 된 셈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나요?

기자) 결국 한해에 220억 달러의 부족분이 생기는 건데요. 양당은 이것도 10년 뒤인 오는 2023 회계연도까지는 서서히 충당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최종 적자 감축 계획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도록 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세금은 늘리지 않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미국 정부가 올해 가용 예산은 얼마가 되는 건가요?

기자) 정부의 재량적 지출 예산규모는 2014회계연도에 1조120억달러, 2015년에는 1조14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되면 가장 예산 감축 폭이 컸던 국방부는 지난 회계연도에 비해 오히려 20억 달러의 예산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기는 겁니다.

진행자) 이제 의회 표결이 남았는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양당 예산위원장들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안에 대한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특히 머레이 상원 예산위원장은 이번 합의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파를 넘어 교착 국면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내 강경 보수파인 티파티 계열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기류가 나타나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진보 진영 일각에서도 복지프로그램 축소 등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회 통과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잠정 합의안에 대해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환영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합의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초당적 합의안을 마련한 머레이와 라이언 양당 위원장과 의회 지도부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상하원 의원들이 이번 예산안을 최종 처리해서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인데요. 미국이 그동안 러시아의 폐기 핵무기를 사들였었나요?

기자) 미국이 지난 20년동안 옛 소련이 보유했다가 해체한 핵무기에서 농축 우라늄을 사들였습니다. 이것을 원자력 발전용 원료로 활용해 왔는데요. 이번에 그 사업이 모두 마무리 된 것입니다.

진행자) 20년 동안 거래했다면 꽤 많은 양일 텐데 얼마나 됩니까?

기자)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러시아와 지난 1993년 합의에 따라 지금껏 핵 폐기 탄두에서 추출한 500톤의 고농축 우라늄을 저농축 우라늄으로 전환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에서 운반된 마지막 우라늄이 얼마 전 미국 동부의 볼티모어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우라늄 500톤 분량이면 핵무기 몇 개 분량인가요?

기자) 지금껏 고농축 우라늄이 추출된 핵탄두는 약 2만 개에 다다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류의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이들 핵무기들은 지난 20년간 미국 전기 발전량의 거의 10%를 공급해 왔다고 하는데요.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핵 비확산 계획 중 하나라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업을 끝내게 된 배경은 뭔가요?

기자)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는 했는데요. 미국은 사실 이 협약의 연장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라늄 가격을 너무 낮게 받았다면서 몇 해 전부터 연장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러시아로부터 우라늄을 사들이는데 80억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러시아와의 우라늄 거래는 더 이상 없는 겁니까?

기자) 대신에 미국의 국영 우라늄 공급 회사인 USEC와 러시아 원자력부 산하 핵관련 수출회사가 새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핵탄두용이 아닌 상업적으로 생산된 우라늄을 시장가격에 맞춰 판매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경제 소식 살펴볼까요. 미국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죠, 제너럴모터스(GM) 사에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가 등장한다고요?

기자) 네. 제너럴모터스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올해 51살의 메리 바라 부사장인데요. 바라 내정자는 현재 글로벌 제품 개발 분야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바라는 내년 1월 15일에 댄 애커슨 현 최고경영자의 자리를 물려받게 됩니다.

진행자) 여성이 최고경영자에 오르는 남다른 배경이 있나요?

기자) 바라 내정자는 1980년에 제너럴모터스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시작해서 내부 승진을 거듭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당시 회사 부설 자동차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기도 했습니다. 18살 어린 소녀의 나이에 직접 생산라인에 투입됐었는데요. 여기서도 두각을 나타내서 당시 최고경영자의 비서로 발탁된 뒤 사내 최고 과정을 밟았습니다.

진행자) 회사 임원으로도 일을 잘했던 모양이죠?

기자) 네. 엔지니어 출신답게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자동차 모델별 담당 임원수를 3명에서 1명으로 줄였습니다. 또 자동차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고 호환 부품수를 줄이게 해서 생산성을 높였습니다. 이 같은 성과들로 경제 전문지 ‘포브스’와 ‘포춘’ 등은 그를 최고의 영향력있는 기업가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한편 바라는 기술직으로 40년간 일한 아버지를 이어 2대째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재너럴모터스 가족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세계적으로 한국 가요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런 ‘한류’가 한국의 외자 유치에도 공헌하고 있다죠?

기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한국의 채권 발행 기관들이 외국 투자자들과 협상을 할 때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갖게 됐다면서 한국 가요와 한국 드라마를 꼽았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한류가 채권 발행에 도움이 된다는 거죠?

기자) 신문은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국제 투자 담당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는데요. 이 담당자는 최근 한국 가요와 드라마에 대한 친숙함이 투자 설명회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얻은 이후에는 미국 투자자들도 한국 드라마와 가요에 대해 얘기를 나누게 된다고 소개했습니다.